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그네 2
최인호 지음 / 열림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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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 2023/12/28 ~ 2023/12/31



슬픈 청춘들의 모습이여.

안타까운 눈빛으로 민우를 바라보는 다혜.

정말로 그녀는 저때 당시에는 민우를 위해 모든걸 다 바칠수 있었으리라.

청춘들의 불같은 사랑은 의례히 그러한 법이니까.

만약 민우가 저날 새벽에 일어나서 다혜를 내버려 둔채로 나가지 않고, 모든 역경을 함께 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지금쯤 저 둘의 모습은 달라져있을까?

지금쯤 저 둘은 행복할까?

알 수 없다.

선택의 순간은 찰나이고 그 결과는 영원하다.



결국 그리하여, 민우와 다혜가 마지막으로 만나는 모습이다.

내가 만약 민우라면 어떻게 했을까?

나라면 제니는 버려두고 내 본 모습을 속인 채, 다혜를 만나지 않았을까?

그러나 추악한 나와는 달리, 민우는 너무나도 순수했다.

현태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해석들이 있는것 같은데, 난 그렇게까지 입체적인 인물로 보진 않는다.

절친인 민우를 위해, 그리고 다혜를 위해, 둘을 위해 충분히 노력할만큼 노력했다.

그러다 결국 민우를 포기하고 자신의 사랑을 솔직히 털어놓은것뿐이다.

물론 마지막에 민우에게 거짓말을 할때에는 나 역시도 현태에게 화가 나기도 하였지만, 어쩌면 그건 셋 모두를 위한 가장 베스트 초이스 아니였을까 싶다.

영화판이나 드라판에서는 약간 비열한 그런 인물로 등장하는것 같던데, 그 작품들을 보진 않아서 정확한 비교는 어렵지만 적어도 내가 느끼는 원작 소설 속의 현태는 그렇게까지 비열한 남자는 아니다.

속마음이야 둘째치고라도 어찌됐건 민우에게 청첩장도 보냈고, 게다가 마지막에 현태가 한 행동은 어떠한가?



다혜의 구구절절한 저 마음은,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심정이리라.

글로 다 풀어 쓸 수도, 말로 다 밷을 수도 없을만큼, 하늘의 별빛만큼이나 많던,

그 수많았던 젊은 날의 추억들.

그때의 나, 그때의 너, 그때의 우리에 대한 기록이 없어서 안타깝다.

지금처럼 핸드폰이나 여러 도구들이 많았더라면, 젊은 날의 우리를 추억 속에서 다시 돌아보는게 가능했었을텐데.

그랬다면 반짝반짝 빛이 나던 너의 모습에 잠시나마 다시 취할 수 있었을텐데.

그랬다면 그렇게 빛이 나던 너의 곁에서 행복해하던 나를 보며 웃을 수 있었을텐데.

그 수많았던 나날들은 점차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시간들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새벽녁 떠오르는 햇살에 점차 바스러지는 안개처럼 언젠가는 내 머리속에서 흩어지겠지.

나 외에는 (어쩌면 너도?) 그 누구도 기억해주지 않는 시간들이기에 더욱 안타깝고 그립다.

흔한 클리쎼에 뻔한 스토리, 그리고 고구마를 한바가지를 먹은듯한 답답한 등장인물들 때문에 소설이 지금 2024년에 다시 보기엔 다소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청춘을 지나온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 수도 있기에 진부하지만 명작이라 부를만 하다.

다사다난했던 2023년의 마지막을 이 책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 만족스러웠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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