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나르는 지하철 - 지하철 택배 할아버지가 전하는 '가슴 따뜻한 세상 이야기'
조용문 지음, 이경숙 그림 / 리스컴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간 : 2024/01/15 ~ 2024/01/16

TV를 평소 전혀 보지 않기 때문에 유퀴즈라는 저 유명한 프로그램도 익히 알고는 있으나, 거의 본적이 없다.

때문에 이 책의 저자 역시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는데, 억지로 감동을 쥐어 짜내는 여타의 양산형 힐링 소설들과는 아주 다를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실제 자신의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에세이이기 때문에 훨씬 생동감 있을것만 같았고, 그 속의 이야기들도 아주 따뜻할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고, 그 예감은 내 기대를 훨씬 넘어설만큼 적중했다.



서울,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지하철 택배라는 노인 일자리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었다.

일정 나이를 넘어서면 대중교통 무료라는 무상 혜택을 기반으로 나름 틈새 시장을 잘 찾아낸 꽤나 괜찮은 정책인듯 싶다.

물론 난 서울 사람이 아니라 정확한 현황이나 평가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한다.

저자는 평생을 일하던 직장에서 은퇴하고 그 이후의 삶을 살아가며 바로 이 노인 일자리를 통해 겪은 수많은 일들을 블로그에 기록하다 유명세를 얻게 되어 방송도 출연하고 책까지 출판하게 되었다.

참으로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에피소드들이 간결하게 쓰여져 있으면서도 편한 마음으로 에세이 보듯이 읽을 수 있어서 좋고, 간간히 그 상황에 맞는 일러스트들도 덧붙여져 있어 보는 맛을 더해준다.



글솜씨도 상당히 좋다.

전문 작가만큼은 아니더라도 어지간한 일반인들보다 훨씬 더 글을 잘 쓰시는듯하다.

물론, 출판사의 보정도 어느정도 들어갔겠지만.

하지만, 작가의 글솜씨보다 더 놀랬던 건,

사람을 바라보는 작가의 따뜻한 시선과, 인생과 삶에 대한 깨달음이였다.

부처나 예수도 아니고, 깨달음이 뭐 별것인가.

그저 인생 열심히 살다 나이 먹으면서 자연스레 알게 되는 인생의 순리가 깨달음 아닐까?

난 아직 중년의 삶을 살고 있기에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고민해본 적은 없지만, 어렴풋하게나마 몇몇을 생각해보긴 했었다.

나의 노년의 삶도 저분처럼 배움의 삶이 되었으면 한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부모님이 늙어가는 모습을 보는 감정과 아이가 쑥쑥 커나가고 있는 모습을 보는 감정이 늘 대립된다.

고통과 환희가 공존한다.

이래서 인생은 고난이라고 하는가보다.

직업의 특성상 연세 있으신 분들을 많이 상대하게 되는데,

한때 날 찾아오는 할머니들에게 가끔 물어보던게 있었다.

"할머니, 돌아가신 엄마나 아버지 안보고 싶어요?"

매우 궁금했었던 그 때 당시의 나에겐 일종의 화두였다.

저렇게 나이 드신 분들은 이제는 부모를 떠나보낸지 오랜 시간이 흘렀으니까 감정이 좀 덜하지 않을까? 싶은 나 혼자만의 멍청했던 지레짐작 반(半), 그리고 이렇게나 시간이 지났는데 아직도 그리울까? 싶은 궁금증 반(半)이였다.

"아유 왜 안보고 싶어~"

"아 그럼 당연하지 이 사람아. 어쩔수 없으니 그냥 참고 사는거지."

"난 아직도 늘 생각나."

모두들 한결같은 대답이였으며,

치매때문에 정신이 왔다갔다하던 어떤 할머니는, 정신이 잠깐 멀쩡했을때 내가 물어봤었는데, 그때의 대답이 너무나도 큰 충격이였다.

"나 1-2학년때 학교 끝나서 개울가 건너서 집에 돌아오면, 매일 아부지가 나를 목욕시켜줬었지. 그 모습이 너무 그리워."

..라며 창문밖을 내다보는 그 할머니의 모습은 지금까지도 머릿속에 선명하다.

그 할머니의 어린 시절 모습이 상상되고, 나의 어릴적 모습이 기억나, 그날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펑펑 울었었다.

엄마, 아빠가 필요하지 않은 나이란 없다.

그제서야 그때 당시 나의 화두는 결말을 지었다.

누군가 그랬지.

청춘은 주인공이고, 중년은 조연이고, 노년은 단역이다.

백프로 공감하진 않지만, 어느정도 충분히 그럴듯한 말인것 같다.

스쳐 지나가는 일상 속에서 발견한 따듯한 여러가지 에피소드들을 통해 인생과 삶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어서 너무 마음에 들었던 책이였다.

온갖 억지스러운 힐링 소설들에 비하면 백배 낫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꿈을나르는지하철

#조용문

#리스컴

#에세이

#에세이추천

#유퀴즈

#지하철택배

#노인지하철택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