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의 심중일기 1 - 혁명이냐 죽음이냐 그의 진짜 속마음은?
유광남 지음 / 스타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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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반이다. 김충선이 기어코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왕을 시해하고 역모를 일으켰다.

세자를 앞세워 옥문을 열고 나를 구출했다. 새롭게 왕이 된 세자가 내게 왕명을 내렸다.

왜나라 본토를 공격하라! 돌격의 거북선을 선두로 판옥선을 거느리고 출동했다.

이순신의 함대가 왜를 초토화 시키겠노라! 

나의 강력한 함대는 반드시 바다를 장악하며, 불패의 신화로 마감될 것이다!

- 이순신의 심중일기 11597년 정유년 3월 25일 을묘 -


역사는 지난 일들의 기록이기 때문에 만약이 없다. 그리고 승자의 기록이기도 하다.

하지만 '만약'이라는 가정이 붙는다면 어쩌면 현재는 많은 부분에서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웹소설에서 하나의 장르를 이루고 있는 대체역사소설 혹은 가상역사소설은 이러한 가정에서 출발한 소설들이 대부분이다. 이른바 회귀, 빙의, 환생 줄여서 회빙환 혹은 타임슬립이라 불리는 극적 장치를 통해 과거로 돌아간 주인공이 현재의 지식을 활용하고 먼치킨같은 능력을 발휘하여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유사한 내용이 너무 많고, 웹소설의 특성상 수준 미달의 글도 많은 것이 아쉽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유광남 작가의 신작 <이순신의 심중일기>는 비록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가미한 팩션 역사소설이지만 역사소설이 갖는 진중함과 깊이를 보여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 소설은 이순신 장군의 일대기를 기반으로 하였지만, 원균 등의 모함으로 억울하게 삼도수군통제사에서 파직되고 의금부로 압송되어 고초를 겪은 이순신 장군의 속마음을 소설로 표현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난중일기' 대신에 죄인으로 구금된 34일간 조선과 백성을 위한 역성혁명을 꿈꾸고 이를 토대로 이상적인 국가를 창조하고자 한 이순신 장군의 심중일기를 그린 것이다. 이 일기 속에서 이순신은 무능한 왕과 이를 이용하여 자신의 사욕만을 챙기려는 적폐의 신하들에 대한 절망과 분노, 그리고 나라와 백성을 위한 애정을 담아내고 있다. 



​가상 역사소설처럼 이순신이 결국 떨치고 일어나 무능한 왕과 그 아래 기생하는 불의한 신하들을 몰아내지는 않지만 역성 혁명에 대한 꿈을 꾸었다가 다시 현실로 돌아오고 말지만 영웅이라는 이름 아래 감춰진 인간 이순신의 고뇌와 내적갈등을 생생히 그려내고 있어 먼치킨이 판치는 소설과는 차원이 다른 감동과 여운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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