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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요, 그 뉴스가 어때서요? - 뉴스 똑똑하게 보는 법 ㅣ 왜요?
김청연 지음, 김예지 그림 / 동녘 / 2021년 12월
평점 :
한동안 가짜 뉴스가 쏟아져 나오면서 기사 내용에 대한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팩트 체커가 등장했다. 팩트 체커의 등장으로 뉴스 기사가 모두 사실만을 보도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왜 일부 언론사는 가짜 뉴스를 만들어 보도했을까? 그들은 어떤 목적으로 이런 행동을 했을까? 필자는 뉴스의 속성을 이해하고 뉴스를 가려낼 수 있는 눈을 가지기 위해 ‘적극적인 뉴스 소비자, 건강한 뉴스 소비자’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한다. ‘언론사에 대한 정보, 뉴스가 만들어지는 과정, 뉴스를 둘러싼 현재의 환경, 뉴스의 내용·제목·사진 등’을 꼼꼼하게 살필 때 우리는 똑똑하고 건강한 소비자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왜요, 그 뉴스가 어때서요?』는 가짜 뉴스에 속지 않고 똑똑하게 뉴스를 보는 방법을 알려준다.
<1장 특명! 헤드라인의 비밀을 찾아서>
뉴스는 완전무결하게 객관적일 수 없다고 말한다. 어떤 기사를 쓸 것인지를 선택하는 과정에서부터 기자의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된다. 언론사는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기사를 1면 머리기사에 배치한다. 신문, 방송 뉴스 포털 사이트의 메인 뉴스는 누군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선택’과 ‘필요’에 따라 배치한 것이다. 같은 뉴스를 각각의 매체에서 얼마만큼의 비중으로 다루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다른 관점으로 그 뉴스를 쓴 이유와 의도를 파악해 보라고 한다. 기사의 제목을 보고도 기사 내용과 관점을 짐작할 수 있다. 같은 뉴스라도 언론사에 따라 다른 관점에서 제목을 정한다. 특정 사건이나 역사적인 순간을 어떤 제목으로 기사로 실었는지를 비교해 보는 것도 기사를 객관적인 관점에서 해석하는 데 도움이 된다. 보도 사진으로도 사진 기자의 관점을 파악할 수 있다. 똑같은 장소, 시각에 똑같은 상황을 촬영할 때도 사진 기자들마다 관점이 다른 사진을 찍게 된다고 한다. 보도 사진도 기사의 제목과 내용처럼 언론사가 어떤 관점에서 뉴스를 바라보고 있는지를 알게 한다. 같은 상황을 전달하는 언론사의 보도 사진을 비교해 보면 보도 사진이 전하는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고 한다. 다양한 관점에서 뉴스를 접하고 싶다면 두 개 이상의 신문이나 뉴스 프로그램을 보라고 조언한다.
<2장 이건 진실, 저건 사실···대체 뭘 믿어야 하죠?>
일부 언론사들은 조회 수를 올리기 위해서 또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서 가짜뉴스를 만들어 퍼트린다. 가짜뉴스로 인해 사람들은 상처를 입고 사회는 혼란에 빠진다. 코로나 19 이후에 퍼진 가짜뉴스는 사람들을 불안에 떨게 만들었다. 이러한 가짜뉴스가 판을 치면서 ‘팩트 체커’라는 말이 등장한다. 뉴스에서 보도되고 있는 내용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감별해내는 과정을 의미하는 말이다. 60~61페이지에는 국제도서관연맹의 팩트 체커 가이드인 ‘가짜뉴스 판별 가이드’가 제시되어 있다.
“세상에는 세 가지 거짓말이 있다. 그럴듯한 거짓말, 빌어먹을 거짓말 그리고 통계다.”
