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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해적
시모다 마사카츠 지음, 봉봉 옮김 / 미운오리새끼 / 2025년 9월
평점 :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기간 : 2025/09/07 ~ 2025/09/07
아이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책 출판사인 미운오리새끼의 새로운 그림책을 이번에 읽어보게 되었다.
너무나도 서운하게도 아이가 이제 점점 더 많이 커버려 예전처럼 그림책을 즐겨보진 않지만, 그래도 아이는 아직까지도 가끔씩 미운오리새끼의 그림책들을 가끔씩 꺼내보곤 한다.
그래서 다른 책들은 죄다 주변 사람들 주거나 버리거나 했는데도 이쪽 책들은 도저히 그러질 못하겠다.

아니 근데, 이거 첫 장면부터 섬뜩하다.
이거 맞는건가?
잔인한 장면인데 괜찮을까 걱정이 앞선다.

칼에 찔린 해적은 그대로 칼을 배에 꽂은 채로 바다에 떨어진다.
'죽은 해적' 이라는 제목 답게 저 해적이 그럼 다시 부활해 뭔가 재밌는 내용이 벌어질것만같다.

그러나, 그런 예상과는 너무나도 다르게, 해적은 바다 맨밑바닥까지 내려가며 상어, 늙은 물고기, 파란 물고기, 초롱아귀, 문어들에게 자신의 신체 일부분을 하나씩 하나씩 빼앗기다가 급기야 물고기 떼에게 전부 잡아먹히기까지 한다.
진짜 말 그대로 뼈만 남아 바다 밑바닥에 가라앉게 된 해적은 그럼 이제 어떻게 되는걸까?
아이에게 보여주기 전에, 내가 먼저 책을 다 보고 나서 한참을 고민했다.
이걸 아이에게 보여줘도 되는걸까?
아니 나는 해적선 문양의 해골 표시가 표지에 있길래 뭔가 해적의 스펙타클한 모험 이야기가 있을줄 알았지, 이런 심오한 이야기가 있을줄 누가 알았겠냐고.
결국 아이에게 보여주기 전에 다시 한번 출판사의 서평을 꼼꼼히 다시 읽어보았다.
그리고서야 이 책의 의미를 알게 됐다.
이 책은 절대 해적의 신나는 모험 이야기가 가득한 그런 책이 아니다.
해적의 죽음, 그리고 해적의 죽음을 바탕으로 계속 살아나가는 생명체들의 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날 먹어도 좋다며 체념하듯이 죽음을 받아들이는 저 장면에서는 일평생을 남의 물건을 빼앗고 약탈하고 살아왔을 저 해적이 죽음 이후에는 자신의 모든 것을 나눠주는 모습과 대비되어 보이는듯하여 묘한 느낌이 들게 한다.
생각보다 매우 철학적인 책이라 아이에게 보여주고 이러한 내용들을 어떻게 잘 한번 설명해줘야겠다 싶었는데, 아이들의 반응은 언제나 내 예상을 뛰어 넘는다.
처음엔 좀 무섭다고 했던 아이는, 책을 매우 재미있게 보더니, 내 설명을 듣고 나서 마치 다 이해한다는듯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무슨 뜻인지 알겠냐고 물었는데, 당연하다는듯 말하며 책이 되게 재밌다고 했다.
"진짜 이 책이 재밌어? 모험 이야기가 아닌데도?"
"그럼~ 책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서 다시 보니 더 재밌는데?"
언제나 아이는 부모의 생각보다 훨씬 멀리 가 있는듯 하다.
그래서 더 서운하게 느껴지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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