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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복 수사 ㅣ 제복경관 카와쿠보 시리즈 1
사사키 조 지음, 이기웅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사건이 터졌다. 의미심장한 신고가 여럿 들어오고 마을의 순사부장 카와쿠보 아츠시는 걸음을 재촉했다. 눈에 보이도록 뻔한 사건도 단숨에 해결되는 일이 없었다. 마을이 작은만큼 서로 간에 좋지 않은 일을 숨기려는 보수적인 시선이 가득했고 사람들은 아직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은 제복경찰 카와쿠보를 신뢰하지 못했다. 카와쿠보는 그런 사람들 사이에서 사건 틈틈히 마을 이야기를 듣고, 소문을 따라가고, 진실을 추적했다. 그의 발자취가 긴박하고 정밀하게 얽매인 연작소설이 되어 사건이 이어졌다.
장편소설에 대한 기대가 다섯 개로 쪼개어진 단편으로 도착했을 때 그 틈을 메꾸어준 ’경찰소설’이라는 이름이 고마웠다. 하나의 배경과 카와쿠보라는 동일한 인물이 사건을 이끌어 단편소설이지만 끊이지 않는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는데 그 덕에 이 소설의 매력이 배가 되었는 것 같다. 이 소설은 사실 저자가 단편(「일탈」(2004))으로 내놓을 것을 시리즈로 기획했다고 한다. 인구 6000명의 작은 마을에서 시작한 작은 이야기가 작가의 뛰어난 필력으로 담담하면서도 매력적인 시리즈 경찰 소설이 될 수 있었던 것. 이제 이 마을은 책을 덮고나서도 이런 저런 사건이 일어나고 있을 능동적인 마을이 되고 말았다. 지구 어딘가에 숨어 있을 것 같은.
다양한 추리소설에서 뛰어난 탐정에 눌려 빛을 발하지 못했던 경찰이 이번에는 주인공이 되어 경찰세계의 모습을 보였다. 상시 대기에 신고를 받고 사건현장에 가기까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정보를 수집하고자 하는 집요함, 가족과의 관계와 경찰인 자신을 바라보는 일반 사람들의 시선까지. 그렇기에 소설이 극적구성으로 이루어졌다기 보다 일상적인 삶이 굴러가는 것처럼 긴장의 끈이 바짝 당겨졌다가 놓이고 다시 또 쥐어졌다. 끝났다고 마음을 편안하게 두었다가 드문드문 남겨진 사건의 뒷꼬리가 잔잔한 반전으로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김밥꼬투리가 문득 맛난 것처럼 ’제복수사’의 어느 한 곳 허투루 쓰이지 않은 흐름이 이 책을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는 이유였다. 작은 마을에서 일어난 사건을 중심으로 그려낸 사사키 조의 경찰 소설 ’제복수사’, 사건이 일어날수록 자꾸만 완성되는 세상에 빈틈이 보이지 않았다. 분명히 살아있는 그쪽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