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뷰티 (완역본) 나와 모두의 클래식 1
애나 슈얼 지음, 위문숙 옮김 / 도토리숲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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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0년 영국 노포크에서 태어난 애나 슈얼은 열네 살에 발목을 다쳐 다리를 절게 된다. 걷는 것이 힘들어 말을 타고 이동해야 했던 애나는 자연스럽게 말에게 관심을 갖게 되면서 말의 고통과 슬픔을 이해하게 된다.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선고를 받은 후 죽기 전에 말에 대한 책을 써야겠다고 마음먹고 블랙 뷰티를 출간한다. 책이 나오고 5개월 뒤 애나는 세상을 떠난다.

 

어린 까망이는 엄마와 함께 목장을 뛰어다니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고든 대지주가 찾아와 까망이를 사겠다는 의사를 전달하고 주인은 까망이 길들이기에 들어간다. 억압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달래면서 길들이기를 한 주인 덕분에 까망이는 순하고 얌전한 말로 길들여진다. 고든 대지주와 그의 부인은 까망이에게 까맣고 아름다운 말을 의미하는 블랙 뷰티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고든 목장의 마부 존은 말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까망이와 다른 말들을 정성껏 보살핀다. 옛 주인에게 학대를 받고 자랐던 진저는 착한 옛 주인과 엄마의 사랑을 받고 살았던 블랙 뷰티를 부러워한다. 진저가 까칠한 말이 된 것은 학대를 받았던 기억 때문이었다. 진저는 마부 존의 보살핌을 받으면서 사람들에 대한 경계심을 풀고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고든 목장에서 행복한 일상을 보내던 말들에게 불행이 찾아온다. 고든 부인의 건강이 나빠지면서 고든은 목장과 말을 팔고 떠난다. 마음씨 좋은 고든 대지주가 떠나면서 블랙 뷰티의 시련이 시작된다. 백작의 목장에서 지내던 블랙 뷰티는 술에 취한 채 마차의 속력을 높인 마부로 인해 다리를 크게 다쳐 흉터가 남는다. 백작은 흉터가 보기에 좋지 않다는 이유로 블랙 뷰티를 다른 주인에게 팔아버린다. 고든 대지주를 떠난 이후 블랙 뷰티는 말을 아끼고 사랑하는 주인을 만나 사랑을 받기도 했지만, 말을 혹사시키고 학대하는 주인을 만나 몸과 마음에 큰 상처를 입기도 했다.

 

블랙 뷰티는 길에서 우연히 진저를 만난다. 백작의 아들이 혹사시켜 건강이 나빠진 진저는 상태가 더 악화되면서 주인이 여러 번 바뀌었다고 한다. 진저는 마부를 상대로 마차와 말을 빌려주는 사람에게 팔려와 고통을 겪고 있었다. 학대 받으면 가만히 있지 않았던 진저는 사람들이 아무 감정 없이 잔혹’(262페이지)해질 때면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참고 버티고 있다고 한다. 진저는 이 모든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죽고 싶다고 말한다. 제리가 떠나고 다른 주인에게 팔린 블랙 뷰티도 고통스러운 환경을 견디면서 차라리 죽고 싶었다고 말했던 진저의 말을 이해하게 된다. 하루도 쉬지 못하고 마차를 끌던 블랙 뷰티가 쓰러지고 수의사는 몇 달은 쉬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주인은 블랙 뷰티를 도살장에 보내려 한다. 말을 살리기 위해 수의사는 말 시장에 파는 것이 더 이익이라고 말한다. 그 덕분에 블랙 뷰티는 말 시장에서 농부 서러굿과 손자 윌리를 만나 새로운 보금자리로 떠난다. 윌리의 보살핌으로 건강을 회복한 후 새로운 주인에게 보내진다. 고든 목장의 수습 마부였던 조가 사육사로 있는 곳에 가게 된 블랙 뷰티는 조의 보살핌을 받으면서 몸과 마음의 건강을 모두 회복한다.

 

우리가 막을 수 있는 힘이 있는데도 잔인한 짓이나 잘못된 행동을

그대로 지나친다면 우리 역시 그 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네.”(252페이지)

