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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세웅 평전 : 정의의 길, 세 개의 십자가
김삼웅 지음 / 소동 / 2024년 1월
평점 :

어느새 지구촌의 인구가 80억 명에 이른다. 즉 80억 개의 인생이 있는 것이다. 이 중 자신의 안위와 상관없이 사회의 정의를 위해 불의에 맞서 싸우는 숭고한 인생, 거기다가 인류의 구원하는 종교인은 얼마나 될까? 인류 전체를 볼 때 극히 작은 수만이 이에 해당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삶을 사는 사람은 뭇 사람의 존경을 받아 마땅하다. <정의의 길, 세 개의 십자가>란 제목으로 함축된 함세웅 신부의 삶 또한 존경받아 마땅한 삶이자 동시대를 사는 사람으로서 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숭고한 삶임에는 틀림없다.

함세웅 평전을 지은 김삼웅 작가는 독립기념관장 출신으로 민주화와 독립운동에 헌신한 김구, 신채호, 한용운, 안중근, 안창호, 홍범도, 박열, 김대중, 김재규 등의 인물들의 평전을 집필한 평전 분야의 권위자이자 전문가이다.
나 또한 몇 년 전 유족의 의뢰로 조선의용군으로 독립운동에 헌신하신 애국지사의 평전을 집필하며, 한 인물의 일대기를 그려내기가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지를 체험하였다. 그래서 출생부터 신부가 되고, 유학을 마치고 귀국하여 신부로서 한편 교수로서 살던 함세웅 신부가 어떻게 민주화 운동에 투신하게 되었고, 또 어떤 박해를 받아 왔는지를 치밀하면서도 담담하게 그려낸 김삼웅 작가의 필력에 감탄을 금할 수가 없다.
그리고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십자가가 못 박힌 예수님처럼 우리 사회의 민주화를 위해 독재정권의 혹독한 박해에도 굴하지 않고, 온몸을 바친 함세웅 신부의 헌신에 경탄한다.

그의 일생을 관통하는 것은 한 마디로 '사랑'이다. 천주교 신부로서의 종교적인 사랑뿐만 아니라 조국과 민족에 대한 아낌없는 사랑. 그리고 그 근저에 드리워진 희생정신.
이러한 사랑과 희생정신이 오늘날의 민주사회를 가져온 원동력일 것이다.
이제는 팔순을 넘긴 노신부이지만 그의 겨레에 대한 사람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이제 지역 감정은 이전 세대에 비해 많이 적어졌지만, 좌우의 대립과 세대 간의 갈등, 그리고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불평등이라는 사회적 문제가 가득한 오늘날. 그의 숭고한 인생은 어떻게 사는 것이 바른 삶인지를 가르쳐주는 이정표와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함세웅 평전 <정의의 길, 세 개의 십자가>는 단숨에 읽는 책이 아니라 두고두고 곱씹어 읽을 만한 가치를 지닌 평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