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돌아가는 가장 먼 길 - 임성순 여행 에세이
임성순 지음 / 행북 / 2023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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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 2024/01/18 ~ 2024/01/20

76년생 싱글인 작가.

글을 쓰며 먹고 사는 솜씨좋은 글쟁이인 이 사람은 이름과는 다르게 남자이다.

가죽잠바에 오토바이를 부르릉 타고 시베리아를 지나 알프스 산맥을 넘는 상남자중의 상남자.

..인것만 같았으나,

출중한 지식과 그에 걸맞는 글솜씨, 문장력과 매우매우 대비되는 허당끼와 B급 감성과 마초적이지 못한 의외로 연약한 모습까지.

어느 면에서는 내 모습을 보는것만도 같아 글을 읽는 내내 매우 유쾌했다.

무엇이 방구석에 쳐박혀 글만 쓰던 이 사람을 유럽으로 내몬것일까?

무엇 때문에?

글 속의 자아와 현실의 자아가 혼동되던중, 자신의 실존적인 모습을 찾기 위해서라고 작가는 밝히고 있다.

수개월간의 저 개고생을 통해 작가는 여행의 목적을 이루었을까?



내가 이래서 인문학 전공자들을 부러워한다.

나같은 선천적인 이과 사람들은 제 아무리 열심히 책을 들여다보고 공부해도 인문학 전공자들의 저러한 해박한 지식을 절대로 따라 잡을 수 없다.

아니, '더 위쳐' 를 하면서 칼로 썰고 불로 지지고 게임만 할 줄 알았지, '미하일 브루벨'이라는 러시아 화가를 어떻게 알 것이며, '리비아의 사자' 라는 그림을 어떻게 알 것인가?



베네치아와 밀라노의 중간즈음에 위치하고 있는 이탈리아 북부 소도시 베로나.

로미오와 줄리엣의 무대가 되는 도시라 한다.

세계사 공부 덕택에 유럽에 대해 혐오감을 느끼고 너무나도 싫어하지만,

또 이런거 보면 너무나도 부럽기도 하고.

상상만 해도 멋지지 않은가?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인 베로나.

서유럽을 가보지 '않은'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다가도, 또 가보지 '못한' 것에 대해 우울해지기도 한다.



작가 아저씨의 미친 클래스네.

저 멋지고도 멋진 아드리아해의 두브로브니크까지 가서 '대항해 시대' 게임을 떠올린다고?

그 옛날 밤새가며 하던 그 게임을?

'미친건가?ㅋㅋㅋㅋㅋㅋ'

..혼자 책 읽으며 빵 터졌다.

수년전, 번아웃인지 단순히 일하기 지겨워진것인지 이제는 시간이 지나버려 알순 없지만, 일을 1년간 그만두고 그동안 미뤄왔고 꿈꿔왔던 유럽 여행을 해보자는 결심을 했었었다.

그때 가장 가고 싶은 1순위가 바로 두브로브니크였다.

그곳에 가서 작가처럼 '대항해 시대'를 생각하는게 아니라!!, Westlife의 'Seasons in the sun' 을 들으며 석양이 지는 두브로브니크의 풍경을 넋놓고 바라보고 싶었다.

3개월간의 여행 (을 방자한 개고생) 끝에 작가는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다.

그 기간동안에 작가는 무엇을 얻었을까?

실존적 자아를 찾았을까?

하기사, 찾았다 한들, 뭔 소용일까 싶기도 하다.

어차피 지금도 여전히 방구석에 쳐박혀 글만 쓰고 있을것만 같은데.

연령대나 익산이라는 도시와의 인연, 책에서도 여실히 드러나는 B급 감성 등등 나와 교차점이 매우 많아 어떤 인간인지 사뭇 궁금해져, 도서관에서 이 양반의 다른 책들도 찾아보니 '회랑을 배회하는 양떼와 그 포식자들', '자기 개발의 정석', '기억하는 소설', '잉여롭게 쓸데없게', '컨설턴트' 등등꽤 많은 책들이 들어와 있었다.

언제고 꼭 이 사람의 모든 소설들을 읽어볼 생각이다.

간만에 아주 마음에 드는 작가를 알게 된 듯 하여 매우 만족스러웠다.

이토록 여행 에세이는 코드만 맞으면 정말 꿀잼 보장이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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