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mbassadeur - European
삼바서더르 (Sambassadeur) 노래 / Beatball(비트볼뮤직)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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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4인조 팝 밴드 '삼바서더르(Sambassadeur)'는 어떤 음악을 만들려고 했을까. 가장 먼저 그려진 그들의 모습은 음악을 앞두고 유쾌한 웃음을 내지르며 악기를 두들기는 모습이었다. 내가 알아듣지 못하는 영어가 자막으로 떠오르면서 내내 환희에 감격한 모습이 그려졌다. 물 흐르듯 흘러가는 그들의 노래의 배경은 햇볕이 깨끗하게 내리쬐는 어느 해변가였다. 여자 보컬의 중성적인 보이스가 내내 음악을 이끌었는데, 언뜻 몽환적이면서도 친근하게 듣는 사람을 불러모우고 있었다. 이리와서 함께하자는, 유혹적인 목소리를 지니고 있었다. 이렇게 되니 그들이 직접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꼭 한 번 보고 싶었다. 그래야지 나는 내가 떠올린 환상에 그칠지도 모르는 그들의 모습을 날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어느덧, 내 귀엔 여섯 번째 음악 'High&Low'가 흐르고 있었다. 앨범 <European>은 색색의 노래를 많이 갖추고 있었다. 듣는 사람의 마음을 배려할 줄 아는 음악이었다. 나를 콘서트장에 이끈 것처럼 신나고 발달한 사운드로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에는 매혹적인 엘프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또, 그에 적응될 즈음엔 대중적으로 사랑을 받을만한 후크송분위기의 음악을 내보내기도 하고, 그러다가 음악에 너무 집중해버린 내 마음을 은은한 악기연주로 식히기도 했다. 마지막은 안녕,을 건네는 듯한 유려한 리듬으로 나를 배웅했다. 작은 앨범 하나에 그들의 이야기와 관객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씨가 모두 담겨 있었다.


삼바서더르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아무래도 매혹되기 쉬운 보컬의 목소리였다. 여성스러운 듯 그저 흘러보내는 그녀의 목소리에 나는 살짝 노래에 취해버린 듯 했다. 그렇게 듣다보니 훌쩍 앨범에 담겨 있던 노래가 끝나고 말았다. 감상하기도 전에 그 긴시간이 끝났다. 진득하게 무언가를 잘 하지 못하는 내겐 조금 놀라운 일이였다. 음악도 '단숨에' 후르륵 들이마실 수 있다는 걸 깨달은 앨범이 삼바서더르의 'European'이었다. 다 듣고도 마음이 조금 아쉬웠다. 그들이 나타내고자 했던 노스텔지어에 나는 도달하지 못한 기분이었다. 그래서 나는 다시 재생 버튼을 누르면서 두어 번 이 노래를 들었는지도 모른다.


이어폰을 통해 노래를 들으면서 창문밖으로 들리는 매미소리를 함께 들어야 했다. 내 귓 속에 가득 찬 삼바서더르의 음악을 비집고 기어코 매미소리가 조금씩 들리곤 했다. 그들의 노래를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데, 매미소리는 리듬이 없이 목 아프도록 내지르는 것밖에 모르기 때문에 시끄럽게 들려왔다. 내 귀엔 두 가지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어느 순간, 나는 두 소리 모두 신경을 쓰고 있지 않은 나를 발견했다. 삼바서더르의 음악도 매미의 소리도 모두 듣지 않고 있었다. 나는 우스꽝스럽게도 둘의 소리가 융합된 분위기에 취해 있었다. 그렇게 시끄럽던 매미의 소리도 하나의 배경음악처럼  그들의 음악과 융화되고 있었다. 삼바서더르의 음악은 그만큼 포용력이 많은 음악이기도 했다. 그래서 마음을 자꾸 편안하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내 마음의 소리도 모두 포용되어 그들의 음악과 합치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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