자동차가 다니지 않던 19세기 영국에서 말은 중요한 교통수단과 운송수단이 되어준다. 말들은 사람들을 태워 나르고, 무거운 짐을 실어 나르는 일을 했다. 고든 대지주와 존, 제임스와 같이 말을 사랑하고 아끼는 이들은 말의 특징을 잘 살피면서 보살피고 길들였다. 하지만 이들처럼 좋은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말을 때리고 무거운 짐을 나르게 하면서 말을 혹사시키는 사람들도 있었다. 말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은 말을 존중하고 사랑으로 보살피면 말이 진심으로 주인을 따른다고 말한다. 하지만 말을 학대하는 사람들은 말은 때려야 말을 듣는다고 말하면서 말의 특성과 상태를 살피려 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유행에 따라 말의 꼬리를 자르고, 끔찍한 재갈에 줄을 달아 머리를 바짝 세운다. 강아지의 꼬리와 귀를 잘라 유행하는 모습을 만들기도 한다. 귀족들은 더 멋져 보이게 하기 위해 말에게 멈춤고삐를 달았다. 고삐를 맨 말들은 목을 움직일 수 없어 온 몸에 퍼지는 고통을 견뎌야 했다. 고든 대지주는 말의 멈춤 고삐를 채우는 것을 반대해 말에게 멈춤 고삐를 채우지 않았다. 멈춤 고삐를 채운 말을 보거나 동물을 학대하는 사람들을 보면 고든은 그 사람들에게 동물을 학대하면 안 되는 이유를 이야기하면서 말렸다. 제리의 마차를 이용하는 승객 라이트도 고든처럼 사람을 배려할 줄 알고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말을 학대하는 마부를 보면 지나치지 못하고 마부에게 말을 괴롭히지 못하게 했다. 그런 라이트를 보면서 친구는 남의 일에 신경 쓰느라 고생을 사서 한다고 말한다. 라이트는 사람들이 자기 일만 신경 쓰느라 고통 받는 사람들을 외면해서 세상이 험악해 진 것이라 한다. 잔인한 짓이나 잘못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말리지 않고 지나친다면 같이 죄를 짓는 것이라 대답한다. 라이트씨의 모습은 블랙 뷰티의 주인이었던 고든 대지주의 모습과 어린 마부 조를 생각나게 한다. 라이트, 고든, 조는 동물을 학대하는 사람들에게 그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해주고 동물을 보호했다. 마부 제리와 농부 서러굿과 그의 손자 윌리도 생명의 소중함을 알고, 동물을 사람처럼 아끼고 보살폈다. 이들은 자신들이 키우는 동물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이 동물을 학대할 때도 용감하게 나서 그 행동을 말렸다. 짐마차를 끌고 가던 블랙 뷰티에게 채찍질을 하던 마부의 행동을 멈추게 한 이름 모를 아줌마의 용기 있는 행동은 학대 받는 동물을 구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이다.

 

모든 생명체는 행복할 권리가 있다’(327페이지)

40년 동안 말을 보살핀 호텔 마구간의 마부는 20분만 말을 다뤄보면 사육사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고 한다. 보살핌을 잘 받은 말은 쾌활하고 차분하지만 보살핌을 제대로 받지 못한 말은 불안해하면서 제멋대로 움직인다고 한다. 소심한 말은 겁이 많아지고, 혈기 왕성한 말은 고약하고 위험한 말로 성장한다고 한다. 말의 성질은 어린 시절에 자란 환경에 따라 굳어진다는 것이다. 마부의 말처럼 말의 성질도 어떤 주인을 만나고 어떤 환경에서 자라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결국 말은 어떤 주인을 만나느냐에 따라 좋은 말이 될 수도, 나쁜 말이 될 수 도 있다. 학대하는 사람을 물었던 진저는 존을 만나면서 순한 말이 되어 자기 역할을 다한다. 사람과 말이 서로를 존중하고 소통할 때 채찍이 없어도 말은 사람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사람에게 존중받을 권리가 있듯이 동물도 존중받아야 할 권리가 있다. 블랙 뷰티는 사람의 인권이 중요하듯 동물들의 동물권도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책이다. 요즘도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아무런 가책 없이 동물을 학대하고 유기하는 일들이 벌어진다.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는 것은 동물의 권리를 존중하지 않기 때문이다. 동물은 물건이 아닌 생명을 가진 우리와 같은 생명체다. 동물도 사람과 같이 생명을 가진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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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의 끝없는 이야기 특서 어린이문학 1
이상권 지음, 전명진 그림 / 특서주니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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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리의 작은 백호가 태어난다. 산신령이 되고자 하는 열망에 빠진 검은 늑대는 산신령 후보가 될 백호를 죽이려고 한다. 백호의 어미는 새끼를 살리기 위해 인간의 집에 백호를 내려놓고 늑대를 피하다 죽는다. 태어난 새끼들이 모두 죽어 슬픔에 빠져 있던 늙은 개 누렁이는 품으로 파고드는 백호를 보면서 가슴이 뭉클해졌다. 허절구는 백호에게 죽은 아들의 이름을 지어주고 자신의 아이와 함께 키운다. 인간의 집에서 늙은 개 누렁이의 젖을 먹고 자란 백호는 인간들과 조화롭게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역병 귀신이 마을에 나타난다. 햇볕사슴족은 인간들의 사냥에 희생되어 끔찍하게 죽어갔고, 한이 맺힌 사슴이 무서운 역병 귀신이 되어 사람들을 공포에 빠트렸다. 까마귀가 찾아와 도망치라고 말했지만 허산은 도망치지 않고 마을에 남았다. 역병 귀신이 집을 찾아오자 허산은 귀신에게 인사를 하며 맞이한다. 당황한 귀신은 허산이 내놓은 곶감을 먹으면서 하소연을 시작한다. 하소연을 듣고 난 후 허산은 역병귀신의 마음이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말한다. 사람들을 죽게 한 것에 대해 나무라지 않고 허산이 힘들었겠다 말하는 순간 역병 귀신은 울컥했다. 엄마가 위로해준 것 같은 느낌을 받은 역병 귀신은 강물에 얼굴을 씻고 연기가 되어 사라졌다.

