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미스터리 그리고 결혼 - 마크 트웨인 걸작선
마크 트웨인 지음, 김욱동 옮김 / 문학수첩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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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무엇이기에 수많은 인간들이 웃음 짓고 혹은 슬퍼해야만 하는 건지.. 당시 미국의 시대상을 반영한 <살인, 미스터리 그리고 결혼>은 지금의 우리나라 사회와도 비슷한 면을 찾을 수 있다. 돈 앞에서 무너지는 양심, 사랑보다 우선시되는 돈과 명예는 요즘 우리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어릴 적에 마크 트웨인의 만화와 책을 재밌게 즐겨 보곤 했었는데, 이제서야 이 책을 통해 스토리의 재미 뿐만 아니라, 그의 사상까지 엿볼 수 있어 결코 가볍기만 한 소설은 아니다. 이러한 재미와 유머 속에 따끔한 충고가 들어있다. 총 5편의 단편소설로 이루어진다. <해들리버그를 타락시킨 사나이>는 정직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한 마을에 한 나그네의 이 마을을 타락시키기 위한 복수심으로 4만 달러의 돈 자루가 도착하게 된다. 그 나그네에게 도움을 주었던 이에 대한 보답을 위한 돈이었으나, 그는 이미 죽었고, 대신 나그네가 그로부터 들었던 조언을 알고있고 죽은 그에게 도움을 준  자에게 그 돈이 주어지게 된다. 정직하던 그 마을 사람들은 돈에 눈이 멀어 조언으로 했던 그 말을 알아내는데에 관심을 쏟고, 죽은 그에게 자신들이 어떠한 도움을 주었는지 꾸며내기에 바쁘다. <살인, 미스터리 그리고 결혼>은 딸을 부자에게 시집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한 농부의 이야기이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 갖고 싶은 것을 손에 넣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더 많은 것을 가지려 하는게 인간의 본성이다. 요즘 새롭게 떠 오른 내 좌우면이 '행복하길 원한다면, 현재 가진 것에 감사하라'이다. 항상 이 글귀를 머릿 속에 되새기며 욕심을 줄이고 인간의 내면에 관심을 갖기 위해 노력한다. 돈이 없으면 할 수 없는 것들이 많지만 돈이 전부는 아니다. 돈이란 것에 얽매이게 되면 인간은 불행해지게 된다고 본다. 너무 돈에만 초점을 맞춰 서평을 쓴 건 아닌가 싶지만, 아무튼 마크 트웨인의 글을 통해 다시 한 번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본다. 유머 속에 담겨진 날카로운 풍자가 아주 멋드러진 작품이다. 어린 시절에 보았던 마크 트웨인의 작품을 다시 한 번 읽고 그 속에는 어떠한 충고와 진정한 의미가 담겨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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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퍼시 캉프 지음, 용경식 옮김 / 끌레마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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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자신만의 냄새를 갖고 있다. 같은 향수를 뿌린다 해도 사람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느껴진다. 나는 그다지 향기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고 살아왔다. 하지만 향기만으로 그 사람의 특징이나 인격을 예측해 보기도 하고, 짧은 만남을 갖고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잊혀지지 않고 기억해 낼 수 있다. <머스크>의 주인공 엠므씨는 40년동안 '머스크'향수만을 사용했다. 다른 향수에는 관심조차 없었지만, 그것만큼은 아주 광적이었다. '머스크'향수의 제조회사가 바뀌면서 향수 재료로 쓰이는 원액과 향수병이 바뀌게 된다. 그리고 향도 조금은 변하게 된다. 엠므씨의 자존감, 정체성을 일깨워주어 왔던 향수가 변했다는 사실이 그에게 상당히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그리하여 그는 옛 '머스크'향수를 수집하기로 계획한다. 그는 현재 69세의 나이로, 예상 수명을 90살로 정하고, 죽을 때까지 쓸 향수를 모으기 시작한다. 그는 이곳저곳을 다니고 편지를 보내고 광고도 내고 하지만 겨우 3년치의 향수만을 구한다. 향수의 하루 사용량을 줄여서 좀 더 오래 써보려 하지만, 그에게 생명과도 다름없는 향기가 조금만 뿌리니 냄새가 잘 나지 않자, 그는 오히려 무기력해지고 삶이 힘들어진다. 그리고 향기 뒤에 감춰져 왔던 그의 결점들이 그의 눈에 띄기 시작한다. 결국 그는 '머스크'와 함께 일찍 생을 마감하기로 결심한다. 자살이라는 단어를 떠올려보면 고통, 회피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엠므씨의 자살은 지금껏 내가 느껴왔던 이미지와는 너무나도 다르다. 