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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강남역 분식집
윤진선 저자 / 프롬북스 / 2025년 2월
평점 :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힘들게 공부해 대학에 진학하고 졸업 후 그 어렵다는 취업의 문을 뚫고 들어가서 그 힘든 승진을 하더라도, 어떤 이유로 경력 쌓는 일이 멈추면 그 자리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한참 뒤에서 더 어렵게 시작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여성의 경우 출산과 육아로 기존의 자리를 보존하기는커녕 다시 그 자리를 찾는 것이 무척이나 어렵다.
그래서 이른바 경단녀가 생기는 것이다.
나는 여성이 아니지만 몇 년 간의 해외 생활 이후 귀국하였더니 내를 찾는 곳은커녕 내가 갈 수 있는 곳이 전혀 없어 알바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한때는 잘 나갔던 입시학원 원장이었지만, 원장 출신이란 타이틀 때문에 다시 강사로 취업하기가 무척 힘들었고, 새로 차리기엔 자신도 없고 자본도 없어 이전같으면 쳐다도 보지 않았을 열악한 곳에서 다시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대기업과 외국계회사에 근무했던 윤진선 씨가 경력단절 끝에 분식집에 취업하여 자신의 경험과 깨달음을 적은 <어쩌다 강남역 분식집>에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그곳에서 만난 다양한 국적의 손님들과, 가성비를 따지며 최고의 맛을 추구하고 시시껀껀 태클을 거는 이른바 진상 손님들 등 다양한 인물을 만난 저자는 메뉴를 개발하기 위해 고심하고, 그렇게 어렵게 만든 메뉴도 재료 수급에 따라 과감하게 포기하였다.
이러한 저자의 모습을 보며, 강남역 분식집은 저자의 종착점이 아니라 새로운 인생의 힘이 되는 일종의 교두보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다 강남역 분식집>은 삶이 팍팍한 사람, 삶에 무언가 전환점이 필요한 사람, 의기소침한 사람에게 꼭 필요한 생각이 드는 깊은 울림을 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