 

마음 가는 대로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는 이들에게 허산은 마음이 가는 대로하라고 말한다. 그 말은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는 힘을 가졌다. 허산은 상대가 말할 때 중간에 끊지 않고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준다. 마음을 공감해주고 그 마음이 가는 대로 따라가라고 말해주는 허산과 이야기를 나눈 이들은 속이 후련해지는 느낌을 받으면서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황부자와 수성대사는 아무에게도 지지를 받지 못하고 칭찬을 받지 못했다. 허산은 이들이 하는 말을 모두 경청하고 지지해주는 말을 한다. 허산의 절대적인 지지와 믿음 앞에서 황부자와 수성대사는 사람과 동물, 그리고 귀신을 돕는 일을 하게 된다. 황부자가 곳간을 열어 동물과 사람들을 돕게 하고, 아무도 돕지 않고 왕이 되는 것에만 집중했던 수성대사의 마음을 움직여 귀신들의 한을 풀어주게 했다.

 

마음의 소리를 따라가야 하는 것은 맞지만,

인간들은 허황된 생각을 스스로 마음속에다 주입할 능력까지 있지.

그래서 한번 잘못된 생각으로 살게 되면 평생 그렇게 살게 되는 거야.”(195페이지)

허산의 말을 듣고 마음의 소리를 따라갔던 이들이 허황된 생각에 빠지면서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된다. 황부자와 수성대사는 자신을 도와준 허산을 자유롭게 놓아주려 했지만 허산을 죽여야 한다는 사람들의 말에 넘어가 마음을 바꾼다. 허산의 영향으로 선행을 베풀면서 부와 명예를 얻은 황부자와 수성대사는 자신들의 탐욕에 의해 스스로 자멸해간다. 황부자는 수성대사가 준 영원한 생명수를 욕심내 혼자 마시다 죽었다. 수성대사는 더 잘생겨진다는 말을 믿고 검은 늑대의 뼛가루를 먹고 점점 몸이 작아졌다. 탐욕으로 생명수를 먹고 죽은 황부자를 탓했던 수성대사도 황부자와 같은 길을 걷게 된다. 우리가 마음의 소리를 들을 때 잘못된 생각을 마음의 소리라고 착각하게 되면 황부자와 수성대사처럼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된다. 황부자와 수성대사는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기 때문에 자신들이 원하는 삶을 찾았다. 하지만 마음의 소리를 외면한 순간 행복은 끝나고 불행이 찾아온다.

 

누구나 타고난 재능이 있으니 자신을 믿고, 마음이 말하는 대로 따라가라.”(175페이지)

곡마단으로 간 허산은 훈련을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고 동물들을 만난다. 동물들은 좁고 더러운 환경에서 우울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자신이 아무 능력도 없다고 생각해 삶의 의욕을 포기한 동물들도 많았다. 허산은 곡마단 단장 반쪽이에게 동물들을 자유롭게 풀어준다는 조건을 걸고 계약하겠다고 말한다. 반쪽이는 관객이 5백만 명이 넘으면 동물들을 자유롭게 풀어주겠다고 답한다. 허산은 가장 먼저 사육사들에게 다른 동물과 비교하는 말을 하지 말고 칭찬을 아낌없이 해주라고 말한다. 동물들에게는 자기가 하고 싶은 것,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하라고 조언한다. 그 덕분에 아무 능력도 없다고 생각했던 동물들이 각자의 재능을 발견한다. 무대에 오르는 동물들이 많아지면서 관객들이 몰려들었다. 관객이 5백만 명이 넘었을 때 허산은 반쪽이에게 동물들을 풀어달라고 요구한다. 하지만 동물들은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고 곡마단에 남는 것을 선택한다. 허산은 그들의 선택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선택을 강요하지 않고 혼자서 자유로운 삶을 찾아 떠난다. 곡마단을 떠나온 허산은 허절구 집을 찾아가지만, 허절구와 그의 아내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무덤을 찾아간 허산에게 허절구의 목소리가 허강을 찾아달라고 부탁한다. 허강을 찾아 떠난 길에서 아이들에게 돌을 맞고 있는 거지를 구한다. 거지는 바로 허산이 찾던 허강이었다. 허산을 만난 허강은 자신이 과거에 급제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부탁을 거절하는 허산을 원망하던 허강은 허산이 준 돈을 받고 떠난다. 곡마단 동물들은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재능을 찾고 인기를 얻었지만, 지금 누리고 있는 인기에 취해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의 소리를 외면한다. 허강이 과일나무를 키우면서 살고 싶다는 마음의 소리를 외면한 채 과거 합격이 마음의 소리라 믿는 것처럼 주입된 마음의 소리는 불행의 씨앗이 될 수 있다.