자살이 어쩜 이렇게도 우아하고 아름답게 느껴질 수 있는걸까. 죽음이 두렵지 않다. 그에게는 머스크가 함께 이기 때문에. 노인의 향수에 대한 집착이 신기하고 우스꽝스럽지만, 또 그만큼의 열정이 부럽기도 하다. 나도 예전에는 향수 없이는 외출이 꺼려질 만큼 향수 애용가였다. 그 땐 그냥 향이 좋아서 뿌렸었다. 하지만 엠므씨를 보고 나니 향수는 단지 향기의 좋고 나쁨만이 아닌, 자아 발견, 자존감, 정체성, 이미지와도 많은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나도 엠므씨처럼 나만의 이미지를 만들 수 있는 특별한 향수를 찾아볼까 한다. 인간에게는 그만의, 그다운 향기가 나야 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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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일 1 - 불멸의 사랑
앤드루 데이비드슨 지음, 이옥진 옮김 / 민음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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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일'이라는 단어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하게 된 단어이다. 인터넷에서 검색해 본 결과, ‘가고일’은 고딕 성당의 외벽을 장식하는 괴물 형태의 물받이 조각상을 의미한다. 가고일의 외형은 말 그대로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괴물같은 모습이다. 저자는 왜 제목을 이렇게 지었을지 궁금해졌다. 카피문구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다운 러브 스토리”와 가고일은 대체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인지 잘 상상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의문은 책 몇 장을 넘기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전직 포르노배우인 주인공 남자의 끔찍한 교통사고, 그로 인해 전신에 입은 심한 화상. 바로 화상 입은 주인공 남자의 외형이 가고일과 같은 괴물의 모습이다. 그의 부인은 그 사람이 바로 자신의 남편임에도 불구하고, 사랑한다 믿었던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괴물같은 남자를 거부한다. 그의 몸에 새겨진 화상 상처는 언제나 사랑을 방해하는 방해물이지 사랑을 꽃피우는 촉매제는 결코 아니었다. 거의 온 몸이 완전히 망가진, 얼굴조차 예전의 흔적을 찾을 수 없는 심한 상처를 입은 남자. 과연 이런 남자가 어떤 러브 스토리를 들려줄지 내심 기대가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살짝 걱정도 되었다. 이 책은 두꺼운데다 2권으로 되어 있다. 아무리 러브 스토리가 장대하다 하더라도 300페이지가 넘는 두 권의 책으로 이야기할 만큼의 지루하지 않은 사랑 이야기가 있을까 싶어서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고일>은 지루할 새가 없는 사랑의 대서사시이다. 시대를 초월하고 공간을 넘나들며 인종을 뛰어넘는 가슴 아릿할 정도의 사랑이야기들. 그 한가운데 바로 이 소설의 또다른 주인공인 마리안네 엥겔이란 여자의 둘이자 하나인 사랑이 존재한다. 그리하여 이 소설은 작게는 7가지 사랑, 크게는 둘이자 하나인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다. 온통 신비로운 이야기가 들어있는 <가고일>. 700년이라는 세월은 한 사람이 100년을 산다고 했을 때 7번은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긴 세월이다. 참으로 긴 시간이었을텐데 마리안네는 그 세월동안 어떻게 살았을까. 잠깐의 '사랑'으로 너무 오랜 세월 힘들어한 그녀를 보며 '사랑'이란 무엇일까,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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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호 인생의 기술 - 멈추고 싶을 때 나를 일으켜세우는 지혜
공병호 지음 / 해냄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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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필요한 기술을 익힌다면 더욱 더 풍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우리의 풍요로운 삶을 이뤄낼 수 있도록 공병호 저자는 틈틈히 짬을 내어 20대의 젊은이 뿐만 아니라, 노년기가 가까워 오는 50대에게도 그 인생의 기술을 알려주기 위해 글을 쓴다.

