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되다 - 인간의 코딩 오류, 경이로운 문명을 만들다
루이스 다트넬 지음, 이충호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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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 2024/07/19 ~ 2024/07/22

드디어 다 읽었다!!

볼륨의 압박도 압박이지만, 정말 내용이 진짜 너무나도 광범위하여 주말 내내 이 책과 씨름했다.

여름 이제 막 시작했는데 벌써 진을 다 뺀듯한 느낌이다.

엄청난 책이라는건 딱 감이 왔지만 정말 이 정도로(?) 엄청날줄이야.

내가 기대한 방향과는 약간 다른 의미로 엄청나서 다소 실망하긴 했지만 그래도 이 저자의 박학다식함에는 정말 감탄밖에 안나온다.



책의 저자인 루이스 다트넬 교수는 영국의 과학 교수이다.

사실 난 이름을 처음 들어보는데, 이 사람이 쓴 다른 책 '오리진' 은 정말 많이 눈여겨 봤던 책이다.

평소 세계사 공부가 재밌어 나름 세계사를 많이 공부하는 편이긴 하지만, 의외로 또 세계사 공부를 하며 새로운 재미를 찾은 분야가 빅 히스토리(Big history) 라 '오리진' 은 언제고 한번 꼭 제대로 읽어봐야지 생각했었다.

근데 이게 또 알고보니 시리즈였네?

'사피엔스가 알아야 할 최소한의 과학 지식 (지식은 어떻게 문명을 만들었는가)' - '오리진' 에 이어 바로 이 책이 3번째 책인가보다.

내가 그럼 이 책을 제대로 이해를 못한게 혹시 내 지식 부족 때문이라기 보다는 이전의 책들을 안봐서 그런가? 스스로에게 위안해본다.

이렇게라도 해야 이 책으로 무너진 내 자존감이 조금이라도 회복되지 않을까?

사실 난 이 책을 읽기 전, 이 책이 내가 좋아하던 빅 히스토리(Big history) 분야라 생각하며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내 기대와는 사뭇 다르게 책은 진행되었다.

난 '총균쇠' 를 기대했는데, '총균쇠' 같은 빅 히스토리(Big history) 라기 보다는 의학(유전학, 감염학, 중독의학 등등) 과 인구학과 세계사를 집약시켜 현재의 인류와 문명에 대하여 설명을 하는 대서사시라고 보는게 더 어울리는듯하다.

책은 총 8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1장은 서론격이며, 2장부터 8장까지 모두가 다 각론이라 보면 된다.

책 시작의 추천의 말 부분에 이대 무슨 교수라는 사람이 써놓은 글에 약간 어이 없는 말이 있다.

머리말과 1장을 읽은 다음 7~9장을 먼저 읽고 그 다음 2~6장, 마지막으로 끝맺는 말 순서로 읽기를 추천한댄다.

찾아보니 거 나이도 먹을만큼 먹은 양반인거 같은데 뭔 헛소리를 저렇게 써놨는지.

애초에 책에는 9장이 없을 뿐더러 2장부터 8장까지 다 각론인데 7장부터 먼저 읽을 필요가 1도 없다.

끝맺는 말? 책의 저자가 누구누구누구 감사한다는 내용뿐이다.

나랑 같은 책 읽은거 맞나?



인류가 구석기 시대부터 수렵 및 채취로 살아가던 때부터 정착을 하고 계급이 생기고 문명이 생기고 발달하는 일련의 모든 과정들에 대해 단순히 세계사적인 흐름 나열에 그친것이 아니라 여러 사회학적 용어들을 사용하여 설명을 한 1장 부분이 매우 색다른 관점이였다.

반응성 공격성, 주도적 공격성, 포괄 적합도, 해밀턴의 법칙, 상호 이타성, 간접적 호혜성 등의 용어들이 나오게 되며 시작부터 매우 머리를 많이 아프게 만든다.

그러나 결국 이러한 용어들이 친숙하지 않더라도 핵심적인 내용은 문명의 시작과 발달이 인간의 어떤 본성에 기초한 것인지를 탐구해보는 파트이다.

루소와 홉스 둘다 너무 극단적이라 이 둘중 한명의 의견으로 정답을 도출해 낼 수는 없다.

결국은 시작은 루소의 의견에 가깝지만 사회가 발달되면서 점차 홉스의 의견에 기운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1장 이후로는 인류 문명에 영향을 끼친 여러가지 요소들이 각 장(章) 마다 상세히 설명되고 있으며 세계사 공부를 어지간히 충실히 한 사람이라도 모든 내용들을 다 완벽히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로 광범위하고, 의학적 내용들은 관련 파트를 전공한 사람이 아니라면 모두 다 제대로 이해하기 힘들다.

끈질기게 그래도 한줄한줄 열심히 읽다보니 내 지식이 더 늘은것 같은 기분이 든다.

기존에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내용들도 많이 등장하는 편인데, 특히나 혈우병과 러시아의 로마노프 왕조와 괴승 라스푸틴에 대한 내용은 유전학 시간에 배우게 되는 매우 중요한 내용이다.

영국 하노버 왕조의 마지막 군주였던 빅토리아 여왕이 혈우병 보인자였고 돌연변이였던 것으로 짐작이 되는건 너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유전학 시험 볼 때 시험 문제에 나왔던게 기억이 난다.

그 이유는 성 염색체로 유전이 되며, 빅토리아 여왕의 가계도를 보면 그 윗 선대에서는 아무도 걸린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연스레 빅토리아 여왕에게 어떤 돌연변이가 찾아와 이런 비극이 생겼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 빅토리아 여왕의 저주받은 피는 러시아 로마노프 왕가에도 스며들었는데 당시 황제였던 황태자였던 알렉세이 황태자가 혈우병을 앓고 있었고 어쩌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괴승 라스푸틴이 황태자의 병을 치료해보겠다고 로마노프 왕가에 접근했다.

실제로도 혈우병을 앓던 황태자는 라스푸틴 덕분에 몇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하고 증상이 좋아지기도 하였는데 최면 때문이라는 말도 있고 아스피린을 끊게 해서라는 말도 있고 여러 썰이 있다.

이처럼 이 저자의 다방면에 대한 엄청난 광대학 지식은 정말 대단하다.

그러나 역시 아쉬움이 남는건 어쩔수 없다.

방대한 내용으로 책을 채워넣어 볼륨감은 충분히 만족스럽지만 주제가 애매모호하고 그러다보니 주제를 관통하는 통찰력이 느껴지지 않는다.

'총균쇠' 를 처음 읽었을 때와 같은 꼬리뼈까지 내려오는 전율은 전혀 느낄수 없어 아쉬웠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을 폄하하는건 아니고 책을 바라보는 시선을 달리한다면 정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인건 분명하다.

빅 히스토리(Big history) 와는 결이 완전히 다른 인류 문명의 총 집약사 정도로 받아들이면 딱 맞지 않을까 싶다.

이거 이 시리즈의 다른 책들 읽어봐야 되는거 아닌가 문득 불길함이 밀려온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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