 

저는 제 마음속 목소리를 따라가는 것이 가장 옳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야만 제가 행복하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209페이지)

허강이 떠난 후 무거운 마음으로 길을 가는 허산 앞에 산신령과 까마귀가 나타난다. 산신령을 뽑는 시험 최종 선발자 두 명이 모두 독을 먹고 사망하면서 산신령을 선발하지 못했다고 한다. 산신령을 추천제로 뽑기로 결정하고 난 후 거의 모든 신들이 허산을 추천했고, 그 결과 허산이 산신령으로 뽑혔다고 한다. 하지만 허산은 산신령이 되는 것을 거절하고 봉래산으로 들어가 한 마리의 호랑이로 살아가겠다고 대답한다. 산신령이 되는 것을 거절하고 한 마리의 호랑이로 살고 싶다고 말한 허산은 마음속 목소리를 따라가는 것을 선택한다. 지금 나는 내 마음의 소리에 얼마나 귀를 기울이면서 살고 있을까? 허산의 말처럼 마음이 가는 대로따라가면서 살아가는 삶은 행복할까? 나에게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지를 생각해본다. 허산과 같이 새로운 곳을 찾아가는 수많은 이들의 꿈을 응원한다. 나 또한 늦었다고 포기했던 꿈을 향해 용기를 내어 한 걸음 나아가 보려 한다. 이것이 진정한 행복이라 생각한다.

 

호랑이의 끝없는 이야기는 백호 허산의 이야기다. 백호의 삶을 따라가면서 우리에게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살아가는 동안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 선택의 순간 가장 필요한 것은 나의 마음의 소리라는 메시지를 이야기한다. 삶의 모든 해답은 나의 마음속에 있다는 진리를 일깨워준다. 마음의 소리를 따라갈 때 우리는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의 마음의 소리를 들어보세요. 어떤 소리가 들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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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스노볼 1~2 (양장) - 전2권 소설Y
박소영 지음 / 창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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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상이 눈에 덮인 세상, 영하 40도 이하로 떨어지는 추위 속에서 살아야 한다면 어떨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발전소에 출근해 쳇바퀴를 돌려 만든 전기로 살아야 하는 세상이 된다면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미래에 온 세상이 얼어붙었을 때 인류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스노볼 1, 2의 주인공 초밤이 살아가는 세상이다.

 

<1>

바깥세상에서 열여섯 살이 된 초밤은 쌍둥이 오빠 온기와 함께 발전소에 출근한다. 발전소에 출근해 전력을 만들기 위해 쳇바퀴를 돌리는 것이 초밤과 온기의 일이다. 생일을 며칠 앞둔 날, 초밤은 길에 쓰러진 조미류를 발견하고 발전소 진료소까지 미류를 데리고 간다. 조미류는 스노볼의 액터였지만 드라마가 폐지되면서 고향으로 돌아왔다. 가족들은 미류를 버리고 이사가버리고, 고향 사람들은 미류를 병균 취급하면서 피했다. 진료소에 있는 초밤에게 스노볼의 디렉터 차설이 찾아온다. 고해리와 닮은 초밤에게 고해리의 대역이 되어 줄 것을 부탁하기 위해 찾아왔다고 말한다. 디렉터가 되고 싶었던 초밤은 차설을 따라 스노볼로 간다. 해리의 대역을 하면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면서도 안락한 생활이 계속되기를 바라게 된다. 해리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은 초밤은 차설를 속이고 해리를 만나러 나간다. 초밤은 해리가 놓은 주사를 맞고 의식을 잃은 후 차설의 동생 차향의 집에서 정신을 차린다. 차향과 함께 지내면서 차설이 어떤 일들을 저질렀는지 알게 되면서 고해리 복제인간들의 존재에 대해서도 알게 된다. 자신과 같이 고해리의 복제인간으로 태어난 아이들을 찾아간 초밤은 아이들에게 사실을 이야기하고 함께 가자고 설득한다. ‘초밤, 소명, 시내는 차향과 함께 스노볼에 침입해 생방송으로 차설의 악행을 폭로하고 차설은 감옥에 가게 된다.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마음먹었던 초밤은 이본 그룹 후계자 이본회를 만나 자신들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게 채널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초밤은 사라진 진짜 고해리를 찾을 것을 결심한다.

 

<2>

스노볼 시스템을 위협하는 초밤을 제거하기 위해 이본 그룹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초밤이 해리의 할머니 고매령을 찾아간 날 고매령이 칼에 찔려 사망한다. 고매령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초밤은 감쪽같이 고매령이 사라지면서 혼란을 겪는다. 카메라에 초밤이 고매령을 살해하는 장면이 찍혀다는 말을 듣고 배새린을 의심했지만, 이 모든 것이 이본 그룹의 이본영 회장의 음모라는 것을 알게 된다.

