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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파워
쑨자오둥 지음, 차혜정 옮김 / 씽크뱅크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74243167602450.jpg)
평소에도 ’경제’와 관련된 내용을 어렵게 대했다. 그래서 고등학교 때도 선택과목으로 경제에 관련된 과목을 선택하지 않았고, 우연히 배우게 되더라도 그 내용을 익히는 데 곤란을 많이 겪었다. 잠깐 설명을 들을때는 흥미롭게 생각을 하더라도, 막상 그 내용을 바로바로 습득하기에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많이 뒤쳐졌다. 내가 ’경제’ 관련 분야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른 아이들보다 좀 더 많은 시간이 걸려야 했다. 그래서 자연스레 나는 ’경제’를 멀리하기 시작했다. 여러모로 흥미로운 내용을 많이 다루고 있는데 아쉬웠던 적이 많았다. 그래서 대학교에 와서도 작년 경제와 관련된 ’경제의 이해’라는 과목을 듣긴했다. 교수님께서 아주 훌륭한 분인데다 성우 못지 않은 목소리를 지니셔서 수업을 매우 재미있고 유익하게 잘 진행하셨다. 다행스러운 일이었지만 거기까지. 역시나 다른 아이들에 비해 더 넓은 시각을 갖지 못하고 이해하는 정도가 뒤떨어졌기에 나는 은연중에 가득 열등감을 지니고 있었다. 또 다시 아쉬운 ’경제에의 거부’를 행사해야 했다. 당연하다는 듯이 그 결과인 성적도 그리 좋지 않았다. 그만큼 ’경제’는 흥미롭지만 잔뜩 어려운 분야였다. 나는 내가 왜 이렇게 ’경제’를 이해하지 못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렇게 좋아하고 싶어도 좋아할 수 없는 것으로 ’경제’는 저 멀리, 어딘가 존재하고 있었다.
화폐 논리도 내 나름의 ’경제’였다. 그래서 처음 이 책을 보았을 때는 망설임이 많았다. 먼저 이 책을 읽어도 내가 이 책을 이해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앞섰고, 중국인 저자인 점이 두번째로 신경 쓰였다. 쓸데없지만 내 마음의 앙금처럼 남아버린 걱정은 둘째치고 중국인, 즉 외국인이 쓴 이질적인 시각에 다가서기 어려울까 걱정이 많았다. 물론 이 책은 자신의 자국화폐인 위안화에 대한 논리를 다루었기에 좀 더 전문적이고 본질적인 내용을 잘 다루었겠지만, 나 스스로가 외국의 정서를 이해하지 못해 책을 보다 잘 이해하지 못하는 점이 아쉽고, 그 미묘한 감정이 뒤따라 싫었다. 그래도 이제껏 유일하게 가본 외국인 중국에서 위안을 직접 쓰며 물건을 살 수 있었고 값진 추억을 만들 수 있었던, 즐거웠던 3박 4일이 떠올라 요즘 대세로 떠오르는 중국의 사정과 중국의 화폐인 위안의 국제화문제를 알아보고 싶었다. 지금도 앨범 한 구석에 차곡차곡 모아둔 색깔별 지폐가 자신의 가치를 알아달라고 요리조리 움직이는 것 같았다.
펼쳤다. 책에서는 옛부터 어떤 화폐가 국제화의 길을 걸어왔고, 화폐가 국제화가 되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점부터 차근차근 소개해주고 있었다. 물론 완전히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전체적인 맥락을 짚어주고 위안화 국제화의 타당성을 하나씩 주장해나가기 시작하니 어느정도 중국의 입장을 논리적이고 명확하게 전해들을 수 있었다. 아직 위안화가 완전히 국제화가 되지 않았기에 쑨자오둥의 주장은 객관적인 상황에 미루어 본인의 의견을 덧붙인 타당한 이유를 반복해서 주장한 감도 있었다. 하지만 선진국 화폐의 국제화를 차근차근 살피고, 지난 국제의 정황을 살펴보고 최근 들어 왜 위안화가 국제무대에 떠오를 수 있었는지 그 이유를 설명하고, 자랑스럽게 위안화를 내세울 수 있는 중국의 장점과 위기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는 국제화의 필요성을 물흐르듯이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위안화 국제화의 비전과 그에 따라 어떤 영향이 있을지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난제는 어떤 것이 뒤따를지 꼼꼼하게 살폈다. 그에 따라 궁극적으로 중국이 바라는 점은 이와 같았다. 위안화, 달러, 유로가 3대 화폐 세력을 형성하고, 결국에는 위안화를 세계 제일의 화폐로 만들겠다는 웅대한 꿈을 담고 있다.
지금 중국의 힘은 막강하다. 인구의 수도 거대하며 그 사람들이 하나하나 꿈꾸는 바가 있는 것처럼 중국의 꿈도 자꾸 높아만 간다. 그리고 그 꿈뿐만 아니라 꿈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재력 또한 성큼 커지고 있다. 이제 그들의 화폐도 중국의 주위에서뿐만이 아니라 세계에서도 통용될 수 있을 정도로 힘을 키워가고 있다. 세계인도 하나둘 중국의 힘을 실감하고 위안화의 국제화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다. 머지 않은 일이 될 수도 있다. 이를 보면서 나의 시각도 조금 더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제분야에 관심을 못가지고 잘 이해하지 못했던 내게 분명 어려운 일이라 생각이 되기도 했다. 분명히 쑨자오둥의 ’위안화 파워’ 역시 반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컸다. 내 편견의 한계를 너무 크게 믿고 있기 때문이라 답답하기만 하다. 하지만 국제적인 화폐의 흐름을 조금이나마 알고, 그 원인을 이해하고 앞으로 중국이 품은 포부를 알고 나니 답답하기만 했던 마음이 뻥 뚤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어떤 것을 자꾸 좁고 깊게만 보려는 노력만 하지 말고 여유를 두고 크게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중국의 큼직한 생각을 읽을 수 있어 흥미로웠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