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대왕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9
윌리엄 골딩 지음, 이덕형 옮김 / 문예출판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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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 2024/12/02 ~ 2024/12/02

디스토피아 세계관은 책, 영화, 게임 등 다양한 곳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주제이며, 나 역시도 이 세계관을 아주 즐기는 편이라 나는 전설이다, 워킹데드, 호라이즌, 그리고 얼마전 정말 감동의 눈물을 흘렸던 스텔라 블레이드 등등 여러가지를 매우 좋아한다.

그래서 이번 이 책이 디스토피아의 원조격인 책이라 하기에 내심 기대하며 읽기 시작했는데 멸망해버린 미래의 지구 모습이 배경인 책이라기보다는, 페쇄적인 세상을 구현하여 그냥 순수하게 문학적으로 디스토피아라는 말에 걸맞게 현실의 부정적인 모습을 비판하는, 내 예상과는 좀 달랐던 소설이였다.

일단 출판사의 책 소개를 보면 미래의 어느 때에 핵전쟁으로 피난을 떠난 소년들이라고 하는데 책의 어디를 보아도 핵전쟁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으며 소년들의 생활상이나 마지막 보트 장면을 보면 미래라기 보다는 오히려 지금으로부터 과거 시대로 보는게 맞다.

1990년에 만들어진 영화판에서도 전혀 미래를 상징하는 요소들은 나오지 않는다.



비행기 추락으로 인하여 무인도에 갖힌 6살~12살 정도의 어린 소년들.

주인공 랠프를 중심으로 이 무리는 자기들이 무인도에 갖힌걸 깨닫고 자기들만의 규칙과 규범을 세우고 거기에 맞춰 질서 있게 조화롭게 살아간다.

시작부터 흥미롭고 상징적이며 비유적인 장면들이 엄청나게 많이 나오는데, 그중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바로 저 성가대 애들이다.

나중에 가서 나오지만, 이 소년들중 가장 폭력적이고 가장 원시적이기도 하고 서슴치 않고 사람을 죽이는 부류가 바로 저 성가대 애들이다.

말만 성가대이지 군대나 다름없다.

예수님은 개뿔이나.



처음엔 질서 있게 살아가던 소년들은 여러가지 사건들이 발생하며 점차 갈등의 골이 깊어지게 되는데, 주인공 랠프에 이어 제2인자로 지내다 나중엔 완벽하게 랠프에게 적대적으로 돌아서서 폭력적인 독재자의 모습으로 변하는 인물이 잭이다.

새끼돼지도 매우 핵심적인 인물인데 이 소년들중 유일하게 이름이 드러나지 않은 인물이다.

원작에서의 표현은 piggy인데, 이 당시 영국 애들 사이에서도 돼지라는 표현은 매우 굴욕적이고 창피한 별명이였나보다.

새끼돼지는 끝까지 랠프 옆에 남아 흔들리는 랠프를 지켜주던 마지막까지 남은 지성의 상징이였으며, 성가대를 가장한 폭력적인 집단에 의해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게 되면서 이미 선을 넘어도 한참 넘어버린 이 괴물들은 아예 대놓고 랠프를 쫓으며 인간 사냥을 하기 시작한다.



책의 제목이자, 가장 핵심적인 상징적 존재인 파리대왕은 선구자적인 사이먼에게 말을 걸면서 인간들에게 경고의 메세지를 날린다.

조종사의 시체를 보고 진리를 깨닫고, 파리대왕에게 메세지를 들은 사이먼은 마치 예수처럼 진리를 찾다 결국 원시인들에게 죽게 되는 희생자와 같은 모습으로 표현되는데, 성가대를 은근 까면서도 그래도 결국 이 작가는 기독교적 마인드에서 벗어날 순 없었나보다.

홀로 살아 남아 도망치던 랠프가 막다른 해변가로 몰려 위기를 맞이한 순간, 해군 장교를 만나며 이야기는 끝을 맺는데, 과연 마지막에 소년들이 흘리던 눈물의 의미는 무엇이였을까?

머리속에 어슴푸레하게 상징적 이미지가 잡힐듯 하면서도 쉽사리 잡혀지지 않아 내 스스로가 좀 답답하다.

이런 저런 감상평들도 읽어보고 영화도 봤지만 그 무엇 하나 명쾌하게 나의 이 궁금증을 해소시켜주는 내용은 없었다.

랠프야 안도의 눈물이라고 가볍게 해석할수라도 있지만, 온 몸에 덕지덕지 칠을 하고 사람을 함부로 막 죽이고 다니던 성가대 패거리들의 눈물을 과연 뭐라고 해석해야될까?

한편, 문예출판사 이야기를 안할수 없는데, 개같은 번역으로 악명 높은 민x사의 가장 대표적인 개같은 번역작이 바로 이 파리대왕이기 때문이다.

나도 이 책을 읽어보려다 워낙에나 민x사의 번역에 대한 신랄한 평가들이 많이 그동안 안보고 있었는데, 이번에 문예출판사 번역본을 읽어서 만족스러웠다.

물론, 이 번역본도 올드한 번역체들이 꽤 눈에 들어온다.

초반에 많이 등장하는 초호(礁湖) 라는 말이 대표적이며, 그 외에도 실제로는 거의 쓰이지 않는 옛날 번역본에서나 볼 법한 단어들이 자주 등장하는 편이고, 외래어 표기에 있어서도 아쉬운 점이 많다.

주인공 랠프도 다른 책들이나 영화에서나 모두 랄프로 표기하고 있으며, 새끼돼지의 경우에도 piggy라고 해서 구지 새끼돼지라고 번역하지 않고 그냥 돼지라고 대부분 번역하고 있다.

'산호섬' 이라는 소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소설이라고 하나, 난 그 소설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산호섬' 이라는 소설 대신 '15소년 표류기' 가 내내 생각이 났다.

벨 에포크 시대에 쓰여진 '15소년 표류기'.

그리고, 세계 대전 이후 쓰여진 바로 이 소설.

극명하게 대비되는 부분이 많아 인간 본성에 대해 다시 한번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인간이란 과연 타고난 악한 존재인건가?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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