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원, 은, 원
한차현.김철웅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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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 2024/03/27 ~ 2024/03/27

책 표지와 소개글만 보고 삘이 왔다.

이거다.

이 책이다.

20살 무렵으로 기억하는데, 오래전 너무 인상 깊게 봤던 소설이 있다.

사람들은 잘 모르는 소설로, 거의 나 혼자만 기억하는 소설이라 봐도 될 정도인데, '초록빛 모자의 천사' 라는 소설이다.

딱 그 책이 생각났다.

여자 주인공으로 보이는 미모의 여인이 표지에 있다는 공통점 뿐만 아니라,

정통 로맨스가 아닌, 무언가 다른 장르가 섞인 로맨스라는 점도 똑같고,

표지에서부터 소설의 내용까지 전체적인 어둡고 음울한 분위기.

비슷한 점들이 참 많았다.

그래서 몰입해서 몇시간만에 다 읽어버렸다.



600일, 햇수로 3년.

오랜 기간 동안 사귀어 온 차연(남자 주인공)과 은원(여자 주인공)

제주도로 같이 여행을 다녀온 다음날부터 은원이 잠수 탔다.

딱히 싸울만한 일도 없이 사이 좋게 잘 다녀왔는데 왜 연락이 안되는걸까?

카톡을 보내도, 전화를 걸어도 연락이 안된다.

헤어지자는 소린가?

아니면 무슨 일이 있는건가?

걱정되는 차연은 은원의 직장에도 찾아가 보지만, 직장 동료들 또한 은원이 회사에 무단으로 안나와 걱정중이라 한다.

은원의 집에는 은원이 생활하던 흔적만 남아 있을뿐, 은원은 없다.

급기야 경찰에 신고까지 했으나, 어디 우리나라 경찰이 괜히 짭새겠는가.

얼토당토 않는 말만 지껄일 뿐이다.


소설은, 두 연인이 처음 만난 이후의 과거 이야기과 은원이 사라진 시점의 현재 이야기가 번갈아 가며 쓰여져 있다.

물류센터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

그래, 저 나이때 사랑은 저렇게 찾아오는 법이지.

어느 순간, 느닷없이 가슴 속에 깊히 박혀버려 평생 각인되는 그런 사랑.


스포가 될 수 있기에 자세한 설명은 생략.

은원의 엄마인 차진선의 행동에서 어느 정도 눈치는 챘다.

스토리가 산으로 가겠구나 싶었는데 역시나 산으로 갔다.

근데, 어쩔 수 없다.

이런 스토리는 산으로 갈 수밖에 없다. 산으로 안가는게 오히려 더 이상한 그런 설정이다.

그래도 꽤 깔끔하게 이야기 전개를 했고 무난하게 마무리 지었다 본다.

차연이 변해버린 은원의 문신을 눈치채는 장면에서는 약간 소름도 돋았다.

진실을 알게 된 차연의 마음과 은원의 마음을 서로 비교적 공평하게 지면을 할애해서 설명한 부분도 좋았다.

절규하는 은원의 대사도 마치 폭풍의 언덕의 주인공인 히스클리프의 절규를 연상케 할 정도로 격정적인 토로였다.

홍콩 액션 영화를 생각나게 하는 르느와르식의 장면들도 나름 박진감 넘쳤고,

동아리 동료들이 위험에 빠진 두 주인공을 결정적 순간 도와주는 장면은 옛날 일드 보는 듯한 느낌도 들었고,

밀라 요요비치의 레지던트 이블 또한 자연스레 떠오르게 되었다.

로맨스든 뭐든 정통 장르는 적어도 끔찍할 일은 없지만, 이런 식의 몇 장르들이 합쳐진 소설들은 끔찍한 혼종이 되어 버리곤 하는데, 작가의 글 솜씨와 설정이 괜찮아 충분히 만족스러운 소설이였다.

다만, 풀리지 않은 떡밥 2개는 좀 아쉽다.

막판에 나타난 60대 아줌마의 정체는 그럼 무엇인가? 은원과의 관계는?

제목이 '은원' 도 아니고 '은원, 은, 원' 은 뭐지? 뒤의 '은' 과 '원' 은 무슨 의미인가?

소설이 맘에 들어 작가의 다른 소설들에 대해 좀 찾아보았다.

전부 다는 아니지만, 그래도 꽤 많은 소설들이 인근 도서관에 비치되어 있었다.

'사랑할 땐 사랑이 보이지 않았네',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요란하다', '사랑, 그녀석', 'Z : 살아있는 시체들의 나라' 등 뭔가 영화나 음악과 묘하게 관련있어 보이는 제목들이 눈길을 끈다.

조만간 깔끔하게 정리를 해서 차근차근 이 작가의 다른 책들을 읽어봐야겠다.

역시 난 로맨스 소설이 제일 좋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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