 

저자 공병호님은 자신의 직업을 너무 만족스러워하고 즐기고 행복해한다. 아직은 천직을 찾지 못한 내가 더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살아간다면 하루빨리 자신이 진정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것을 찾고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내가 여태껏 무엇을 했나, 대체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에 대해 고민하며 한탄하고 푸념만 늘어놓았는데, 공병호님의 말대로 정말 열심히 살아보려 한다. 지금 하고 있는 일 열심히 하고, 퇴근 후에 평소 하고 싶었던 공부도 하고, 주말엔 잠깐의 여가 생활도 즐기면서 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학창시절에 열심히 공부하고, 학교를 졸업하면 죽어라 일해서 돈을 모으고, 늙어서 모은 돈으로 편안하게 살아간다. 하지만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은 이 세가지를 한 번에 행하라고 말한다. 평생 공부하고 일하고 노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좀 더 풍요로워질 수 있는 내 삶을 꿈꾸게 되었다.

 

현재 내가 일하고 있는 직장은 첫 직장이다. 그런데 면접보고 막상 합격통지를 받았을 때, 기쁘기 보다는 두렵고 불안했다. 그냥 다 포기하고 집에만 틀어박혀 있고 싶었다. 과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새로운 곳에 내가 적응할 수 있을까? 하지만 그 두렵고 불안에 떨었던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인간은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것에 두려워한다. 하지만 그것에 익숙해지면 그 불안과 두려움은 사라지게 된다. 차차 이 직장에서 적응하고 익숙해지자 처음 가졌던 두려움과 불안은 사라졌다. 무서워하지 말고 일단 한 번 부딪치면서 익숙해져 보면 별거 아니란 것을 깨닫게 된다.

 

공병호님 덕분에 난 자신감과 용기를 얻었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성공, 돈, 명예의 밑바닥에는 예의(예절)이라는 게 바탕이 되어야 꿈을 이룰 수 있다. 조만간 공병호님의 강연을 꼭 한 번 보고 싶다. 책을 읽으면서도 바로 내 곁에서 조언을 해 주시는 것처럼 느껴졌다. 정말 감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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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피행
시노다 세츠코 지음, 김성은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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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남편과 다 커서 자기들 삶을 살기 위해 엄마의 품을 떠나버린 두 딸. 그리고 자궁근종 수술로 여자로서의 삶을 잃어버린 타에코. 그녀곁엔 가족이란 이름의 남편과 딸들보다 자신을 더욱 잘 따르는 골든 레트리버 포포가 있다. 옆집 꼬마의 장난에 놀란 포포가 그 아이를 물어 죽이게 되자 타에코를 뺀 모든 가족은 포포에게 등을 돌려버린다. 포포를 포기할 수 없었던 타에코는 남편이 땅을 사기 위해 모아놓은 돈을 몰래 가지고 나와 무작정 포포와 함께 집을 떠난다. 그야말로 타에코오 포포의 도피행이 시작된 것이다. 집 주변을 한번도 떠난 적이 없었던 타에코와 늙어버린 개, 포포에게 11월의 날씨는 매섭기만 했다. 무작정 트럭을 얻어타고 길을 떠났지만 중간에 포포는 몰래 물건을 훔치려던 여자를 물어 상처를 입힌다. 안그래도 아이를 물어죽인 개라고 대중매체에서 대대적으로 보도한 후인지라 그들의 움직임은 자유롭지 못했다. 도쿄에서 멀린 떨어진 숲속에 있는 펜션에 자리를 잡은 타에코와 포포는 점점 자연의 섭리를 따라 살아가게 된다.
가끔 개가 사람보다 낫다는 생각을 한다. 쓸쓸하고 서글펐던 주인의 마지막을 지켜주었던 포포가 타에코에겐 가족보다 백만배 더 소중했을 것이다. 내 친구도 혼자 객지생활을 하며 외로워 하다가 강아지를 키우면서 성격이 밝아졌다. 타에코처럼 4,50대 우리 엄마 또래의 중년여성의 외로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우리 엄마도 자신에게 무관심한 남편과 자신의 품을 완전히 떠나버린 자녀들로 인한 상실감은 굉장히 컸을 것 같다. 이 책으로 인해 엄마의 마음을 조금은 헤아릴 수 있는 계기가 되어 다행이다. 4,50대의 나에게도 타에코와 같은 삶이 다가올지도 모른다. 내가 만약 이러한 상황이라면 그녀처럼 가출을 하기로 결심했을까? 아니, 난 그러지 못한다. 아마 대화로 풀어나가려 할 것이다. 난 그녀만큼 강하진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나 또한 가끔은 가출을 꿈꾸기도 한다. 매일 한 집에 붙어사는 가족들이라도 내 속마음을 알아주지 못하고 함께 해도 외롭고 쓸쓸할 땐 답답한 나머지 그런 생각이 들곤 하는 것이다. 잠깐이나마 그녀의 일탈로 위안을 삼았지만, 가까운 곳으로 홀로 여행이라도 다녀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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