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피무늬 모자
안 세르 지음, 송원경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기간 : 2026/06/27 ~ 2026/06/27

​

​

원제는 Un Chapeau Leopard.

작가는 안 세르라는 1960년생 프랑스 사람으로 이 소설은 2008년에 쓰여졌으며 당시에도 각종 상을 수상했다하며 2025년에는 인터내셔널 부커상 최종 후보에까지 올랐다 한다.

그 말인 즉, 수상은 못했다는 소리겠지?

​

그럼 누가 수상했을까?

2025년, 작년에 인터내셔널 부커상 수상은 인도의 바누 무슈카트의 '하트 램프' 가 수상했었다.

인터내셔널 부커상 최초로 단편 소설집이 수상했었으며, 인도 남쪽 지역 언어인 칸나다어로 쓰여졌다한다.

특이한건, 바누 무슈카트라는 이 작가는 현재에도 인도내에서 활동하는 작가라고 한다.

이게 왜 특이하냐면, 보통 인도 작가들중 글 좀 쓴다는 작가들, 이름 꽤나 날린다는 작가들은 대부분 출생만 인도일뿐, 실제로는 인도를 벗어나 다른 나라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인근 도서관에도 비치되어 있어 언젠가는 보기는 볼 생각이기는 하지만, 당분간은 계획에 없다.

진짜 읽을게 없어도 너무 없을때나 읽어볼 생각이다.

뭐 페미니즘 냄새가 너무나도 진하게 풍기는 소설이라 약간 거부감이 들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그냥 이 소설이 단편집이라는게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아니, 이건 진짜 반칙이지.

1948년생 노(老) 작가던데, 이 양반이 평생 쓴 단편 소설들중에서 잘 쓴 것들 골라서 묶어놓은게 상 받은거 아냐.

뭐랄까, KBL판에 애들 옹기종기 모여 놀고 있는데 웸반야마가 갑자기 나타나 덩크를 꽂아넣는 형국이랄까?

뭐 부커상 수상 작가들이 그렇다고 애들 수준은 당연히 아니지만 말이 그렇다는거다.

이건 좀 선 넘었지.

또 하나 재밌는건, '하트 램프' 이 책은 열림원에서 출판했는데, 이번에 읽은 '호피무늬 모자' 는 문학동네에서 출판했다는 점이다.

난 이 판권 가져오는게, 표면적으로 수박 겉핥기 정도로만 알고 있을뿐이라,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세스를 통해 작동하는지 진짜 너무 궁금하다.

​

아, 암튼 이 소설에 대해 다시 이야기해보자면,



우리는 타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타인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가?

가족, 친구, 지인 등 바운더리가 각자 다르기 때문에 이해하는 정도도 물론 다르겠지만, 어떤 관계던지 그 '이해' 라는게 결국엔 100%가 될 수 있는지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다.

그러찮은가, 하물며 내가 내 자신도 스스로 100% 이해한다고 단정지을수 없는데 타인이야 오죽하겠는가.

아무리 내 부모라도, 아무리 내가 낳은 자식이라도, 아무리 나랑 한 이불 덮고 자는 배우자라도, 아무리 나와 오랜 기간 함께 했던 친구라도 예외는 없다.

180 페이지 가량의 이 얇은 책은 바로 그 타인을 향한 이해에 대해 쓰여져 있다.

​

작가의 여동생은 43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자살을 했다 한다.

그 동생을 기리기 위해 이 소설은 쓰여졌으며 작중 '화자' 는 곧 작가를 의미하며 친구 '파니' 는 곧 여동생을 가리키는거 같은데 시점이 되게 묘하다.

분명 '화자' 가 이끌어가는 소설인데, 그 '화자' 를 누군가가 바라보는 또 다른 3인칭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책을 읽는 내내 이 뭔가 부자연스러운 시점이 뭔지 고민해봤지만 내 식견 수준이 너무 낮아 정답을 알기가 어려웠고 책 뒷편에 실린 옮긴이의 말을 통해 그제서야 비로소 어느 정도 알 수 있게 되었다.

이 작가의 다른 에세이에서 작가는 소설 속의 '화자' 또는 '나' 를 곧 작가로 여기는 이해 방식을 비판했다한다.

그러한 해석 방식이 소설 고유의 허구성을 훼손시키기 때문이라 한다.

즉, 작가는 여동생을 잃은 아픔으로, 그리고 여동생을 기리기 위해 이 소설을 쓰긴 했지만, 철저하게 안 세르라는 본연의 모습과 작가의 모습을 분리시켰다.

그럼으로서 이 책이 에세이가 아니라 소설임을 명확히 확인시켰다.

​

소설 속 '화자' 의 관찰 대상이자 오랜 친구인 파니는 정신분열병을 앓고 있다.

처음엔 어떤 정신병인지 밝혀지지 않지만 파니의 행동이나 말, 그리고 '화자' 의 증언을 토대로 따져본다면 정신분열병인것으로 여겨졌고 이는 책 후반부에 '화자' 가 다시금 확인시켜준다.

언제부터 앓았을까?

'화자' 는 파니의 어린 시절 모습부터 봐왔기에 아마도 아주 어린 나이에 발병을 하지 않았을까 짐작해본다.

내가 정신과가 아니라 확실히는 모르지만 보통은 어린 나이에 발명할수록 파괴적인 양상을 띈다고 알고 있는데 파니는 어느 정도 사회 생활도 하고 심지어 회사도 다닌적이 있을 정도로 그 병이 그다지 심각하게 보여지진 않는다.

그래서일까? '화자' 가 파니를 바라보고 관찰하는 모습이, 파니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처럼 보인다.

그것도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는 채로.



'화자' 의 이러한 모습은 소설 내내 여기저기 곳곳에서 나타나는데 비단 '화자' 는 파니만 보는게 아니라, 파니 주변 인물들, 즉 다른 지인들이나 아버지까지도 유심히 바라본다.

파니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



소설 맨 마지막 부분에서 아주 흥미로운 부분이 쓰여져 있다.

소설 내내 제 3자가 '화자' 를 바라보는 시점으로 진행되다가 갑자기 마지막 부분에서 잠깐 전지적 시점에서 바라본 진정한 파니의 속내가 등장한다.

마침내 자살까지 하고 나서야 사회적 규범, 통속적 편견, 약물 등에서 해방되어 파니는 진정한 자유를 느낀다.

이미 죽어버린 사람의 생각을 어찌 알 수 있을까.

다만, '화자' 가, 아마 파니가 이제야 저랬겠지, 라고 파니를 애도하는 느낌 정도 아니였을까?

어린 시절부터 수십년간 친구였던 존재가 이토록 허망하게 떠나가버린 것에 대한 애달픈 회환이 아니였을까?

​

인간 본연의 내면의 모습에 집중하고, 또 그 사람과의 관계에 몰두하여 쓰여진 이 책은, 가까운 사람을 떠나 보낸 뒤의 감정이 담담하면서도, 또 그러면서도 매우 진하게 묻어 있는 책이라 예상 외로 깊은 울림을 준다.

​

​

​

#호피무늬모자

#안세르

#문학동네

#장편소설

#내면의균열

#사랑의기록

#소설

#소설추천

#추천소설

#부커상

#인터내셔널부커상

#인터내셔널부커상최종후보

#프랑스소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