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카모메 식당 ㅣ 디 아더스 The Others 7
무레 요코 지음, 권남희 옮김 / 푸른숲 / 2011년 2월
평점 :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1/0727/pimg_774243167684332.jpg)
かもめ 食堂(かもめ しょくどう). 갈매기 식당이다. 핀란드 헬싱키에 있는 작은 가게. 마을 사람들은 어린 아이가 소꼽장난하듯 꾸려나간다고 생각하는 그 곳. 그곳에 의문스러운 식당 주인, 사치에가 있다. 몸집이 작고 얼굴이 어려 핀란드 사람들은 꼬마아이로 짐작하지만 그녀의 나이는 서른 여덟. 항상 새로운 것만 추구하던 도시락 회사에서 나와 자신만의 가게를 꾸리기 위해 핀란드를 찾았다.
"화려하게 담지 않아도 좋아. 소박해도 좋으니 제대로 된 한 끼를 먹을 만한 가게를 만들고 싶어." _ 사치에
그녀의 집에 들어온 첫 손님, 토미. 토미는 '독수리 5형제'를 매우 좋아하는 일본마니아다. 핀란드 사람들이 낯을 많이 가리는 덕에 한산했던 그녀의 가게가 다소 시끄러워졌다. 토미는 매일 출근도장 찍듯 그녀의 가게를 찾았으며, 자신이 너무 좋아하는 '독수리 5형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했다. 좋아하는 이야기를 하며 소년다운 미소를 맘껏 뿜어내길 바랐던 토미의 마음을 사치에가 받았다. 비록 돈 한푼 내지는 않지만 그래서 그는 사치에의 가게의 단골이다.
"<독수리 오형제> 주제가. 알고 싶습니다. 모르는 것은 매우 큰 슬픈 문제입니다." _ 토미 힐트넨
부모님을 모시다가 결혼도 하지 않고 어느덧 40대 초반을 맞은 미도리. 토미를 위해 '독수리 오형제'를 찾던 사치에의 눈에 일본인 그녀가 눈에 띄었다. 혹시 독수리 오형제 주제가 아세요? 그 인연으로 그저 손가락이 짚은 핀란드에 오게 된 그녀를 자신의 집에 초대하고, 있을 동안 함께 지내게 되었다. 의미 없는 회사일로 허송세월을 보내다가 자신이 다시던 회사가 망하자, 그것를 계기로 인생에 변화를 주기 위해 떠나 온 핀란드에서 카모메 식당의 긍정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 처음에는 손님으로, 다음에는 카모메 식당의 직원으로 사치에의 일원이 된다.
"예, 그럼요. 손가락이 가리킨 곳에 가기로 마음먹었으니까요." _ 미도리
핀란드로 오면서 짐을 잃어 카모메 식당에서 휴식을 취하게 된 마사코 신도. 그녀의 이야기는 한숨을 타고 자연스레 풀어졌다. 부모님이 연이어 돌아가시고 업친 데 덮친 격 동생의 파산으로 저당 잡혔던 맨션과 동생의 집이 날려 50세의 자신에게 남은 건 처량한 원룸 하나 뿐. 기분 전환 삼아 오게 된 필리핀에서는 짐을 잃어 왜 이모양인지. 마사코의 나이는 50. 다른 여성들은 이미 결혼해 아이까지 바라보고 있을 나이의 세 여자가 만났다. 꿈을 좇아, 인생의 의미를 좇아, 자신을 좇아 카모메 식당으로 모인 세 여성. 그녀들의 실타레가 서로 얽혀 풀리는 역설적인 공간에서 내 마음까지 더불어 담담해졌다. 나까지 그곳, 카모메 식당을 다녀온 것 같은 느낌이다.
"생각해보니 나한테는 핀란드에 온 것 자체가 '부인 업고 달리기'와 같은 거였어요." _ 마사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