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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씨, 엘리자베트, 오스트리아의 황후
카를 퀴흘러 지음, 김연수 옮김 / 히스토리퀸 / 2025년 3월
평점 :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기간 : 2025/03/27 ~ 2025/03/28
책 제목을 보고 흠칫 놀랬다.
'아니 이 사람이 책으로 나온다고??'
어지간한 세계사 덕후도 잘 모를 정도로 존재감이 희미한 사람인데, 이 여자의 일대기가 책으로 나온다니.
어떤 책일까 너무 궁금했다.
일단, 책이 매우 얇다.
150페이지 가량인데 책 사이즈도 기본 책 사이즈보다 훨씬 작고 핸드북보다는 약간 큰 정도이다.
볼륨감이 그래서 전혀 없는데, 인터넷 사진에선 볼륨감이 꽤 있어 보인다.
뭐 괜찮다. 원래 SNS에서도 다들 보정해서 블링블링한 사진만 올리지 않던가.
책만 좋으면 됐지 뭐.

최근 엘리자베트의 필체를 연구하고 분석한 논문에 따르면 Sisi에서의 S가 사실 S가 아니라 L이라 한다.
그렇다면 Sisi가 아니라 Lisi가 되는거고, 리지라고 읽어야 하겠다.
엘리자베트의 흔한 애칭중 하나가 리지라고 하는거 봐선 이게 타당할듯 싶다.
아무튼, 이 귀여운 애칭의 소녀는 바이에른 왕국의 유서 깊은 비텔스바흐 가문 출신으로서 후에 오스트리아 제국의 황제인 프란츠 요제프 1세와 결혼하여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황후가 된다.
책 시작부터 시씨의 형제들에 대해 주루룩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고, 거슬러 올라가 시씨의 부모님과 할아버지, 할머니 등 조상 이야기까지 막 터져 나와서, 세계사에 능숙한 사람이 아니라면 약간은 버거울수도 있다.
그러나, 그 부분만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이런 사람들이 있었구나, 이런 과거가 있었구나, 정도로 받아들이며 넘어간다면 그 이후부터는 한 여자의 기구한 인생 이야기를 재밌게 읽을수 있다.
난, 테셴 여공작 마리아 크리스티나의 양아들인 카를 루트비히를 시작으로 합스부르크에 입문(?) 해서인지, 아니면 원래 본가나 근본을 중요하게 생각해서인지, 웬지 스페인 합스부르크보다는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가 더 친숙하다.
아이마스에서 아무리 프로젝트가 많이 나온다 해도 역시나 765 프로덕션 본가가 최고인것처럼. (응?)
이런 어이 없는 이유 말고도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에 더 끌리는 이유로는 이쪽이 그나마 스페인 합스부르크보다는 덜 불행하기 때문이다.
아, 정말 스페인 합죽이들은 보고 있기에 내가 다 괴로울 지경이다.
이 시씨만 해도 그러찮은가.
사실, 시씨 정도도 충분히,
'아 저 여자 인생 참..'
..이라는 한숨이 흘러나올 정도로 기구했던건 사실이나, 그래도 이렇게 평화롭고 평안하고 사랑스러운 어린 시절을 보냈으니 스페인쪽보다는 훨씬 더 행복했다 확실히 이야기할 수 있다.

시씨에게 헝가리는 정말 특별한 의미가 있었나보다.
시씨가 자라온 환경이나 어린 시절 함께 했던 사람들을 생각해본다면, 복잡한 빈의 도시인들보다는 상대적으로 더 순박하고 인정미 넘치는 마자르인들이 어쩌면 시씨에겐 당연하게도 더 친숙했을지도.
이렇게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여자가 답답한 빈의 궁정 생활을 하려니 좀이 쑤셨으리라.
게다가 시어머니랑 동서는 지랄 맞지,
남편은 바람 났지,
애들은 자기가 키워보지도 못하고 시어머니한테 뺐겼지,
구지 근친혼으로 얼룩진 비텔스바흐 가문의 종특을 이야기할 필요도 없다.
정상인이라도 저 정도에 안미치면 그게 이상한거지.
게다가, 엄밀히 말하면 시씨 집안은 같은 비텔스바흐 가문이라 하더라도 팔츠계라 약간 결이 다르다.

유럽 역사 공부할때 가계도가 나오면 일단 한숨부터 나오게 마련이지만, 그래도 어쩔수 없다 생각한다.
결국엔 가계도를 이해하지 않으면 유럽 가문들을 이해할 수 없으니까.
또한, 합스부르크는 더 그러하다.
합스부르크 맨 끝 부분만 살짝 잘라낸 수준에 불과한 이정도 가계도만 하더라도, 이 가계도와 관련된 역사적인 사건들이 정말 한두가지가 아니다.
늦가을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들만큼이나 많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이런 가계도에 달려들었다가는 어지간한 인내심 있는 사람 아니고서야 중간에 나가 떨어질수밖에 없다.
전공자들처럼 정식으로 교육을 받으면야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이쪽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일반인인 내가 결국 선택한 방법은 찔끔찔끔 반복, 반복, 또 반복이였다.
첫술에 배부를수 없는 것처럼 여러 책들을 읽으며 검색도 해보고 따로 공부도 해보고, 어렵거나 이해가 안되는게 나오면 집착하지 말고 과감히 스킵도 하고.
이런 과정들을 몇년간 하다보니 이제는 그래도 전공자들만큼은 아니지만, 나름 제법 성과가 있는것 같다.
그래서일까? 이 책이 그다지 어렵게 느껴지진 않을 정도가 된것 같아 뿌듯해지는 기분마저 든다.
역시나 공부에 왕도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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