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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식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
이상권 지음 / 자음과모음 / 2010년 9월
평점 :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74243167604115.jpg)
다섯 아이의 마음이 훌쩍 자라는 것을 느꼈다. 그러면서 가장 놀랐던 것은 저자가 막 청소년에서 어른이 되어가는 소년 · 소녀들의 내면심리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것과 그것을 지면에 자연스럽게 이끌어냄으로써 독자에게 공감할 기회를 너무나 쉽게 만들어 준 점이다. 저자인 이상권의 소설은 그래서 아름다웠고 감동이 넘쳤다. 어린 내면을 가진 주인들이 솔직한 자신의 속마음을 내어놓고, 자신의 이야기를 담고 차츰 다른이의 마음까지 이해할 수 있을 때, 그들이 받았던 넓은 마음과 세상이 내게도 주어진 것 같았다. 나의 성인식은 마치 이 책을 읽고서야 이뤄진 것 같았다. 달리 성인식을 겪지 못한 내게 참으로 감사할만한 선물이 되었다.
나는 작년에 성년의 날의 맞았다. 처음에는 성년의 날이 무엇인지도 몰랐고, 그 날을 거치는 의미도 전혀 알지 못했다. 작년, 재작년 성년의 날을 맞은 선배들에게 선물을 전하면서 진심을 담은 축하한다는 말만 전할 줄 알았다. 내가 그 축하를 받으리라곤 생각도 못했다. 그렇게 어영부영 성년의 날이 지나고 나는 내가 어른이 되어간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다만 대학생이 되고 1년 반의 시간을 보내면서 배운 것은 참 많았지만, 아직도 내가 어른이 되려면 부족한 것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설이나 추석이 되어 할아버지, 할머니를 뵈러 갈때면 나는 꼭 세뱃돈을 받는 어린 아이라는 생각만 들었다. 이 책을 읽고나서야 나는 내 마음이 성숙할만한 성인식을 겪지 못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눈을 뜨면 공부를 하고 감으면 잠을 자야하는 생활에 익숙한 탓이었다. 하고 싶은 것에 대해 꿈을 꾸는 시간은 있었지만, 정말 생각을 성숙시킬만한 철든 노력을 할 시간은 없었던 것 같다.
그리고 대학생이 되었고, 일년이 지나 성년의 날을 맞았다. 그 즈음 생일도 지나 나는 정말로 21살의 나이를 꿀떡 삼킨 어른아이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마음을 다독일 수 있는 하루가 연이어졌다. 이즈음 꿈에 대한 고민도 가장 성했고, 내 하루하루를 더 소중히 여겼던 것 같다. 꿈을 이루기 위해 살아가는 하루는 힘들거나 지쳐도 즐거웠기 때문에 은연중에 나만의 성인식을 치뤄버린 것 같았다. 그래도 남은 미연의 장난스런 마음은 이 책을 읽고 마음 속에 남아있던 일말의 상처도 치유하고 공감도 하며 다른 아이의 마음도 엿본채 성장해가고 있다는 걸 느꼈다. 이로써 나는 정말로 성인식을 치뤘었구나 혹은 치뤘구나 하고 당당하게 느낄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는 내내 마음 한 구석이 뜨거웠다. 내 마음에 꼭 와닿는 이야기였다. 시를 쓰는듯이 공을 들인 듯한 어휘로 수를 놓아 갖은 청소년들의 마음을 끄집어낼 수 있는 소설을 쓰신 이상권 작가님의 소설을 읽게 되어 잠시, 행복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