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영 - 9집 Dazzle
이수영 노래 / 지니(genie)뮤직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오늘 무서운 꿈을 꾸었다. 배경은 중국의 알 수 없는 도시였고, 나를 비롯한 친하게 지내던 고등학교 친구들과 내가 이제껏 만나왔던 사람들이 그곳에 있는 듯 했다. 꿈 속에서의 시간은 지나치게 떨리는 마음따라 천천히 흘러갔기에 나는 거기 있는 모든 사람들을 만날 수 없었다. 다만 제일 처음 막막한 마음을 달래며 그곳을 둘러봤을 때, 내 마음을 놓일 수 있었던 친구를 볼 수 있었을 뿐이다. 그리고 나중에는 한 친구만 나하고 함께 도망칠 수 있었는데, 그 친구는 오늘 ’현실’에서 만나기로 했기 때문인지 내내 나와 함께 다녔다. 


’꿈’이었기 때문에 다른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한 잡화점에서 딱 내 취향의 어떤 물건을 샀더니 오늘 이벤트에 당첨되었다면서  나는 엄청난 돈을 받게 되었다. 마치 계획적인 로또에 당첨된 것처럼. 나는 나도 모르게 그 돈을 받았고, 주위의 한 친구가 내게 들으라는 듯이 큰 소리로 중얼거렸다. 쟤는 저 돈만 있으면 못할 게 없겠네. 그 때 그 곳에 있는 우리 모두에겐 어떤 미션이 주어져 있었다. 정확한 경과는 모르겠지만 ’돈’을 좇아 살인귀가 우리에게 다가오기에 우리는 종일 마음을 졸이며 살아야했다. 그 친구의 말을 들었기 때문인지 이제 그 살인귀는 나를 1순위로 쫓을 듯 했다. 물론 살인귀는 한 명이 아니었기에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가장 위험해진 나는 마음이 심하게 덜컹거렸다. 가게 주인은 더 이상 내게 준 돈을 받으려고 하지 않았다. 나를 비웃는 듯한 미소를 지으며 차가운 미소를 짓고 있었을 뿐이다. 


나는 진작에 받지 않았어야 했다고 친구와 말을 주고 받으면서 내내 후회했지만, 아무런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친구와 나는 닥치는 대로 외진 이 곳을 벗어나기 위해 애썼고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사람이 보이면 발을 멈추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내달렸다. 숨 한번 마음 놓고 쉴 틈이 없었다. 입을 닫은 한 남자가 거진 조금만 더 내달리면 우리를 잡을 정도로 다가왔을 때 우리는 눈 앞에 보이는 한 집으로 들어갔다. 마당이 너르고, 그 위해 기다란 평상이 있는 집이었다. 대가족이 사는 듯 했는데 처음에는 모두 나를 경계하는 눈빛으로 쳐다 보았다. 나는 다짜고자 도움을 구하고, 이 집에 잠시 묵을 수 있는지 물었다. 성질이 급한 듯한 한 남자가 한 사람당 터무니 없는 숙박비를 요구했고, 그 이벤트 상금으로 돈이 풍족했던 나는 얼른 남자에게 돈을 건넸다. 그래서 나는 의심스럽던 ’남자’에게서 벗어나 의심스러운 ’가족’ 사이에 머물게 되었다. 


나는 급작스러운 위험에서 벗어났다는 안심과 이 가족 역시 어떤 존재인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옹졸하게 줄어든 심장을 지켜내야 했다. 갑작스레 그 집으로 우리를 쫓았는 듯한 한 남자가 들어섰고 막바로 우리에게 달려들었다. 고막이 터질듯한 비명소리를 내지르는 순간 내 고함소리보다 더 큰 할아버지의 호통이 들려왔다. 그 틈을 타 간신히 몸을 피한 우리는 몸을 들썩였다. 다리에는  힘이 없었지만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서 있었다. 그리고 갑자기 동작을 멈춘 남자를 보았다. 할아버지의 말이 잘 들리지는 않았지만, 남자가 문득 뒤돌아서 이 집을 나서는 것을 보았다. 껌벅 기절할 것 같을 때 잠에서 깨였다. 나는 그제서야 이 모든 게 꿈이라는 걸 알았다. 어느 때나 다름없는 아침이었다. 


그 때 알고 있던 이수영의 노래들이 차례차례 떠올랐다. 이유는 없었다. 마치 방금 전까지도 그 노래를 들었던 것처럼 오싹하게 다가왔다. 순간의 데자뷰처럼 그 노래를 반복해서 들었던 기억이 났다. 평소의 이수영이 지닌 특이한 노래를 많이 좋아했는데, 단지 그 때문이었지. 조금 더 생각해보니, 꿈 속에서 내내 이수영의 노래를 들은 듯 했다. 처음 그 곳에 도착했을 때, 아무것도 없는 듯한 공간에서 알고 있는 얼굴들을 보게 되었을 때 모두 그녀의 노래가 그림처럼 번졌다. 평소에 이수영의 노래는 몽환적인 분위기를 지니고 있어 드라마  ost처럼 생각한 때가 많았는데, 그런 생각때문이었는지, 내 꿈의 ost도 그녀의 노래들로 채워지고 있었다. 아련한 목소리가 내 꿈의 분위기를 좌우했고, 급하게 뜀발질을 해야할 때는 잠시 잊히는 듯도 햇으나 조금이라도 마음이 놓일 때면 금세 이수영의 노래가 울렸다. 무슨 극적인 효과를 노리는 뮤직비디오같았다. 나는 그저 웃음이 나왔다. 노래가 들리는 꿈은 처음이었는데, 내 꿈의 잿빛 배경은 이수영의 목소리로 한땀한땀 수를 놓듯이 진행되었다.  





DISC01. 9집 - Dazzle
01. Dazzler
02. 내 이름 부르지마
03. 서로가 서로가 아니면 안될 때 (Feat. 리쌍)
04. 아이예
05. Five Of Swords
06. 아니
07. Wake Up
08. 사랑하지마
09. Doobidooo (Feat. 배수빈)
10. 실감나
11. 첫사랑 그 아이(원곡 Rockdom)
12. 이런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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