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간 시간에 기대어
오수영 지음 / 고어라운드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기간 : 2025/07/01 ~ 2025/07/03

평소 여행 에세이를 제외한 그 외의 다른 에세이들은 그다지 즐겨보지 않는 편인데, 이 책이 눈에 들어온 이유는 무엇일까?

아무래도 소개글에 적힌 너무나도 감성 짙은 글 때문이였지 않았을까 싶다.

몇 문장만으로 이미 이 에세이에 빠져 버려 안보고 넘어갈 수가 없었다.

작가는 대한항공 승무원으로 일하다 글 쓰는게 천직인지라 잘 다니던 회사를 관두고 홀로 글쓰기에 매진하는 중이라 한다.

어떤 사람인가 싶어서 작가의 블로그를 찾아가봤는데 너무 잘생긴 훈남이였다.

글만 봐서는 나랑 몇살 차이 안나보였는데 너무 젊어보여 깜짝 놀랬다.

하기사, 저렇게 잘생겨야 대한항공 승무원도 하는거겠지.




수십편의 짧은 에세이들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바로 이 부분이였다.

소개글에 있던 많은 문장들중 여기에 꽂혔다.

삼시세끼였나? 거기에서 차승원이 했던 말중에, 나이 먹으면 친구도 필요없어진다는 늬앙스의 말이 있었는데 당시에는 그다지 공감 못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더 늙어갈수록 점차 어느 정도는 공감하게 된다.

친구가 필요없다기보다는, 인간 관계가 좁아지고 친하던 친구들과 멀어지게 된다.

인생의 여러 고비들을 겪으며 인간 관계가 정리되기도 하고, 각자의 사정 때문에 연락도 뜸해지고, 자주 만나지도 못하고, 그러다보니 점차 점차 친구가 줄어든다.

아직까지도 연락하고 지내는 친구들 생각하면 진짜 몇 안남은것 같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거치며 그 많던 친구들 하나하나 전부 다 기억나고 보고 싶은것도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이제와서 다시 그 친구들 다시 만날 마음까지는 들지 않는다.

억이, 용기, 상준이, 웅철이, 금태, 인효, 신혜, 진석이, 주용이, 경호, 한승이, 민수, 영준이 등등 내 어린 시절을 함께 보냈던 모든 친구들 모두 모두 건강하고 잘지내길.

내 친구였던 그들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어도 전할수 없고, 시간이 지나면 머릿속에 그들과의 추억들은 까맣게 잊고 다시 바쁜 일상에 치여 살겠지만, 그래도 적어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들의 행복만을 빌어본다.



내 어릴적 꿈은 무엇이였나, 떠올려봐도 딱히 기억 남는게 없다.

그때 썼던 일기장이라도 남아 있으면 손발이 오그라들더라도 다시 들춰볼텐데 그런것도 없으니 이제와서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난 꼭 내 아이 일기장을 버리지 않으리라.

난 지금, 어릴적 내가 바라던 모습으로 컸나?

놀이기구, 만화영화, 오락실을 좋아하던 철부지 소년이였던 나는, 몇십년뒤 내가 이런 모습이 될 줄 몰랐겠지?

어릴적의 나를 만나보고 싶다.

그 아이는 지금의 나를 본다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지금의 나는 그 아이를 본다면 어떤 마음이 들까?

요새 유행하는 노래가사처럼, 난 내가 빛나는 별인 줄 알았는데.

괜실히 어릴적의 나에게 미안해진다.

아니, 미안해진다라기엔 너무 무겁고, 민망하다라기엔 이건 너무 또 가벼운것 같고, 약간 멋쩍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책을 무상으로 제공 받고 쓰는 이 서평이라는게 참 여러모로 어렵다.

책이 마음에 들든 들지 않든 어쨌든 작가와 출판사에게 이득이 되야 하니 애써 좋은 말로 포장해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내가 워낙 뭐같은 성질머리라 마음에 들지 않는걸 서평에 숨기고 지나가기 어려워 직설적으로 대놓고 막 저격하며 서평을 써버리는 통에, 출판사의 컴플레인을 수차례 받아보기도 했다.

뭐 어쩌겠는가.

내돈내산도 아니니.

로또만 당첨된다면 내 이것들을 당장!!

근데, 이 책은 작가의 저런 표현을 보아하니 책을 까도 될것 같기도 하다.

까도 되나?

아니, 그러찮은가.

작가가 탁월한 리뷰들에게서 이질감을 느낀다지 않은가!

까도 된다는 말 아닌가?

그래서 까겠다.

일단, 이 사람 글 진짜 잘 쓴다.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로 글 솜씨가 대단하다.

본인의 감정, 사소한 일상, 작은 생각들, 어찌보면 별거 아닌 이런 주제로 정말 감정의 끝을 보여주는듯한 글을 쓴다.

최근에 내가 읽은 책중에 그 누가 이렇게까지 감성 짙게 글을 썼나 떠올려보면, 없다. 진짜 없다.

소설이라는 또 다른 장르로 넘어가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 사람 정말 감성 에세이의 끝판왕 수준이다.

근데, 너무 과하다.

처음엔 감탄을 하며 책장을 넘겼지만 중반부를 넘어가면서부터는 웬지 모를 피로감을 느꼈다.

막판 편지 부분은 솔직히 대충 읽었다.

에세이치고 내 기준에선 매우 재밌게 본 에세이인건 맞는데 그렇다고 다음에 이 작가 책 또 볼거냐고 물어보면 일단 고민 좀 해볼것 같다.

다른 책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대충 어떤 글일지가 눈에 보인다고나 할까?

책은 사실 그저께까지 해서 다 읽었는데 어제 저녁에 왜 이 책에 대한 내 감상이 이럴까 고민해보았는데 결국 답은 이거였다.

너무 과하다.

내가 글재주가 없어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모르겠는데, 작가에게 '무라카미 류' 의 책을 권하고 싶다.

그러면 내 진심이, 내 마음이 전해질것 같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아무리 뛰어난 글쓰기 재주라 하더라도 지나치게 그걸 드러내면 그것도 과히 보기엔 좋지 않을수도 있다.

그래도, 너무나도 멋진 글과 문장들을 읽게 되어 감사하다.

보답으로 '무라카미 류' 책이라도 한권 선물하고 싶은데 작가에게 전해질 방법이 없다.

아무쪼록 이 잘생긴 작가의 앞날을 응원해본다.

#흘러간시간에기대어

#오수영

#고어라운드

#에세이

#에세이추천

#추천에세이

#국내에세이

#국내에세이추천

#감성에세이

#무라카미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