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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의 속도
전혜지 지음 / OTD / 2024년 7월
평점 :
웹소설의 발달과 반비례해서 순수문학은 이전에 비해 많이 위축된 듯 하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 시대에 따라 독서 인구도 자연스레 줄었고, 그에 따라 자연스레 종이책의 발간량도 감소했다.
유튜브와 OTT의 발달로 이전에 비해 볼거리도 많아졌고, 이제는 순수문학과는 비교도 안되는 웹소설 시장은 웹툰과 드라마, 영화, 게임 등 인접 매체와 시너지 효과를 이루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한마디로 순수문학의 위기이다.
이런 위기에 목포에서 시행하는 박람회는 순수문학을 살릴 구세주가 될 수 있을까?
일제강점기부터 현대까지 김우진, 박화성, 차범석, 김현 등 걸출한 문필가를 낳은 목포에서 의욕적으로 전국 최초로 시행한 목포 문학박람회는 청년, 신진작가들과 함께 꿈꾸는 즐거운 문학 세계 구현을 목표로 한다.
그리고 작가를 꿈꾸는 문학도를 위해 청년 신진작가 출판 오디션을 하고 있다.
소설은 뭐니 뭐니해도 읽는 서사의 힘이 본령일 것이다.
실험적인 작품은 작가에게는 만족을 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묵직한 서사에서 오는 마음의 울림은 독자에게 만족을 주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정혜지의 <캐서린의 속도>는 목표 문학박람회의 청년 신진작가 출판 오디션에 선정된 작품이다.
그리고 한 마디로 독자의 공감을 받을 수 있는 소설로 꽉 채운 단편 소설집이다.
'비만은 병희다', '오늘의 운세', '나비키스', '수수료', '캐서린의 속도',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등 총 여섯 편의 단편 소설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표제작인 '캐서린의 속도'였다.
서술자인 '나'와 캐서린, 민진이, 하나 이렇게 네 명이 속한 단톡방을 배경으로, 20대 때에는 직장과 연애 이야기가 그들의 주된 관심사였지만 어느새 나와 하나의 자식 자랑으로 이야깃거리가 바뀐 모습을 그리고 있다.
관심사가 달라진 것처럼 각자의 삶도 달라져 전업주부의 길을 걷는 나와 직장인의 길을 걷는 캐서린은 방향도 속도도 다른 삶을 살고 있다. 그리고 네 명의 친구들은 친한 듯 하면서도 경계하는 미묘한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숨기려 하지만 누구나 알 수 있는 그런 사이이다.
사람마다 살아가는 속도는 다르고, 어느 누구도 타인의 속도에 대해 비난하거나 비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지만, 공감가는 이야기에 왜 이 작품이 표제작인지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그리고 삶의 속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기도 하다.
비록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출판 오디션 수상작이지만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주위 친구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