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억안내서 공주
이진희 지음 / 파랑 / 2025년 12월
평점 :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초본을 떼면 여러 장이 될만큼 어린 시절 가정 형편상 거의 해마다 이사를 가야만 했다.
그래서 초등학교 아니 국민학교에 들어가기 전엔 고향집에서의 기억이라 할만한 것이 없다.
기억 속엔 희미하지만 부모님께 듣고, 사진으로 남아 있던 한양대학교 앞 행당동의 어린 시절 살던 집에 우연히 그길을 지나가다 들렀더니 어린시절 집 주인 아저씨 아니 할아버지의 문패가 그대로여서 부모님이 반가워하셨던 것이 이미 20여년 전의 일이다.
이진희의 <기억안내서 공주>는 공주에서 나고 자란 글쓴이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긴 책이다.
글쓴이가 3살부터 15살까지 살았던 공주 제민천 가의 작은 집, 그곳에서 1972년 막내 동생이 태어나는 것으로 기억이 시작된다.
그 집에서 부모님과 할머니 그리고 삼남매가 살았던 글쓴이의 추억들이 앨범 속에 잘 간직되었을 당시의 사진과 오늘날의 사진이 교차하며 글쓴이의 추억 속으로 독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글쓴이와 나는 아마도 십 년 가까운 나이 차이가 있을 것 같지만, 읽다보니 동시대를 살아온 사람으로 공감되는 이야기와 부러운 이야기, 안타까운 이야기가 교차된다.
비록 시대의 영웅과 같은 특출난 사람도, 멋진 인기인도 등장하지 않지만 평범한 사람들이 열심히 살아온 이야기가 담겨 있어 그녀의 기억 속 공주로의 여행에 동참하는 것이 이 책이 지닌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내가 보고 느낀 공주와 글쓴이가 나고 자란 공주와의 차이를 확인하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있다. 일독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