너도 세상을 바꿔서 너 자신을 구해 내. 그게 모두를 구하는 길이야.”(146페이지)

차귀방의 장례식장에서 만난 차설 디렉터는 이본이 초밤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 말한다. 자신은 세상을 바꾸고 싶었을 뿐이라 말하면서 세상을 바꿔 사랑하는 사람들을 구하라고 한다. 다른 사람이 다칠 것이 두려워 자신을 희생하려는 초밤에게 이대로 포기한다면 이본 그룹은 초밤이 지키려 하는 모든 것을 빼앗을 거라 경고한다. 초밤은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스노볼 설계자 신이채의 도움으로 지하 발전소에 들어간다. 발전소 사람들은 초밤을 보면서 소원이가 돌아왔다고 생각했다. 지하 발전소에 갇혀 쳇바퀴를 돌리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갇혀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멸망한 세상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 받고 있다고 생각해 아무도 밖으로 나갈 생각을 하지 못했다. 어쩌다 밖으로 나가려고 마음먹은 사람들은 온 몸이 딱딱하게 굳어 죽었다고 한다.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플라톤의 동굴 우상이 떠올랐다. 동굴에 갇혀 빛이 만든 그림자를 실체라 생각해 아무도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이들이 살고 있는 동굴, 바깥을 보고 온 사람이 진실을 이야기해줘도 믿지 않고 여전히 동굴 안에 머무는 이들의 모습이 지하 발전소의 사람들과 겹쳐 보였다. 이들은 모든 기억을 잃고 최면 상태로 새로운 기억이 주입되어 착취당하고 있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 지하 발전소를 지배하는 이본심과 선장이라 불리는 프랜의 아내 진진서가 돌아오면서 초밤의 정체가 탄로나 위기에 처한다. 그 순간 신이채의 도움으로 거울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발전소에 들어온 온기, 미류, 소명이 나타나 초밤을 구한다. 지하 발전소 우물의 전기 회로 스위치를 폭발시키기 위해 초밤을 대신해 미류가 우물로 들어간다. 우물에서 불기둥이 올라오고 폭발하기 시작했다. 미류는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거울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를 벗어나 밖으로 나온 사람들은 몸에서 수분이 빠져나가 메말라 죽었다. 지하 발전소 사람들이 밖으로 나오는 것을 막으러 가던 초밤은 심장에 고통을 느끼면서 쓰러진다. 그 순간 신이채가 본색을 드러낸다. 초밤을 이용해 이본 그룹을 무너뜨리고 자신이 스노볼의 지배자가 되려고 한다. 사람들에게 인공 심장 박동기를 붙여 전력을 만드는 것이 신이채의 계획이었다. 돕지 않겠다는 초밤을 죽이려는 순간, 소명, 시내, 새린이 나타나 초밤을 구한다. 스노볼에 도착한 아이들은 이본가로 들어가 생방송 중인 이본영을 붙잡는다. 이본 그룹의 음모가 세상에 알려지고, 사람들은 카메라에 찍히는 삶이 아닌 진짜 자신의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스노볼을 장악하고 특권을 누리면서 사람들에게 균형과 평화를 준다는 명분으로 이본 그룹은 힘을 키웠다. 이본영 회장은 지하 발전소를 돌리기 위해 사람들을 전력을 만드는 꼭두각시로 만들고, 이용가치가 떨어지는 순간 죽였다. 차설 디렉터는 이본 그룹이 장악한 세상을 바꾸겠다는 명분으로 해리의 복제인간을 만들어 이용했다. 스노볼을 설계한 신이채는 사람들을 추위와 노동에서 해방시켜준다는 것을 명분으로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 시키면서, 사람들이 인공 심장 박동기를 몸에 달고 살아가는 세상을 꿈꾼다.

그때는 내가 구원자를 만난 줄 알았어.’(438페이지)

차설에게서 도망친 고해리는 금지의 숲에서 마주친 이본영 회장이 구원자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본영은 고해리를 지하 발전소에 가두었고, 초밤을 무너뜨리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했다. 디렉터가 되고 싶었던 초밤에게 찾아온 차설과 이본영 회장의 음모를 밝히는 것을 돕겠다는 신이채는 초밤에게는 구원자 같은 존재들이었다. 하지만 차설과 신이채에게 초밤은 자신들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일 뿐이었다. 아이들이 구원자라 생각했던 이들은 아이들을 이용해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 했다. 이본영 회장과 차설 디렉터, 신이채 대표는 자신들이 가진 믿음과 이익을 위해 사람들을 이용했다. 세 사람 중 누가 더 악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우리는 각자 인생의 액터이자 디렉터가 되었다.(447페이지)

