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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치와 봉봉과 수수께끼 요리사 ㅣ 꼬마 유령 아치, 코치, 소치 7
가도노 에이코 지음, 사사키 요코 그림, 고향옥 옮김 / 가람어린이 / 2023년 12월
평점 :

일본을 일컫는 말 중에서 귀신의 나라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일본은 귀신이 많다는 뜻일 것이다. 우리나라는 예전 전설의 고향이나 아랑이나 장화홍련처럼 억울함을 품고 죽은 이가 저승으로 가지 못하고 구천을 헤매다가 자신의 사연을 밝히고 한(恨)을 풀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일본의 귀신들은 특별한 사연을 지니고 귀신이 된 경우보다는 갓파나 오니, 야마우바, 유키온나 등 어떤 지역에 머물며 인간과 공존하는 존재인 경우가 많다. 영화 <링>이나 <주온>에 나온 귀신은 특이 케이스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 보니 일본에서 귀신은 다양한 매체의 주요 소재로 활용된다. <꼬마 유령 아치와 봉봉과 수수께끼 요리사>라는 긴 제목의 일본 작가가 쓴 동화에서도 꼬마 귀신(유령)인 아치는 무섭기는커녕 오히려 귀여운 동글동글한 하얀 몸에 종달새 레스토랑의 요리사로 일하며 별난 요리를 만들어 손님들의 사랑을 받는 존재로 그려지고 있다.
그리고 유령이면서 길고양이의 친구이기도 해서 양송이 할머니가 애지중지하는 방울토마토를 함께 서리해서 먹기도 한다. 그러다 양송이 할머니의 방울토마토 밭을 노리는 드라큘라 성의 괴물 즉, 수수께끼 요리사를 물리치는 이야기이다.
괴물을 물리치는 이야기는 동서양의 옛 이야기에 자주 등장하는 화소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지하국 대적 퇴치설화를 모티브로 한 <금원전>, <금방울전>, <최치원전> 등 수많은 이야기가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
이처럼 동서양에서 오래 전부터 있어온 친숙한 소재가 일본 특유의 귀신 문화와 결합하여 어린이들이 쉽고도 재미 있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로 탈바꿈한 것이 바로 이 동화가 지닌 특징이라 하겠다.
거기에 예쁜 그림과 함께 어우러지니 초등학교 1학년생인 우리 딸이 쉬지도 않고 단숨에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다 읽은 후 딸아이가 바로 "아빠 다음 이야기 읽고 싶어."라고 하는 것을 보니 이 동화는 아이들 눈높이에 딱 맞는 이야기임에 틀림 없을 듯 하다.
초등 저학년이 있는 가정에서는 구입할만한 가치가 있는 동화임에는 틀림이 없다.
[이 서평은 가람어린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할머니, 이 방울토마토로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스파게티를 만들게 해 주세요, 네?" - P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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