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산 - 똑같은 산, 똑같은 사람
최태영 지음 / 좋은땅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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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 먹자골목 앞에 저수지가 있다. 벤치에 앉아 저수지를 보면 큰 산이 하나 비춰지는데, 그 모습이 마치 똑같은 산 2개를 위아래로 붙여 놓은 것 같다. 그래서 12살의 꼬마 이정후는 그 산을 똑산이라 이름 붙이고 마치 친구처럼 매일 벤치로 가 산을 보는 것을 즐긴다.

그곳에서 엄마가 쥐어준 우유를 먹기 싫어 바닥에 버리다가 키 작고 배가 불룩 나오고, 아내는 무척 예쁜 어떤 아저씨에게 혼난다. 그리고 얼마 후 한 고등학생이 나타나 아저씨에게 왜 어제 자신을 밀치고 갔냐고, 왜 사과하지 않느냐고 따진다. 고등학생의 교복에 붙은 이름표를 보니 자신과 같은 이정후였다.

자신은 이 동네에 온게 처음이라며 당황하던 아저씨는 갑자기 꼬마 이정후의 이름을 물어보더니 갑자기 가방을 빼앗아 교과서에 적힌 이정후란 이름을 보더니 구해야 돼.”라는 소리를 되뇌이더니 어디론가로 도망친다.

이 소설은 똑산이 보이는 벤치를 배경으로 아내의 죽음을 막기 위해 과거의 나와 만나려는 36, 48, 59살 이정후가 노력하는 이야기이다.

 

소설 속에서 이정후는 12, 16살, 19, 36, 48, 59살이다. 나이마다 각자의 삶이 다르고, 과거의 잘못을 되돌리기 위해 노력하지만 많은 우여곡절을 겪는다. 과거의 사소한 일이 미래에 어떤 결과로 돌아오는지 나이를 먹은 이정후는 잘 알기에 이를 바로잡으려 하지만 기회를 번번히 놓치고 만다.

 

젊은 작가가 심혈을 기울여 쓴 이 소설은 곳곳에 복선이 넘쳐나고, 사건마다 마치 씨줄과 날줄처럼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마치 한 편의 드라마를 보듯 글을 읽으며 장면이 생생히 연상되는 것이 이 소설이 지닌 가장 큰 장점이다.

후기에서 작가는 이미 제2권의 내용도 구상해 놓았다고 하는데, 2권이 세상에 빛을 보려면 독자의 성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 머지않아 2권이 출간되길 기원한다.

 

[이 서평은 좋은땅 출판사의 도서지원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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