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등이 아니어도 괜찮아 - 이여영이 전하는 위안과 희망의 메시지
이여영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이여영은 숱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그래서 재연 배우 이중성의 예의 바른 인간성을, 서울대 출신 초보 연기자 지주연의 꿈을 향한 열정을, 유쾌 발랄한 신인 배우 정가은의 가능성을, 친근한 동네 아저씨와 같은 김창완의 특유의 매력을 조심스레 취재해왔다. 인터뷰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신 느껴진다. 아이쇼핑을 즐기다가 간혹 맘에 드는 물건을 살 수 있어 행복한 마음처럼 이여영은 이 세상 최고가 아닌 최고들에게 마이크를 건넨다. 아이 쇼핑도, 그냥 쇼핑도 모두 즐거운 자리다. 마치 수많은 사람들이 이여영의 곁을 계속해서 지나가고 있는 것 같았다. 이여영은 그 사람들에게서 단 하나의 매력만을 조심스레 모았을 뿐이다.

 

이 책에서 소개된 사람들은 모두 자신에게 유쾌한 사람이었다. 한번쯤 만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고 싶은 사람들이었다. 비록 초면이라도 10시간쯤은 거뜬히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은 사람들, 그러니깐 배우고 싶은 게 많은 최고 아닌 최고들이었다. 아마 내가 그들에게 수다 요청을 건넨다면 그들은 이렇게 말할 것 같다. 아니 나랑 무슨 이야기를 한다고. 특유의 능청을 떨면서 한두마디씩 연이어 말을 이어갈 것이다. 한시간, 두시간, 세시간이고. 그런 그들에게서 느낀 것은 아무리 바쁜 상황에서도 느껴지는 특유의 '여유'였다. 나는 그 여유를 배우고 싶었다.

 

매번 TV화면으로만 보았던 배우 이중성, 그의 인간적인 매력을 이여영의 인터뷰가 아니었다면 알 수 있었을까. 그는 지금 하고 있는 일도 즐겁게 때문에 하고 있었고, 앞으로 하고 싶은 일도 계속 품고 또 품고 있었다. 그의 꿈은 곧이라도 펑하고 터져버릴 것 같았다. 그러니깐, 그는 눈 앞에 꿈을 보면서 달려가는 사람이었다. 지금 그의 일과는 이렇다. 이틀간 밤을 꼬박 해워가며 촬영을 하고, 또 이틀은 공등학교 보습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또 하루는 연기학원에서 춤을 가르친단다. 또 한 달에 한 번 보육원을 찾아가 봉사 활동도 한다. 모두 행복감에 젖어 하는 것이다. 그는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학원에서 아이들 가르치는 게 너무 재미있고 보람있다고 말한다. 벌써, 아이들과 소통하는 방법에도 능숙해 보인다. 언젠가 꿈을 위해 달려가는 사람은 빛이 난다고 하던데, 이중성의 미소에서는 그게 느껴졌다. 앞으로 연극도 뮤지컬 무대에도 서 보고 싶다고 하는데, 그라면 금방이라도 이룰 듯하다. 나는 그에게서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열정을 잠시 빌려간다.

 

또 얼마전 무한도전에서 '도전 달력 모델' 등의 심사위원으로 보았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우종완도 자신의 꿈에 대해 이야기를 펼치고 있었다. 아직도, 박명수에게 콧수염을 붙인 게 미안하다며 친근하게 사과를 하던 모습이 떠올라 슬며시 웃음이 났는데 그의 인터뷰가 워낙 진지해서 다시 그 웃음을 집어 넣을 수 밖에 없었다. 빈틈이 수없이 보이는 빈틈남의 매력으로 다가오던 그는 경력이 매우 화려했다. 그가 지닌 경험을 그를 몇 배는 더 가치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주었다. 그 경험 속에서 그만의 열정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친근한 말투로 인터뷰를 이어나가면서, 그는 말을 할 수록 자신을 더 멋있게 만들어 나가고 있었다. 그는 자신을 포장하는데 서툴다고 솔직하게 말했지만 그는 자연스럽게 자신을 매력적인 선물 꾸러미로 잘 포장하고 있었다. 가장 아름다운 진실의 포장으로 말이다. 그의 포장지를 한 움큼 잠시 빌려간다.

 

이처럼 나는 욕심꾸러기처럼 그들에게 빌려가고 싶은 부분이 너무 많았다. 비록 내가 그들의 매력을 받아 내 꿈에 좀 더 가까워져 그 매력을 온전히 돌려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책에서 소개된 한사람 한사람의 이야기를 모두 내뱉고 싶은만큼 그들의 이야기는 재미있다. 유쾌하다. 그렇게 소소한 이야기들이 나를 좀 더 열정으로 가득차게, 흥분시키는 것 같다. 이여영 작가는 이들을 만나고서 이렇게 말한다. '세상에 지치고 사람에 치인 내게 그들은 곧 희망이 돼주었다.' 그들과 함께 유쾌하게 인터뷰를 하고 온 이여영은 책을 통해 내게 그 희망을 다시 건내주었다. 좋은 기운은 이토록 빨리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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