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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먼저 목욕탕 ㅣ 제제의 그림책
배은영 지음, 이수현 그림 / 제제의숲 / 2025년 4월
평점 :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기간 : 2025/04/20 ~ 2025/04/20
아이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아동책 출판사인 제제의숲에서 새로운 그림책이 출판되었는데, 이렇게 또 좋은 기회가 닿아 아이와 신나게 읽어볼 수 있었다.
이제는 이 출판사 그림책들을 하도 많이 보다보니, 뭔가 표지에서 풍기는 느낌만으로도 딱 알 수 있을 것만 같다.
아이도 나와 같은 느낌을 받았는지,
'앗! 제제의숲 책인가?'
..라고 소리치며 반겼다.

개구쟁이 남자 아이들 3명이 신나게 뛰어 목욕탕에 간다.
간판에 적힌 목욕탕 이름 때문에
"누가 먼저 목욕탕까지 가나 시합하자!"
..라는 말의 의미가 뭔가 이중적으로 다가온다.
'누가 먼저' 라는 말이 가장 빠른 사람을 지칭하는건지, 아니면 목욕탕 이름을 나타내는 대명사인건지.
단순한 말장난이긴 하지만 이런게 또 아이들에게는 웃음 포인트로 다가온다.

아이고, 저 꼬마 녀석들 목욕탕에서 아주 난리가 났다.
시끌벅적, 요란을 떨며 목욕탕에서 신이 났다.
난 아들이 없어서 아이와 목욕탕에 들어가본 적이 없지만, 아이 엄마의 말에 따르면 내 아이도 목욕탕만 갔다 하면 난리라고 한다.
아마도 저 녀석들하고 비슷한 모습이지 싶다.

이 꼬마 녀석들이 목욕을 끝내고 나와 바나나맛 우유를 마시듯이, 우리 가족도 목욕탕에 갔다가 나오는 길에 항상 카페에 들러 음료수를 한잔씩 마시곤 한다.
아이와 이 책을 함께 읽으며 나와 내 아버지가 같이 목욕탕에 자주 갔던 이야기를 해주었다.
내가 고등학생 시절, 항상 토요일만 되면 아버지는 나를 끌고 목욕탕에 가셨다.
사춘기가 늦게 와서일까? 아니면 아버지랑 사이가 데면데면하기 때문일까?
좀 불편하고 가기가 싫은 마음이 한가득이였지만 그래도 꾹 참고 아버지랑 매주 목욕탕을 갔던건, 당연하게도 목욕탕에 다녀오는 길에 아버지가 엄마 몰래 건네주던 용돈 때문이기도 했지만, 뭔가 그 어린 나이에도 효도의 개념이 조금은 있지 않았었나 스스로 생각해본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 키우면서 아버지의 평소 소원? 바램? 그런게 바로 아들이랑 같이 목욕탕에 가는 것 아니였을까?
소원, 바램이라고 하니 약간 거창하다는 느낌이 든다.
그냥 소박한 일상의 행복? 이라는 표현이 조금 더 어울리는듯하다.
그렇게 3년 내내 아버지랑 주말만 되면 목욕탕에 가다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부모 곁을 떠나 살면서부터 여태까지 아버지랑 목욕탕에 다시 간 적이 있나 돌이켜보면 기억에 없는듯하다.
불효를 하는것 같아 매우 찜찜하면서도 그렇다고 다시 아버지랑 목욕탕에 막상 다시 가기에는 어떻게 설명할 길 없이 복잡미묘하다.
complicated.
원서에 자주 등장하는 이 영단어가 오히려 더 적확한 표현인듯하다.
난 과연 다시 아버지랑 목욕탕에 갈 수 있을까?
제제의숲 덕분에 나까지 오만 생각에 빠지게 되네.
이거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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