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볼래 제이팝 - 오늘의 일본음악이 궁금하다면
황선업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26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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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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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 2026/04/23 ~ 2026/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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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 책을 보고 확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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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절대 덕후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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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래.

물론 나도 X-JAPAN, B'z, Southern All Stars, L'Arc~en~Ciel, Spitz 부터 시작해서 가장 최근엔 One Ok Rock 까지 나름 일본 락 음악들 들어볼만큼 들어봤지.

One Ok Rock을 최근 애들이라 하기엔 좀 뭐하긴 하지만.

또 '러브레터' 를 통해 알게 된 성자 누나, 즉 마츠다 세이코는 ZARD와 더불어 영원한 나의 뮤즈중 한명이 되었으며, 이 책에도 소개되어 있는 시티팝 음악들을 한때 죄다 꿰고 살았고, 지금도 토시키 카도마츠의 'Airport lady' 는 내 최애곡중 하나라 비행기 이착륙 소리에 이어지는 두둥~ 둥둥~ 둥두두두~ 베이스 전주가 들릴 때면 나도 모르게 가슴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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栗色の髪をゆらして

君は僕の前を過ぎて行く

南へと向かう翼に

ときめきだけが もどかしいね

You're just like air, Airport la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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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 지린다 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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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이정도로 난 일본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웬지 뭔가 내가 덕후인것만같은 느낌이 들면서도 또 한편으론 덕후임을 부정하면서 살아왔는데, 이번에 이 책을 보고 명쾌하게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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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결코 덕후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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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지, 아니지.

덕후에 덕자도 내밀면 안되지.

어딜 감히 나 정도 수준으로.

이 책의 저자 정도는 되야 진짜 덕후라고 할 수 있지. 안그래?



엄청난 덕력으로 똘똘 무장되어 있는 이 책은 정말 어지간한 일본 음악 애호가는 감히 따라갈 수도 없을만큼 넓고 깊다.

그래서 일본 음악을 꽤 많이 들었거나, 혹은 듣고 있는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온전히 다 받아들이기에는 어렵다.

하물며 일본 음악을 접해보지 않았거나 이제 막 시작한 초심자들의 경우에야 말할 것도 없지.

그래도 겁 먹을 필요 전혀 없다.

친절하게 이 작가는 QR 코드를 이용하여 일본 음악으로의 안내를 돕고 있다.

QR 코드를 찍어보면 유튜브로 이동하게 되는데, 작가가 한땀한땀 챕터마다 재생목록을 만들어놓았다.

그래서 음악을 들으며 해당 챕터를 읽어볼수도 있고, 반대로 책을 먼저 읽고 땡기면 음악을 들어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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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위가 어마어마하게 넓어, 그냥 모든 일본 음악에 대한 이야기가 다 쓰여져 있다고 보면 된다.

애니부터 시작해, 아이돌, 시티팝, 락, 힙합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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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통해 '봇치 더 록!' 이라는 애니를 알게 되어 요새 넷플릭스로 조금씩 보고 있는데 이거 꽤 재밌다.

여고생들이 락 밴드를 결성해 성장해나가는 스토리가 흥미롭고 각 멤버들의 개성이 뚜렷하여 보는 맛이 있다.

시간 관계상 자주 보지는 못하는데 그래도 2-3일에 한편 정도씩은 보려고 노력한다.

곧 시즌 2도 나올 모양이던데 무척 기대가 된다.

책은 전체 6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4장까지 이러한 일본 음악의 최근 모습들에 대해 다루어져 있다.

전반적 일본 음악계에 대한 방대한 내용 때문에 살짝 실린 느낌도 있었는데 그래도 하나하나 읽다보니 다시 예전에 불타오르던 내 모습이 생각나는것 같기도 하고, 진짜 즐거운 시간이였다.



이러한 책의 흐름은 중후반부로 넘어가면서 사뭇 분위기가 바뀐다.

뒤에 숨겨진 일본 음악에 대한 불편한 진실들, 문제점, 단점들이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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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것들이야 감히 내가 이야기를 꺼낼 수 없을 정도로 지식 격차가 많이 나서 그런건 건너 뛰고, 다만 X-JAPAN 으로 인한 작가의 불편함에 대해 저 시대를 살았던 X 세대중 한 사람으로서 그들을 대표하여 조금이나마 변명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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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대학을 위해 갓 상경한 젊은 날의 나에게 도시 생활은 그야말로 신세계여서 모든게 다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였다.

