이방인 ㅣ 시간과공간사 클래식 5
알베르 카뮈 지음, 김한식 옮김 / 시간과공간사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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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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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 2026/07/03 ~ 2026/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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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이걸 또 읽고야 말았다.

나에게 있어서 '데미안' 과 더불어 넘을 수 없는 산, 또는 가로 막힌 벽처럼 느껴지는 또 하나의 문학 작품, '이방인' 이다.

난 진심으로 이 책보다 차라리 단테의 '신곡' 이 훨씬 더 쉽다.

'데미안' 도 그렇고 이 책, '이방인' 도 그렇고, 이 책들을 감명 깊게 보고 깊은 감동과 울림을 받았다는 사람들을 볼때마다 늘 부럽다.

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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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보건대 아마 시작부터가 잘못 되지 않았을까 싶다.

스무살 무렵, 한창 고뇌에 빠진척, 방황하는척, 존재의 의미를 찾는척, 가오가 뇌를 지배하던 시절에 인문대 친구들 따라 이 책을 읽어보았었다.

미친놈들인가 싶을 정도로 카뮈를 칭송하는 부류들이였는데 나도 거기 끼고 싶어서 카뮈와 이 소설을 이해한척 했었으나 이제와서 고백하건대 실상 1도 이해하지 못했었다.

게다가 당시 그 녀석들은 모두 다 백기완 선생의 빠돌이 수준이였던지라 '자주 고름 입에 물고~ ' 뭐 어쩌고 하는 그 책을 잠잘때에도 베고 잘 정도였고 당연하게도 백기완 선생이 이 책에다 제국주의 프레임을 씌워 대차게 까시던 모습에 열광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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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어땠냐고?

솔직히 말해서 그냥 단지 멋있고 싶었을뿐, 진짜 쥐뿔도, 1도 몰랐다.

그냥, 고독해보이고 쓸쓸해보이고 싶었다.

그래야만 여자애들한테 인기를 얻을 수 있을것 같아서.

왜 그러찮은가.

불문과 남학생이 우아하게 커피 마시며 카뮈 책을 본다? 뭐 그럴 수 있지.

근데, 현미경 붙잡고 과학 원서 들여다보는 이과충이 카뮈를 좋아한다?

이건 이야기가 좀 다르잖은가.

뭐 좀 있어보이잖아.

그니까 애초부터 좀 웃긴거였지.

뼈속까지 이과충인 놈이 문학을 도구 삼아 여자 좀 꼬셔보려고 뱁새 가랭이 찢어지는지 모른채 인문대 애들 따라다녔으니 그게 되겠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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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난 지금도 이 책의 유명한 이 첫 구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뭐 막 사람들 보면 요거 몇줄 가지고도 아주 그냥 서로 잡아 먹을듯이 토론을 하던데, 난 뭔 소린지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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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제목부터가 이상하다.

L'Etranger를 이방인이라고 번역하는게 맞나?

Sting의 Englishman in New York에 보면, 가사중에 alien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오히려 alien을 이방인이라고 해야 더 어울릴것 같고, L'Etranger는 영어로 Stranger이니 뭐 구지 한국말로 번역하자면 이방인이라고 하는게 틀린 말은 아닌거 같은데 뭔가 늬앙스는 살짝 다르지 않을까?

어느 언어학자 말에 따르면, 한국말은 남북한 사람들 말고는 쓰는 사람이 없어 상대적으로 유럽의 언어들에 비해 명사수가 부족하다고도 하던데 과연 그런건가 싶다.



암튼, 이번에 4번째인가 5번째인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다시 이 책으로 완독을 하게 된 '이방인' 에서 내가 중점적으로 본건 스탠스였다.

뫼르소와 레몽에 대한 스탠스, 그리고 요양원 사람들에 대한 스탠스.

김화영 교수가 거의 독점적으로 몇십년간 해먹던 카뮈 번역계에서 저작권이 소멸되자마자 우후죽순으로 카뮈 책들이 범람하기 시작했는데 그중 역시나 가장 눈요깃거리였던건 이정서라는 번역가의 책이였다.

지금은 출판사 대표로서 이런 저런 책들을 많이 펴내고 있지만 당시 10여년전에는 그야말로 듣보에 가깝던 사람이였고 갑자기 튀어나와 우리나라 불문과를 지배하고 있던 1인자를 까기 시작했으니 그야말로 기겁할 지경이 아닐수 없었다.

세상 제일 재밌는게 싸움 구경인법이라, 제3자인 나로선 그저 재밌기만 했었다.

이정서 번역가는, 김화영 교수가 이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에 대해 취하는 스탠스에 정반대 입장에 서서 신랄하게 김화영 교수를 깠는데 그 단적인 예가 바로 레몽이 여자 패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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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피가 날 정도로 여자를 때렸다.

이전에는, 여자를 때린게 아니었다.

"내가 쳐대긴 했고, 하지만 그건 말하자면 민감하게 정을 나눈 겁니다. 그 여자는 조그맣게 소리를 질러댔지. 그건 내가 덧문을 닫아 버리면 언제나 그냥 끝나는 일이었소. 하지만 이번엔, 심했소. 그래도 나로서는, 그 여자를 충분히 벌하지 못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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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일본 야동에서난 볼 법한 접근으로다 이 책을 번역하고 해석했으니 이 어찌 재미가 없을수가 있단 말인가!

어느 번역이 맞는지는 모르겠으나 확실히 이렇게 비교해놓고보니 깊이가 확 떨어지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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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간과공간사의 번역판은, 번역하신 교수님이 김화영 교수와 같은 서울대 불문과 출신이시라 그런지 확실히 '김화영류 이방인' 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딱 FM 그대로 정석적인 '이방인' 이다.



이 책 뿐만 아니라 카뮈라는 이 멋진 인물을 관통하는 핵심적인 키워드, 그건 뭐니뭐니해도 '부조리' 일테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나이가 되어서도 난 여전히 이 실존주의적 용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교양 강좌식으로 수업도 들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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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적으로야 잘 알고 있다.

뫼르소가 엄마를 보내는, 다소 부조리한 과정.

뜬금없이 총으로 사람을 쏴죽이는 부조리한 살인.

그에 이어지는 밑도 끝도 없는 부조리한 재판 과정.

결국 이러한 부조리에 저항하기 위해 스스로 사형수를 선택하는 뫼르소.

이 또한 부조리한 반항, 부조리한 저항이다.

이렇게 모든게 부조리, 부조리, 부조리이다.

심지어 잘나가던 노벨상 수상 작가가 사고로 일순간에 비명횡사하는 부조리한 죽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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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쯤이 되어야 이 이론적인 문학 내용이 나에게 와닿을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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