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돈키호테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4월
평점 :
품절



기간 : 2024/05/03 ~ 2024/05/04

요즘 시대에 믿기지 않을 정도의 흥행 대박을 터트린 '불편한 편의점' 의 김호연 작가가 새로 소설을 써내었다.

'불편한 편의점' 에 대해서는 속 시원하게 하고 싶은 말들이 많긴 하지만, 그 책에 대해선 나중에 언젠가 제대로 독후감을 써보도록 하고, (물론 다시 보고 싶은 생각은 1도 없다.) 어찌 되었든 현재 출판계에서 가장 핫한 작가의 신작이니만큼 엄청난 기대감을 품고 읽기 시작했다.

어떤 감동 스토리를 보여줄 것인가.



짧은 프롤로그를 지나 소설은 2018년부터 시작한다.

주인공 진솔은 서울에서 인기 예능 프로그램의 PD로 승승장구하다 순식간에 끈 떨어진 연처럼 직장에서 나와 고향인 대전으로 내려온다.

그렇지.

엄마 사는 곳이 고향이지.

나도 태어난 진(眞) 고향은 부산이지만, 말만 고향이지 뭐 거기서 살아본 적이 매우 짧으며 심지어 기억도 거의 나질 않는다.

그러니, 부산을 내 고향이라 할 수 있겠는가.

나 역시 어디가서 고향이 어디냐고 물어보면, 내가 자랐고 지금도 부모님이 계신 동네를 고향이라 말하고 다닌다.

이 김호연 작가 고향은 대전인건가? 아니 대전에 대해 어떻게 저렇게 잘 알지?

나도 대전에 좀 살아봤기 때문에 대전 사람 아니면 저렇게까지 자세히 알기는 어려울텐데.

깨알같은 한화 야구에 대한 언급까지, 역시나 이 작가의 묘사는 매우 직관적이면서도 동시에 디테일이 뛰어나다.

또한, 소설 진행 흐름의 조절이 절묘하여 스토리텔링적인 가독성이 훌륭하다.



주인공 진솔은 어릴때 자라던 동네의 돈키호테 비디오 가게 자리에 이제는 카페가 들어선 모습을 보고 추억에 젖어 카페에 들어갔다가 돈키호테 비디오방집 아들인 한빈을 우연히 만나게 되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한빈은 진솔에게 시대의 흐름에 따라 비디오 가게는 문 닫은지 오래됐으며 아빠가 어디론가 사라져 연락이 끊긴지 오래 됐다는 말을 전해준다.

돈키호테 비디오 가게의 돈 아저씨와 사이가 각별했던 진솔은, 돈 아저씨가 머물렀던 가게 밑 지하 방을 스튜디오 삼아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한빈과 함께 아저씨를 찾으러 다니는 여정과 그 시절의 영화, 도서들에 대한 소개를 영상으로 올리기 시작한다.

이야기는 아저씨를 찾으러 다니는 가벼운 추리 소설같은 느낌의 내용과 중학생 시절 진솔의 추억들이 마구 섞여 등장하나 혼잡스러운 느낌은 전혀 없다.

오히려 반대로 매우 깔끔하다.

'불편한 편의점' 에서는 각 등장 인물들의 에피소드들이 챕터별로 정확히 구분되어 있어 이야기 전개가 비교적 쉬운 편이지만, 이번 소설은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들이 섞여 있어 스토리 진행이 결코 쉬운게 아닐텐데 작가의 글솜씨가 이정도였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독자로 하여금 자신들만의 추억을 되새기게 만들고, 또한 동시에 소설의 중심이 되는 인물을 찾는 과정에서 주변 인물들을 탐색하는 등 추리적인 요소를 살짝 가미하여 이야기의 맛을 더했다.

반면, 전작의 경우 중반 이후로 넘어가며 스토리의 힘이 급속도로 떨어지고, 떡밥 회수가 제대로 안된 채로 끝이 흐지부지하게 이야기가 흘러가는듯한 느낌이 들어 아쉬웠었는데, 이번에도 제주도 파트에서부터 살짝 불안하긴 했다.

그래도 스페인 파트에서 이야기를 승화시켜 인물들의 후일담까지 꽤 잘 마무리가 된 것 같다.

책 표지의 5명에 대한 이야기가 좀 더 나올 거라 예상했는데, 일부러 작가가 스스로 빈약하다 느껴 뺀건지 아니면 일러스트의 잘못인건지 알 순 없다.



어쩌면 내가 느낀 약간의 실망감은 돈 아저씨가 계속 돈키호테로 남아줬으면 하는 바램에 대한 배신일지도 모르겠다.

그래, 젊었을때 돈키호테였다 해서 나이 먹고도 돈키호테로 남으란 법 있나.

나이 먹으면 딸린 식구들도 늘어나고 여러가지로 책임질것도 많아지고.

당연하겠지. 나이 먹고도 풍차 보고 돌진하면 그게 또라이겠지.

나이 먹으면 산초처럼 어디 짱박혀 정착해야지.

자조섞인 이 말은 내 스스로에게 하고 싶은 말일지도.

"그 시절 우리는 모두 주인공이였으나, 시간이 흘러 지금의 나는 그저 조연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행복을 느끼는건,

앞으로 계속 가족과 함께 살아나아갈 삶이 주는 기대감 때문이리라.

억지로 쥐어짜는 감동이 없어서 더 마음에 들었던 소설이다.

앞으로의 작가의 소설이 더욱 기대가 된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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