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와 칼 - 일본 문화의 양상 현대지성 클래식 60
루스 베네딕트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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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기간 : 2025/01/11 ~ 2025/01/13

얼마전 일어난 참사의 PTSD에서 이제서야 조금씩 벗어나는듯하다.

책이 영 눈에 안들어오고 집중하기가 힘들었는데 저번 주말을 계기로 다시 점차 일상으로 회복하고 있는듯하여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여전히 안타깝고 슬픈 마음이 가득하다.

한동안은 이런 양가감정이 지속될듯하다.

이런 우울한 시기에 그야말로 멋진 책을 소장하게 되어 기분이 부쩍 좋아졌다.

아마 예전같은 기분이였으면 몇일정도는 휘파람을 휘휘 불고 다녔을 정도로.

'일본' 이라는 키워드를 이해하기 위한 최고의 책은 단연코 바로 이 책, '국화와 칼' 이다.

더 전문적이고 더 심도 있게 파고 들어가는 전공책들이야 훨씬 더 많겠지만, 일반인 입장에서는, 다가가기 쉽고 어려운 용어들이 많지 않아 이해하기 쉬운 이 '국화와 칼' 이 무조건 최고다.

이 책은 20여년전 처음 읽었었는데 그때 어떤 출판사에서 나온 책을 읽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진 않으나, 번역이 매끄럽지 못했고 용어의 해설이 부실하여 당시 일본에 대한 지식과 이해 수준이 낮았던 나로서는 읽기에 꽤나 고달펐던 기억이 난다.

당시 '국화와 칼' 을 처음 읽었었던 그 비슷한 시기에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의 '오래된 미래' 를 소장했었는데, 오히려 '오래된 미래' 가 더 어려웠던 책이라는걸 생각한다면 어느정도 번역의 문제가 있었으리라 변명해본다.

지금처럼 열심히 서평, 독후감을 쓰던 때가 아니라 아쉽다. 기록이란 이래서 중요하다.



널리 알려진대로 이 책은, 루스 베네딕트라는 미국의 인류학자가 제2차 세계대전때 미국 정부의 의뢰를 받아 미국의 전쟁 상대국이던 일본을 포괄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연구한 책이다.

놀랍게도 이 책의 저자는 당시 전쟁이 한창 심화될 때라 일본을 한번도 가보지도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야말로 미친 통찰력을 보여주며 일본을 세세히 분석했다.

지금 2025년에 이 책을 읽어도 일본을 바라보는 통찰력을 어마어마하다는걸 온전히 느낄수 있을 정도인데, 당시 1945년에 이정도라고?

일본 한정으로 치면 거의 재레드 다이아몬드급 아닌가?



한창 일본 공부에 빠져 있을때부터 왜 일본 애들은 미국이랑 저렇게까지 친한건지 참 궁금했었다.

그러찮은가.

살짝 진주만 건드렸다가 진짜 그야말로 비오는 날 먼지나게 완전히 나라 폭망할 정도로 미국한테 얻어 맞았는데 어떻게 저렇게 미국이랑 친한거지?

우리나라 같았으면 어우,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우리는 아직까지도 온갖 쌍욕 박으며 분노할거 같은데, 신기하게도 쟤들은 패망하자마자 복날 헥헥거리는 강아지마냥 쫄랑쫄랑 미국 구두발만 핥지 않았던가.

2025년 현재 지금까지도 난 이해 안되는 부분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아니 어떻게 저 작가는 1945년 인터넷도 안되는 세상에 살았으면서도 천리를 내다보는 사람처럼 저렇게 글을 쓸 수 있단 말인가.

그것도 나리타 공항 한번 안가봤으면서.

신기할 따름이다.


1945년 미국인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일본이기에, 현재 우리의 입장에서는 1945년 미국인이 이해가 안되는 점들도 많다.

'온(恩)' 을 뭘 저렇게까지 설명할 일인가?

아니 그냥 '은혜(恩惠)' 라고 하면 되지, 뭔 나쓰메 소세키의 봇짱이 나오질 않나, 주인 기다리던 개 하치가 나오질 않나, 아주 후지산 밑바닥까지 파고 들어갈 기세네?

'かたじけない'를 저렇게까지 설명할 일이냐고.

'송구합니다' 라고 하면 되잖아?

..라는 시선으로 이 책을 보면 안된다.

우리나라는 일본과 닮은 점들이 많기 때문에 우리 입장에서야 일본의 저러한 모습들이 당연하고 또 익숙한 모습들이겠지만, 1945년 한창 전쟁중인 미국 입장에서는 낯설고 색다른 모습일수밖에 없다.

철저하게 1945년 미국 입장에서 이 책을 들여다봐야만 이 책의 진정한 깊이와 통찰력을 느낄수 있다.

정말 너무나도 멋진 책이다.

20대에 읽고 한동안 포기했었던 책인데, 20년만에 다시 읽은 이 책은 너무나도 빛이 나는 책이였다.

번역이 좋은건지, 내 시야가 넓어진건지 알수는 없지만 분명한건 이 책은 무조건 소장하여 평생 가까운 책장에 꽂아서 두고두고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

게다가 가격이 인터넷 서점 가격으로 무려 10,350원밖에 하지 않는다.

요새 당황스러운 책값 가격을 생각한다면 이보다 더 혜자인 책이 어디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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