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선
이병순 지음 / 문이당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몇 년 전 중국 절강성의 닝보(宁波)에 갔다가 멋진 외관으로 유명한 닝보역사박물관에 방문한 적이 있었다. 

당, 송 시절부터 우리나라를 오가는 무역선이 오갔을 정도로 우리와도 인연이 깊은 이 도시는 송나라 시대 고려사관이 있기도 했다고 한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해양유물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는데, 수많은 중국인들이 모여서 보고 있는 것이 바로 우리나라 신안 해역에서 인양된 신안해저유물선의 보물들이었다. 

원나라 시절인 1323년 중국 닝보에서 출발해 일본으로 향하던 무역선이 신안 앞바다에서 침몰하고, 650년간 바닷속 20M에서 갯벌에 묻혀 있다 어부의 그물에 끌려 올라온 유물로 세상에 드러난 것이다.


신안해저유물선은 중국 무역선이었고, 엄청난 유물이 인양되어 유명해졌지만 실상 우리나라 해저의 보고는 태안 앞바다라 할 수 있다. 

이른바 마도 해역으로 알려진 이곳엔 2007년 주꾸미가 건져 올린 청자 접시를 시작으로 1만점이 넘는 수중유물이 출수되어 바닷 속의 경주로 일컬어진다. 

엄청난 물살로 인해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수많은 해난사고로 유명한 이곳은 <조선왕조실록>에 1392년(태조 4년)부터 1455년(세조 1년)까지 약 60여 년에 걸쳐 200척에 달하는 선박이 태안 마도 앞바다의 험한 물살인 안흥량에서 침몰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이다. 


이병순의 소설 <태안선>은 이곳을 배경으로 하여 고고학을 전공한 수중고고학도인 송기주를 주인공으로 해양유물전시관에 근무하며 침몰선에서 수많은 유물을 인양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소설이지만 실제 사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고, 현재도 마도 유역에서는 침몰된 고선박과 유물들의 인양 작업이 계속 되고 있기 때문에 마치 현실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든다. 

또 박물관에서 조명을 받으며 자태를 뽐내고 있는 옛 유물 한 점을 인양하기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 그것과 관련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생하는지 생생히 확인할 수 있다. 

고고학과 우리 문화재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같은 소설이다. 일독을 권하고 싶다.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