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인사
함정임 지음 / 열림원 / 2025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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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기간 : 2025/03/15 ~ 2025/03/19

책을 보다보면 유독 책의 분위기와 제목이 딱 맞아 떨어지는 느낌이 좋은, 그런 책들이 있는데 이번에 읽은 이 소설이 그러하다.

게다가 이 소설은, 그렇게 제목과 맞아 떨어지는 책의 분위기마저 여운이 감도는 밤과 새벽의 느낌이라 더 마음에 든다.

이상문학상 등에서 가끔 접했던 함정임 작가의 신작으로, 2015년 출판된 '어떤 여름' 의 후속작이라 하는데, 난 그 책을 보지 못해서 일단 이 책을 먼저 보고 너무 여운이 남아 참지 못하고 인근 도서관에서 '어떤 여름' 까지 빌려서 마저 다 읽고 다시 한번 더 이 책을 또 읽었다.

'어떤 여름' 이라는 소설은, 문학동네에서 2015년 출판한 '저녁 식사가 끝난 뒤' 라는 소설집에 수록되어 있다.

놀랄 정도로 '저녁 식사가 끝난 뒤 '라는 소설집을 매우 감명 깊게 읽었는데, 추후 기회가 된다면 이 소설집에 대한 서평도 써볼 생각이다.



전(前)작 '어떤 여름' 에서부터 스토리가 이어지긴 하나, 그걸 보지 않았어도 이번 '밤 인사' 를 읽는데에는 무리가 없지만, 간단히 '어떤 여름' 의 스토리를 짚어보자면,

여자 주인공 나미는 결혼식 3일전 갑자기 예비 신랑 강지섭이 느닷없이 사라졌다가 10년 뒤에 죽어서 돌아오게 되고, 나미는 예비 신랑이 유품으로 남겼던 수첩을 토대로 그가 묵었던 프랑스의 호텔들을 차례대로 돌아보는 중이다.

남자 주인공 장은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모친과 프랑스 해군 장교였던 부친 사이에서 태어난 부산 출생으로,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면서 프랑스에 있는 큰아버지 양자로 입적되어 자랐는데, 5년간이나 같이 동거했던 애인과 헤어지고 큰 상실감에 빠져 있던 중, 우연히 나미를 만나 같이 미나의 여정에 동참하게 된다.

여행중, 둘 사이에는 분명 교감은 있었으리라 보여지지만, 육체적인 관계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저 서로 각자의 여행에만 집중할 뿐이다.

그렇게 짧은 10일간의 동행이 끝나고 나미는 한국으로 돌아가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그리고, 2년이 지난 뒤의 이야기가 '밤 인사' 에서 펼쳐지게 되는데, 나미의 이름이 미나로 바뀌었다.

왜일까?

아무튼, 새로운 인물인 윤중이 미나의 곁에 등장하게 되는데, 이 둘 또한 분명한 남녀간의 교감은 있었으리라 추정되지만 확실히 맺고 끝남은 없다.

카톡만 서로 주고 받으며 썸만 오질나게 탄다.

한편, 장은 미나를 잊지 못하고, 한국어를 배우며 미나의 SNS를 끈질기게(?) 찾아낸 끝에, 드디어 미나에게 연락을 할 수 있게 되었고, 꿈에도 그리던 미나와 프랑스에서 재회하며 둘의 이야기는 다시 시작된다.

이전 작에서는 나미의 약혼자 강지섭의 여정을 토대로 이야기가 흘러갔다면, 이번엔 독일 철학자인 발터 벤야민의 여정을 따라 이야기가 진행된다.

또한, 이전 작의 분량은 30페이지가 채 안될 정도로 매우 짧은 단편 소설이였던거에 비해, 이번 작은 170페이지 정도로 분량이 매우 늘어, 등장 인물들과 스토리에 좀 더 깊게 빠져들 수 있어서 좋았다.

매우 독특한 점은, 미나의 이야기와 장의 이야기가 서로 번갈아가며 나오는데, 미나의 이야기는 미나 1인칭 시점에서 소설이 쓰여졌고, 장의 이야기는 3인칭 시점에서 소설이 쓰여졌다는 점이다.

그리고 윤중의 시점은 아예 등장하지도 않는다.

그리하여 철저하게 미나라는 인물에 더 집중하게끔 만들었다.

남자 주인공인 장과 조연급인 윤중이 등장하긴 하지만, 소설 전체 플롯상으로는 미나가 유일무이한 주인공이라는 소리이다.

즉, 이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미나의 이야기이며, 미나의 소설이다.

그래서, 마지막에 장이 소설에서 배제되었을때 여운이 남을 수 있었고, 이 다음 후속작으로 준비중인듯한 진이라는 사내아이를 낳았던 부산 여자에 대한 이야기도 미나의 시선에서 출발할 수 있다.

작가의 의도한 장치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의도한 바라면 새삼 글솜씨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불문학를 전공한 전공자답게 프랑스의 사실적인 모습과 여러 명작들이 마구 쏟아져나와 일견 매우 어려워보이기도 하지만, 무리하게 그런 것들을 다 일일히 파고 들 필요 없이 그저 소설의 여러 장치들중 하나구나 싶은 마음으로 읽어나가도 괜찮다.

물론, 나같이 구글 지도 펼쳐놓고 진짜 포르부에 호텔 라 마시아가 있는지 찾아보고, 진짜 호텔 라 마시아의 모습이 소설에 쓰여진 대로인가 검색해보는 변태적인(?) 집착이 있다면 더 소설을 진하게 느낄 수 있다.

소설에 인용된 여러 고전들은 일단은 따로 메모해두었다.

한가득은 커녕 몇십가득 꽉꽉 대기하고 있는 수많은 책들이 기다리고 있어 저 엄청난 명작들을 언제 다 읽을 수 있을지 가늠하긴 어렵지만, 누가 알겠는가?

어느 날, 문득 갑자기 마르셀 프루스트에 꽂혀서 덜컥 '읽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전집을 사버릴지.

점점 부족해져가는 책장이 한스러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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