누군가에게 보여 지는 인생을 살아야 했던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위한 인생을 살 수 있게 되었다. 자기 인생을 스스로 계획하고 설계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사람들은 자기 인생의 주인이 자기 자신이기를 강렬하게 바란다. 초밤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삶, 자유, 생명에 대한 권한(452페이지)’을 아무런 의심 없이 타인에게 넘겨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지금도 어디선가는 이본그룹과 같은 이들이 사람들의 삶을 통제하고 억압하고 있지만, 그러한 세력에 저항하는 초밤과 같은 이들이 나타나 자신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삶에 대한 권한을 되돌려 주려고 노력한다. 작은 물방울이 바위를 뚫을 수 있는 것처럼 초밤과 같은 이들의 힘이 모여 , 자유, 생명에 대한 권한을 진정한 주인에게 되돌려 준다. 지금 이 순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는 삶을 살 수 있음에 감사한다. 모든 이들이 그러한 삶을 살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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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요, 그 뉴스가 어때서요? - 뉴스 똑똑하게 보는 법 왜요?
김청연 지음, 김예지 그림 / 동녘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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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가짜 뉴스가 쏟아져 나오면서 기사 내용에 대한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팩트 체커가 등장했다. 팩트 체커의 등장으로 뉴스 기사가 모두 사실만을 보도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왜 일부 언론사는 가짜 뉴스를 만들어 보도했을까? 그들은 어떤 목적으로 이런 행동을 했을까? 필자는 뉴스의 속성을 이해하고 뉴스를 가려낼 수 있는 눈을 가지기 위해 적극적인 뉴스 소비자, 건강한 뉴스 소비자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한다. ‘언론사에 대한 정보, 뉴스가 만들어지는 과정, 뉴스를 둘러싼 현재의 환경, 뉴스의 내용·제목·사진 등을 꼼꼼하게 살필 때 우리는 똑똑하고 건강한 소비자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왜요, 그 뉴스가 어때서요?는 가짜 뉴스에 속지 않고 똑똑하게 뉴스를 보는 방법을 알려준다.

 

<1장 특명! 헤드라인의 비밀을 찾아서>

뉴스는 완전무결하게 객관적일 수 없다고 말한다. 어떤 기사를 쓸 것인지를 선택하는 과정에서부터 기자의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된다. 언론사는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기사를 1면 머리기사에 배치한다. 신문, 방송 뉴스 포털 사이트의 메인 뉴스는 누군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선택필요에 따라 배치한 것이다. 같은 뉴스를 각각의 매체에서 얼마만큼의 비중으로 다루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다른 관점으로 그 뉴스를 쓴 이유와 의도를 파악해 보라고 한다. 기사의 제목을 보고도 기사 내용과 관점을 짐작할 수 있다. 같은 뉴스라도 언론사에 따라 다른 관점에서 제목을 정한다. 특정 사건이나 역사적인 순간을 어떤 제목으로 기사로 실었는지를 비교해 보는 것도 기사를 객관적인 관점에서 해석하는 데 도움이 된다. 보도 사진으로도 사진 기자의 관점을 파악할 수 있다. 똑같은 장소, 시각에 똑같은 상황을 촬영할 때도 사진 기자들마다 관점이 다른 사진을 찍게 된다고 한다. 보도 사진도 기사의 제목과 내용처럼 언론사가 어떤 관점에서 뉴스를 바라보고 있는지를 알게 한다. 같은 상황을 전달하는 언론사의 보도 사진을 비교해 보면 보도 사진이 전하는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고 한다. 다양한 관점에서 뉴스를 접하고 싶다면 두 개 이상의 신문이나 뉴스 프로그램을 보라고 조언한다.

 

<2장 이건 진실, 저건 사실···대체 뭘 믿어야 하죠?>

일부 언론사들은 조회 수를 올리기 위해서 또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서 가짜뉴스를 만들어 퍼트린다. 가짜뉴스로 인해 사람들은 상처를 입고 사회는 혼란에 빠진다. 코로나 19 이후에 퍼진 가짜뉴스는 사람들을 불안에 떨게 만들었다. 이러한 가짜뉴스가 판을 치면서 팩트 체커라는 말이 등장한다. 뉴스에서 보도되고 있는 내용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감별해내는 과정을 의미하는 말이다. 60~61페이지에는 국제도서관연맹의 팩트 체커 가이드인 가짜뉴스 판별 가이드가 제시되어 있다.

세상에는 세 가지 거짓말이 있다. 그럴듯한 거짓말, 빌어먹을 거짓말 그리고 통계다.”

