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망고 - 제4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36
추정경 지음 / 창비 / 201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캄보디아에서 망고를 ’스와이’라고 한다. 스와이를 곱게 발음하다보면 책 속에서 버젓이 고개를 들고 있는 수아가 되어 있다. 이상한 외국인 할아버지는 틈만 나면 수아를 망고라고 부르며 배실배실 웃어댄다. 봉주르. 망고. 우아하게. 수아의 세상은 그러나 여유가 없다. 엄마랑 이혼한 아빠는 한국에 있고, 함께 살던 엄마는 자신이 모아둔 비상금까지 들고 도망갔다. 게다가 엄마가 하던 가이드 일을 한 번만 더 펑크내면 또 일을 잘릴 지경이다. 다음 번 낼 학비도 부족하다는데. 수아가 보기에 엄마는 철딱서니가 없다. 그런 엄마를 보며 자신도 아빠처럼 엄마와 이혼하고 싶다고 외친다. 


청소년기의 수아는 한국인이지만 다른 청소년들과 남다른 고민을 해야한다. 생계를 고민해야 하고, 자신이 살고 있는 이곳에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늘 투닥여야 된다. 날씨도 덥고, 말도 못 알아듣겠고, 생각도 통하지 않는 이곳은 수아에게 짜증이 날 뿐이다. 도망간 엄마도, 이 더운 나라도 다 싫다. 하지만 살아남아야 한다! 학생의 처지에서 학업과 우정을 저울질하는 그들의 내면을 다룬 여타 청소년 문학과의 차이점이 이 소설의 힘을 보여준다. 수아의 남다른 고민과 예기치 않게 닥친 사건은 이 소설을 청소년뿐만 아니라 캄보디아로 이주해서 사는 한 가족의 이야기로 범위를 넓혀준다. 제 4회 창비청소년 문학상의 저력은 여기에 있다. 


무책임하게 도망 간 엄마를 대신해서 수아는 어설프게 가이드 일을 떠맡는다. 당장 돈이 필요한데다 엄마의 일이 잘리면 다시는 가이드 일을 얻을 수도 없다. 엄마의 친구 미경 아줌마의 도움으로 6명의 인원을 처음 가이드하게 된 수아는 어설프기 짝이 없다. 처음 세상에 발돋음하여 첫 일을 맡은 사회 새내기의 심리가 그대로 엿보인다. 수아가 맡은 여행객 중 한 분인 오봉 아저씨는 여타하면 까탈스러운 말을 꺼낸다. 엄마인 지옥을 행세하는 수아에게 본명이 맞냐고 수어 번 물어보고, 프로그램에 대해 비아냥대기 일쑤다. 엄마의 지명고객이라는 오봉아저씨네 부부는 알고보니 한국에서부터 찾아 온 달갑지 않은 손님이었다. 망고는 그들은 안내하는 과정에서 이해할 수 없던 엄마도, 캄보디아 사람들도, 또래의 쩜빠도 이해하게 된다. 낯설기 짝이 없는 공간에서, 수아의 고민은 결국 우리네 청소년들의 고민과 비슷했다. 부모와의 갈등, 친구와의 갈등, 다른 국적을 가진 사람들과의 관계. 같은 고민을 다른 환경에서 이야기 한 망고의 고민은 더욱 절실하게 느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