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맨이 나타났다 - 제1회 대한민국 문학&영화 콘텐츠 대전 수상작
김민서 지음, 김주리 그림 / 살림Friends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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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년생의 그녀, 김민서의 철수맨은 무엇이었을까. 누구도 못 해낼 것 같은 슈퍼 히어로가 그녀의 책에서 등장한다. 작게는 사람들의 가쉽거리에서 크게는 누군가의 막연한 꿈이 되어 그는 정의에 맞선다. 초등학교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을법한 남자아이 가면을 쓴 그는 '철수맨'이었다. 여기서 파헤치고 파헤쳐도 알 수 없는 철수맨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일까. 나는 철수맨이 청소년 시절 가장 행복하게 지닐 수 있었던 '호기심과 행동력의 집합'이라고 말하고 싶다.


'철수맨이 나타났다!'는 전형적인 중학생들의 소소한 호기심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나는 이 전형적인 그녀들의 특징을 발견하면서부터 너무 재미있었다. 그 이유는 소설만의 매력인 공감을 듬뿍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엄청난 비밀을 엄청나다면서 너무 쉽게 툭 털어내는 모습부터 작은 일로도 잦은 웃음소리로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순간이 계속 눈에 띄었다. 함께 마음이 설렜다. 생애 한 번뿐이었던 소중한 순간들을 책을 통해 다시 맛보고 있었다. 그녀의 장편소설이 고마웠다.


소설 속에서 감초역할을 했던 '만화' 역시 한 컷 한 컷이 반가웠다. 소설에서 묘사된 인물이 어떻게 그려졌나, 찾아보고 추측해보는 재미도 있었고, 큼직한 내용마다 한 면으로 만화를 요약해 놓았기 때문에 지속적인 몰입도 가능했다. 안경을 껴도 예쁘지만 안경만 벗으면 엄청난 미소녀가 될 것 같은 지은과 앙증맞는 리본이 매력포인트가 된 80%주인공 희주, 과감하고 활발하면서도 속도 깊어(?) 지은을 사랑에 빠진 미소녀로 만들어준 일등공신, 유채. 거기다 영서중 간판 준석과 그를 항상 챙겨주는 듯하지만 마음의 문을 닫고 있었던 현우 그리고 예수 방민혁, 그리고 마지막 용의자였던 훈녀 투포환선수 백윤주까지.


소설과 만화의 새로운 만남이었다. 로맨스 만화를 보는 것 같은 흥미진진함에 진진하게 청소년들의 모습을 이야기한 '철수맨이 나타났다!'는 전혀 유치하지 않았다. 오히려 예리한 통찰력으로 누구보다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잘 풀어내고 있었다. 보통 청소년 소설을 보면 '이건 아닌데' 라며 의아해 하는 부분도 많이 볼 수 있는데, 물론 몇몇 캐릭터가 독특하긴 했지만 청소년 사이의 대화는 무엇보다 공감되었다.


철수맨을 추적해가던 그들의 사건은 탈주범 이강현을 잡는 것으로 일단락되었다. 세상은 어린 아이 몇 명이 탈주범을 잡은 것으로 시끌벅적했지만, 그들은 죽을 수도 있었던 상황 속에서 만났던 철수맨을 보고, 호기심을 영원한 그들만의 호기심으로 간직하였다. 철수맨덕분에 친해질 수 있었던 그들의 우정이 커갈수록 더이상 철수맨이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단지 흘러가는 그들의 시간 속에 만족스러운 추억으로 자리잡았을 뿐이다. 그 시절, 모든 것을 알 수 없었던 흥미진진한 호기심 속으로 유쾌한 철수맨의 이야기는 마무리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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