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 호랑이 탄 한국인과 놀다 - 우리 이야기로 보는 분석 심리학
이나미 지음 / 민음인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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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하하하, 하고 웃어젖히고 등장인물 헷갈리지 않느라 허둥대던 나의 책 읽는 습관에 쿵, 하고 묵직한 바위가 떨어졌다. 님, 도대체 어떻게 책을 읽은 거에염-_-. 멍멍 소리를 담은 메시지 도착. 그저 간단한 줄로만 알았던 고전이 사실은 이런 의미를 담고 있었다며 더 큰 시각으로 소개되자 나는 곧장 집중해서 책을 읽어야 했다. 다양한 우리의 옛 소설은 줄거리만 봐도 재미있었고, 심리학의 관점에 따라 더욱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내겐 아직도 꼬꼬마 고전에 그치지 않던 이야기들이, 굉장히 색다르게 다가왔다. 나는 내가 이렇게 책을 읽어내지 못했는지 정말 몰랐다. 이나미 교수의 <융, 호랑이 탄 한국인과 놀다>는 소설을 읽어내는 시각을 넓혀주고 고전이 표하는 내면적인 이야기를 상세하게 들려주는 매력적인 심리학 도서였다. 


얼마전에 고전을 통해 우리의 대중문화를 살피는 도서 한 권을 본 적이 있다. 그 책을 통해 어릴적 많이 접했던 고전을 다시금 읽게 되었다. 줄거리로라도 고전의 전체적인 맥락을 다시 따지니 그 느낌이 새로웠다. <고전, 대중문화를 엿보다>를 통해서는, 그러나, 은연 중에 아쉬움이 따랐는데, 그 이유는 고전 자체에 대해서 분석 한다기 보다 고전에서 다루는 주제를 두고, 그에 대한 지금의 시각과 대중매체에서는 어떻게 드러나고 있는지에 대해서 중점을 두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것저것 많이 배우긴 했지만 고전 위를 붕붕 걸어다닌 듯한 아쉬움에 사로잡혔다. 이리저리 겨우내 구름만 헤쳐낸 듯 했다. 하지만 이 책에 대해서는 고전의 주제를 두고 연장하여 생각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고전은 지금까지도 자연스레 그 맥락을 잇고 있었다. 


그런 아쉬움을 채워준 책이 <융, 호랑이 탄 한국인>이다. ’고전’을 사이에 두고 이 두 책을 연이어 만난 것을 행운으로 생각한다. 이 책에선 고전의 내용을 단락별로 대략 나누어 내용 덩어리가 담고 있던 심리와 현상을 쉽게 설명해준다. 각종 예시 또한 재미나 읽는 데 부담이 없다. 간혹 심리학적 용어가 뒤섞여 소개가 되었지만, 그 용어를 사용하기 전에 충분한 양해를 구하고 친절한 소개를 뒤로 말을 섞기에 오히려 글 속에서 그 용어가 가장 적절하게 사용되었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소설에 대해 설명하기 앞서 적당히 개념을 짚고 가는 것도 적절했다. 이 책은 굉장히 많은 이야기를 하지만(그래서 읽는 데도 시간이 꽤 걸렸다.) 그만큼의 가치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책이었다. 공감되어 인용할 구절이 너무 많아 옮기지 못하게 된 심리학을 통한 고전 읽기, 에 풍덩 빠져들어 잠시동안 신나게 논 듯 하다. 유쾌하면서도 도움이 많이 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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