(19세기 영국의 수상 벤자민 디즈레일리, 75페이지)

숫자로 이루어진 통계 자료는 대부분이 객관적인 사실을 나타내는 자료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통계 자료가 들어간 기사도 정치적으로 왜곡되기 쉽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통계 자료라고 무조건 믿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통계 자료가 부실한지, 통계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도 모른 채 인용한 것은 아닌지, 통계 자료를 필요에 따라 골라 쓰면서 왜곡하지는 않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독해 능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기사 속 통계가 무엇을 조사한 통계인지를 파악하고, 기사 내용에 맞는 통계 자료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통계 자료의 객관성과 출처를 알아보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3장 웃자고 한 말에 죽자고 달려들었다고요?>

뉴스를 더 재미있고 자극적으로 만들기 위해 새로운 신조어들이 등장했다. 신조어들 중에서는 차별적 표현을 담고 있는 내용들도 있다. ‘깜깜이 감염’(92페이지)이라는 말은 코로나 19가 재확산하면서 뉴스 제목으로 쓰인 단어다. 범죄사건 피해자에 대해서도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내용의 기사가 보도됐다. 이러한 보도 행태는 범죄사건의 피해자뿐만 아니라 유명인의 자살 사건에서도 똑같이 행해졌다. 언론사는 기사의 조회수를 올리기 위해 범죄 피해자와 유명인의 사생활까지 파헤치고 더 자극적인 표현을 써서 보도한다. 고정관념을 갖게 만드는 성별 고정관념이나 성 역할 고정관념으로 가득한 기사들도 있다. 사람들은 이러한 미디어에 반복해서 노출되면서 자신도 모르게 고정관념을 갖게 된다. 단순한 재미와 좀 더 자극적인 기사를 위해 사용했던 잘못된 표현들이 사람들에게 고정관념을 갖게 한다. 잘못된 고정관념을 조장하는 표현은 좋은 표현이라 말할 수 없다. 이러한 표현들이 쓰인 기사도 좋을 기사라 할 수 없다. 좋은 표현으로 쓰인 좋은 기사들이 더 많이 쓰이길 바래본다. 지금 나는 어떤 표현들에 노출되어 있고, 그 표현들을 얼마나 자주 사용하고 있는지를 점검해볼 필요성을 느낀다.

 

<4장 낚지 마세요, 이제 그물은 사양합니다>

필요한 정보를 찾기 위해 인터넷 포털 사이트로 들어가 검색을 한다. 내가 인터넷으로 검색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나에게 맞추어진 알고리즘이 작용한다. 다른 사이트에서 검색했던 상품이 또 다른 사이트에서 광고로 뜰 때 처음에는 섬뜩했다. ‘뭐야, 내가 한 게 모두 기록되고 추적되는 건가라는 생각에 어이없고 무섭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일이 반복되면서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내가 검색한 데이터가 모여 나만을 위한 알고리즘이 만들어지고, 그 알고리즘을 기준으로 인터넷은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 결과로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 나는 이걸 좋아해라고 세뇌되는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나에게 제공된 데이터는 나의 생각을 한쪽으로 치우치게 만든다. 한쪽으로 치우친 뉴스를 계속해서 접하게 된다면 반대되는 주장을 받아들이기 힘들어진다고 한다. 이런 현상은 사람들 사이의 의사소통을 어렵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왜요, 그 뉴스가 어때서요?을 읽는 동안 나에게 뉴스를 똑똑하게 보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해본다. 답은 아니오. 어느 순간부터 내가 보고 있는 뉴스는 한 가지 주제로 연결될 때가 많았다. 나는 그것이 내가 선택해서 그 주제에 관심을 갖고 판단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기사에 쓰인 내용을 아무런 의심 없이 사실로 받아들여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 하고, 마치 그것이 나의 의견이라는 착각을 할 때가 있었다. 왜 나는 아무런 비판 없이 기사 내용을 사실이라고 믿었을까? 그 행동이 내 생각의 세계에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를 생각하면서 순간 나 스스로에게 화가 났다. 의도적인 목적으로 쓰인 기사에 꼭두각시가 되지 않기 위해서 뉴스를 비판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왜요, 그 뉴스가 어때서요?는 현명하게 뉴스를 볼 줄 아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나와 같이 인터넷으로 본 내용을 자신의 의견이라 굳게 믿고 있는 아이와 함께 읽고 싶은 책이다.

 #서평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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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함께한 시간 - 마지막 드래곤 에린의 모험 책 읽는 샤미 10
남세오 지음, 김찬호 그림 / 이지북 / 202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삼백년 전 페르는 인간들의 배신으로 목숨을 잃고 재가 되어 사라졌다. 페르의 남은 정수에서 에린과 나탄이 태어난다. 에른켈의 어린 왕 이도를 지켜주기 위해 드래곤에게 도움을 요청한 에린은 이도를 구한 후 이도의 곁을 떠난다. 에린은 이도로 인해 자신이 약해질 것이 두려워 이도를 만나지 않았다. 에린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한 이도는 60년 동안 에른켈을 다스린다. 이도의 죽음을 듣고 난 에린은 전쟁 이후 생긴 마음의 상처가 영원히 사라지지 않고 남을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에린이 드래곤의 둥지에서 지내는 동안 시간은 흘러갔다. 오랫동안 드래곤이 인간 세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서 인간들은 드래곤이 존재한다는 것을 믿지 않게 되었다. 인간들은 점점 더 강해졌고, 인간들의 기술이 발달하면서 드래곤은 터전을 잃어갔다. 국력이 쇠퇴한 에른켈 사람들은 드래곤이 나타나 자신들을 지켜줄 거라는 믿음으로 베오부스 화산을 지켰다. 세월이 흘러 에린과 나탄 앞에 어린 소년 유진이 나타난다. 유진의 모습에서 이도를 떠올린 에린은 의식을 잃은 유진을 나탄과 함께 치료하고 보살핀다. 거대한 국가로 성장한 차모르는 에른켈을 공격하기 시작했고, 차모르 군대에 의해 부모를 잃은 유진은 드래곤을 찾기 위해 검은 숲으로 들어왔다고 말한다. 유진은 드래곤을 증오하는 차모르가 에른켈을 점령하면 베오부스 화산을 공격할 거라고 말한다.

