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 단편선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김이랑 옮김 / 시간과공간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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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 2024/07/23 ~ 2024/07/23

한때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와 '안나 카레니나' 에 빠져 살던 때가 있었다.

특히나 '안나 카레니나' 는 내 인생 소설중 하나로 손꼽을 정도로 정말 너무 재미있게 읽었으며 문학동네 번역본은 소장하고 있고 열린책들 번역본과 범우사 번역본도 읽어봤다.

정음사 번역본이 '안나 카레니나' 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번역본이라고는 하지만 구할 수가 없다.

가끔 중고 시장쪽이나 중고 서점에 뜨긴 하나 가격이 꽤 비싼 편이고 수십년전 출판된 책이라 글자가 세로로 배열되어 있어 읽기가 쉽지가 않다.

이러한 장편 소설에 비해 톨스토이의 단편 소설은 더 많긴 하나 분량이 상대적으로 매우 적고 주제 의식도 간단하여 읽기가 편하다.

'하지 무라트' 같은 소설들은 내가 톨스토이 책들을 한창 읽을땐 국내에 번역본이 없었으나 이제는 정식 번역본이 생겼다.

그러나 각각의 단편집들에 실려 있는 소설들이 대부분 비슷한 편이라 하나하나 다 찾아 읽어보려면 상당히 번거로운 편이다.

이번에 읽은 시간과공간사에서 출판한 단편선에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람에게는 얼마나 많은 땅이 필요한가', '바보 이반' 과 같은 유명한 소설들 뿐만 아니라 '에밀리안의 북', '첫 슬픔' 처럼 보통의 다른 단편집들에 실려 있지 않는 소설들이 있어 관심이 생겼다.

또한, 표지 색감이 화사하고 귀여운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다.

다른 단편집과 가장 다른 점이라면 바로 이 부분이라 할 수 있을것 같다.


톨스토이의 단편 소설들중 가장 유명한 소설중 하나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이다.

어느날 헐벗은 채로 세몬에게 구해진 미하일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대천사 미카엘을 모델로 설정한 인물이며 자신만의 종교관이 확고했던 톨스토이답게 종교적 관점의 이러한 글을 많이 썼다.

나름 금수저 출신이였던 톨스토이가 나이 먹고 목가적 삶에 뜻을 두고 금욕적으로 살며 러시아 정교회에 정면으로 대립한 것을 보면 약간 청교도스럽기도 한것 같지만 사실 톨스토이는 모든 종교 조직이나 단체를 원천적으로 거부했기 때문에 청교도라고 할 수도 없다.

(젊었을땐 쓰레기 같이 살다가 나이 먹고 지옥 가기 싫어 반성한답시고 꼴값 떤다고 까는 사람들도 많긴 하다.)

또한, 이 소설의 저 세 물음은 성경 어디더라. 고린도전서?

성경에 1도 관심이 없어 잘은 모르지만 암튼 고린도전서인지 어딘지에 실려 있는 구절을 인용하여 만들었다 한다.

기독교 사람들은 꽤나 감명 깊게 보던데 나같은 기독교 혐오자들은 뭐 별 생각이 없다.



이번 단편집의 소설들중 가장 기대했고 흥미롭게 본 '에밀리안과 북' 은 러시아 중부의 볼가강(江)에 전해져 내려오는 우화라고 한다.

단순명료하게 권선징악이 이 소설의 주제 의식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단순하게만 볼 순 없었던 이유는, 두가지정도였는데,

첫번째는, 소설 시작 부분이였다.

주인공 에밀리안은 무심코 걷다 개구리를 밟아 죽일 뻔했다가 겨우 피하게 되고 그 이후에 아름다운 아가씨를 만나 결혼을 하게 된다.

소설상으로는 개구리를 밟지 않은 것과 아름다운 아가씨를 만나는 것이 직접적 상관 관계는 없지만 아마도 추정컨대 개구리를 밟지 않은 선한 행동으로 인해 아름다운 아가씨를 만나게 된 것으로 보상을 받은거라고 보아도 무리는 아닐것이다.

에밀리안이 단순히 이쁜 마누라 말을 잘 들어서 악의 축인 국왕의 위협을 물리치고 행복하게 살게 된다기 보다는, 애초에 개구리라는 작은 생명체도 함부로 죽이지 않는 선한 마음씨가 에밀리안에는 있었기 때문에 에밀리안이 이토록 큰 복을 얻게 된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두번째는, 에밀리안이 국왕의 무리한 명령들을 모두 이행하고 국왕에게 복수하는 부분도 매우 인상적이였는데 에밀리안이 병사들을 죄다 모아놓고도 전쟁을 벌이지 않는다는 점이였다.

톨스토이는 군 입대 이후 크림 전쟁과 세바스토폴 전투 등 여러 전투를 겪으며 세상에서 가장 잔인하고 참혹한 전쟁 상황을 그 누구보다도 더 적나라하게 봤기 때문에 충분히 에밀리안이 북의 힘으로 갖게 된 군사력으로 전쟁을 일으킨다는 쪽으로도 소설을 쓸 수 있었을텐데 비교적 에밀리안은 매우 평화로운(?) 방식으로 국왕과의 문제를 해결한다.



톨스토이의 단편 소설들중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과 함께 또 하나의 유명한 소설인 '바보 이반' 은 전형적인 착한 주인공의 표본적인 인물로 지능이 낮은 바보라는 개념보다는, 두 형과 달리 우직하게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는 묵묵히 걸어가는 톨스토이 금욕주의적인 인물의 표상이라 할 수 있다.

톨스토이 단편 소설들은 대부분 주제 의식이 비슷하여 어린이들을 위한 그림책으로도 많이 나와 있으니 아이들에게 읽어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고,

특히나 이번 시간과공간사의 단편집은 일러스트가 중간중간 많이 삽입되어 있어 독서의 피로감을 매우 줄여줄 수 있다.

청소년들에게 다른 출판사의 단편집보다 우선해서 권할만하다.

또한, 톨스토이 세계에 입문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도 충분히 추천할만하다.

별 거 아닌 일러스트인것 같지만 이게 있고 없고의 차이는 꽤 큰 것 같다.

확실히 다른 단편집들과 구별되는 차이점이 분명하며 그 차이점이 굉장한 장점으로 부각되어 보인다.

고전을 고상한척하며 읽어야 할 필요는 없으니까.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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