서울 친구들은 나와는 다르게 무척이나 세련되었는데 그중에서도 X-JAPAN을 즐겨 듣는 모습들이 특히나 더욱 더 인상적이였다.

홀딱 벗은 남자가 쇠사슬에 손이 묶인채 서 있는, 기괴한 사진이 표지에 있는 앨범이였는데 그게 바로 1991년에 발매가 된 'Jealousy' 앨범이였다.

그때는 이 앨범이 발매된지 몇년이 지나버린 시기였긴 하지만, 'Tears' 나 'Rusty Nail' 같은 싱글로는 볼륨감이 부족하여서 만족스럽지 못했을까? 여전히 X-JAPAN을 대표하는 앨범은 단연코 이 'Jealousy' 였다.

곧 이어서 'DAHLIA' 앨범이 나오긴 했으나 임팩트 면에서 역시나 다소 떨어진다.

다만, 내 개인적으로는 X-JAPAN의 모든 노래들중 이 앨범의 'Crucify my love' 를 가장 좋아한다.

토시의 애절한 고음이 너무나도 완벽히 맞아 떨어지는 곡이다.

토시가 머리가 좀 나빠 잘못된 길로 빠져들어서 그렇지, 노래는 역시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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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자, 이제부터 우리 세대의 이야기를 시작해본다.

젊은 날, 귀에 쿵쾅거리는 X-JAPAN 음악을 들으며 청춘을 만끽하던 우리는, IMF와 군대를 거쳐 사회에 진출했다.

먹고 살기 바쁘지만 그래도 여전히 일본 문화에 대한 관심은 지대했다.

게다가 21세기는 정식으로 일본 문화가 수입되던 시기라 일본 영화, 일본 만화, 일본 음악들을 예전에 비해 엄청 쉽게 접할 수 있어서 여러 음악들을 듣고 여러 영화들을 보고 즐겼다.

하지만 X-JAPAN만큼 불타오르진 않더라?

작가의 말대로 첫사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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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계속 섭렵했다.

덕후 새끼인가? 라는 수상한 눈으로 쳐다보는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전차남' 을 보았고,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을 보며 갈증을 채웠으며, 사카이 이즈미 누나가 죽었다는 소식을 접했을때는 한동안 넋이 나가 있었다.

하지만 X-JAPAN만큼 불타오르진 않더라?

어쩔수 없잖은가. 첫사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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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살아간다.

'내' 가 아닌, 누군가의 남편으로, 누군가의 아빠로 살아간다.

백화점 팝업 스토어같은 곳에서 초록색 머리의 '하츠네 미쿠' 라는 캐릭터가 너무 이뻐 보이고 저게 뭘까 궁금하지만 잠깐뿐이다.

이내 곧 남편을 찾는, 아빠를 찾는 목소리에 대답하며 바삐 걸음을 재촉할뿐이다.

이쯤되면 당연히 첫사랑이였던 여자애 이름도, 얼굴도 가물가물해지는데 신기하게도 그래도 X-JAPAN은 가슴 속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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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이 책의 저자는 나보다 조금 더 아래 세대인거 같은데, 이 사람 입장에서는 참으로 우리가 답답해 보이고 꼰대같아 보이고 X-JAPAN만 고집하는게 마음에 안들수 있다.

그래, 그럴 수 있지.

게다가 일본 음악을 업으로 하며 살아가는 사람이니 당연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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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우리는 X-JAPAN에, 과거에 머물러 있는게 아니다.

멈춰 있는게 아니라 면면부절 이어져 뉴진스 하니에 빠진 내 아이들에게로 이어진거다.

X-JAPAN에 대한 집착이 다양성을 가린게 아니라, X-JAPAN이 있었기에 지금의 하니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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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 계신 엄마를 졸라 Panasonic CD player를 사서 X-JAPAN 을 듣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히라가나도 모르는 내 아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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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와따시노 코이와~ 미나미노~ 카제니 놋떼하 시루하~ 아~ 아오이 카제~ 기잇테~ 하시레~ 아노시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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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青い珊瑚礁' 를 흥얼거리면,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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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발음 그거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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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며 발음을 교정해준다.

그리고 아이는 아빠한테 일본어를 물어보고, 일본어를 알려달라고 조르고 있다.

이거면 우리 세대는 할 일 다 한거 아닐까?

어째, 작가님이 좀 만족하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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