 

단 하나의 생명도 없다는 걸 에린은 깨달았다.’(88페이지)

차모르는 드래곤을 없애기 위해 핵무기를 발사한다. 핵무기가 터지는 순간 그 안에 있던 모든 생명체가 사라진다. 처참하게 상처입은 갈색 드래곤 아민의 모습을 보면서 에린은 인간이 만든 무기가 통제할 수 있는 선을 넘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미사일이 폭발하면서 생긴 버섯 모양 구름이 사라지면서 검은 비가 쏟아지고, 남아 있던 동물들이 피를 토하며 죽어갔다. 핵미사일의 위력과 위험성에 놀란 인간들은 오히려 더 많은 핵미사일을 만들기 시작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핵미사일이 수만 개가 넘었다. 강대국 차모르와 아란티스는 서로에게 핵미사일을 겨누고 있게 되었다. 끔찍한 위력을 보고도 핵미사일을 포기하지 못하고 더 강해지기 위해 핵미사일을 만든 인간들의 모습을 보면서 드래곤들이 평가했던 것처럼 인간들은 멍청하다라는 말에 동의하게 된다. 어떤 재앙이 올 것인지를 알면서도 재앙이 될 무기를 수만 개 만든 인간들의 탐욕이 끔찍하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구에서도 강대국들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3차세계대전이 일어난다면 불바다가 될 것이라는 말이 있다. 서로가 서로에게 핵무기를 발사한다면 살아 있는 생명은 모두 사라질 것이다. 운 좋게 살아남는다고 해도 방사능에 의해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야 한다. “어차피 멸망할 거라면 차모르가 먼저 멸망해야겠지”(198페이지)라고 외치는 아란티스 군인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얼마나 어리석고 멍청한 생각인가. 이야기 속 지구가 아닌 현실 속 지구에 이런 인간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끔찍하고 무섭다. 인간과 드래곤의 어리석은 선택으로 인해 인간과 드래곤의 공존을 꿈꿨던 나탄과 유진의 꿈은 물거품이 되고 인간과 드래곤은 지구에서 사라져갔다.

 

인간이 만들어 낸 가장 고귀하고 찬란한 가치’(208페이지)

사랑, 정의, 명예’(199페이지), 에린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사랑했다. 패배할 것을 알면서도 명예로운 죽음을 선택했던 에른켈의 어린 왕 이도와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슬픔에 복수를 결심했지만 복수를 접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바치려한 유진의 모습을 보면서 에린은 인간들이 가지고 있는 가치에 대해 생각했다. 탐욕스럽고 이기적인 인간들은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이익만을 쫓아 세상을 무너뜨리기도 하지만, 이도와 유진과 같은 이들의 힘으로 인간은 다시 세상을 세우고 생존해 나간다. 에린은 인류 공통의 이상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용기가 있는 인간이 불멸의 삶을 살아가는 드래곤보다 고귀하다고 생각했다. 다른 드래곤이 위기에 처해도 돕지 않고 다른 생명체에 대해 무관심한 드래곤들의 삶보다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라를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려는 인간들의 삶이 더 고귀하다고 생각한다. 변하는 세상을 외면한 채 자신들이 최상의 지배자라고 생각하는 오만한 드래곤들은 결국 인간에 의해 세상에서 사라진다. 인간에게 관심이 많았던 나탄은 위기에 처한 에린을 구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할 줄 아는 나탄과 이도, 유진은 에린이 생각하는 고귀하고 찬란한 가치를 증명하는 이들이다. 에린이 본 미래에서 인간은 다시 번성해 세상을 가득 채운다. 가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이들이 존재한다면 인간들은 멸망하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것이다. 자연을 파괴하고, 탐욕에 눈이 멀어 서로를 공격하고 죽이는 현실이 계속되고 있지만 지구에서 인간은 멸망하지 않고 버틸 힘을 가치에서 찾는다. 더 많은 이들이 소중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면 인간은 세상에서 가장 강한 존재로 남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서평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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