(19세기 영국의 수상 벤자민 디즈레일리, 75페이지)
숫자로 이루어진 통계 자료는 대부분이 객관적인 사실을 나타내는 자료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통계 자료가 들어간 기사도 정치적으로 왜곡되기 쉽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통계 자료라고 무조건 믿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통계 자료가 부실한지, 통계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도 모른 채 인용한 것은 아닌지, 통계 자료를 필요에 따라 골라 쓰면서 왜곡하지는 않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독해 능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기사 속 통계가 무엇을 조사한 통계인지를 파악하고, 기사 내용에 맞는 통계 자료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통계 자료의 객관성과 출처를 알아보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3장 웃자고 한 말에 죽자고 달려들었다고요?>
뉴스를 더 재미있고 자극적으로 만들기 위해 새로운 신조어들이 등장했다. 신조어들 중에서는 차별적 표현을 담고 있는 내용들도 있다. ‘깜깜이 감염’(92페이지)이라는 말은 코로나 19가 재확산하면서 뉴스 제목으로 쓰인 단어다. 범죄사건 피해자에 대해서도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내용의 기사가 보도됐다. 이러한 보도 행태는 범죄사건의 피해자뿐만 아니라 유명인의 자살 사건에서도 똑같이 행해졌다. 언론사는 기사의 조회수를 올리기 위해 범죄 피해자와 유명인의 사생활까지 파헤치고 더 자극적인 표현을 써서 보도한다. 고정관념을 갖게 만드는 성별 고정관념이나 성 역할 고정관념으로 가득한 기사들도 있다. 사람들은 이러한 미디어에 반복해서 노출되면서 자신도 모르게 고정관념을 갖게 된다. 단순한 재미와 좀 더 자극적인 기사를 위해 사용했던 잘못된 표현들이 사람들에게 고정관념을 갖게 한다. 잘못된 고정관념을 조장하는 표현은 좋은 표현이라 말할 수 없다. 이러한 표현들이 쓰인 기사도 좋을 기사라 할 수 없다. 좋은 표현으로 쓰인 좋은 기사들이 더 많이 쓰이길 바래본다. 지금 나는 어떤 표현들에 노출되어 있고, 그 표현들을 얼마나 자주 사용하고 있는지를 점검해볼 필요성을 느낀다.
<4장 낚지 마세요, 이제 그물은 사양합니다>
필요한 정보를 찾기 위해 인터넷 포털 사이트로 들어가 검색을 한다. 내가 인터넷으로 검색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나에게 맞추어진 알고리즘이 작용한다. 다른 사이트에서 검색했던 상품이 또 다른 사이트에서 광고로 뜰 때 처음에는 섬뜩했다. ‘뭐야, 내가 한 게 모두 기록되고 추적되는 건가’라는 생각에 어이없고 무섭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일이 반복되면서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내가 검색한 데이터가 모여 나만을 위한 알고리즘이 만들어지고, 그 알고리즘을 기준으로 인터넷은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 결과로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 ‘나는 이걸 좋아해’라고 세뇌되는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나에게 제공된 데이터는 나의 생각을 한쪽으로 치우치게 만든다. 한쪽으로 치우친 뉴스를 계속해서 접하게 된다면 반대되는 주장을 받아들이기 힘들어진다고 한다. 이런 현상은 사람들 사이의 의사소통을 어렵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왜요, 그 뉴스가 어때서요?』을 읽는 동안 나에게 ‘뉴스를 똑똑하게 보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해본다. 답은 ‘아니오’다. 어느 순간부터 내가 보고 있는 뉴스는 한 가지 주제로 연결될 때가 많았다. 나는 그것이 내가 선택해서 그 주제에 관심을 갖고 판단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기사에 쓰인 내용을 아무런 의심 없이 사실로 받아들여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 하고, 마치 그것이 나의 의견이라는 착각을 할 때가 있었다. 왜 나는 아무런 비판 없이 기사 내용을 사실이라고 믿었을까? 그 행동이 내 생각의 세계에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를 생각하면서 순간 나 스스로에게 화가 났다. 의도적인 목적으로 쓰인 기사에 꼭두각시가 되지 않기 위해서 뉴스를 비판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왜요, 그 뉴스가 어때서요?』는 현명하게 뉴스를 볼 줄 아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나와 같이 인터넷으로 본 내용을 자신의 의견이라 굳게 믿고 있는 아이와 함께 읽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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