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티에게 물어봐
서은영 지음 / 시공사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호호. 그녀의 세련된 말투는 언제나 웃음이 나게 한다. 괜히 이 책을 읽으면 나도 세련된 여성이 된 것 같고, 잘나가는 커리어우먼이 된 듯 하다.그녀는 어떤 질문에도 친한 언니가 된 것처럼 센스있는 말투로 답변을 해준다. 그런데 그 답변이  그저 형식적인 답변이 아닌, 자신의 경험을 여저에서 끌어와 들어주고, 혹 그러지 못하더라도 책에서 보았던 구절이나 영화, 드라마에서 보았던 장면이나 구절을 끌어와 친근하고 정성들인 조언으로 끝마친다. 마치 내 고민에도 그녀가 바로 옆에서 얘기해 주는 듯 했는데, 사실 이 책은 2008년부터 패션 라이선스지 '엘르'에 연재해오던 'Ask Bettie' 코너의 글과 '올리브쇼'의 카운슬링 내용을 재구성한 책으로 이미 수많은 독자들과 많이 소통을 나누었던 책이다.

 

책을 보다보면, 그녀의 이야기가 참 많이 나온다. 베티는 정말 솔직하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수많은 고민이 자기의 과거이자 지금이자 미래의 일인양 그렇게 공감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녀는 마치 생각의 자석이 되어, 다른 사람들의 고민에 맞춰 자기 고민을 함께 상담한다. 그러니깐, 고민을 나누는 사람으로서 독자를 한 명 한 명 대하는 것이다. 그렇게 이야기 하다보면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하고 있는 수많은 고민을 발견할 수도 있고, 나와 함께 고민을 하고 있는 베티의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다. 그녀의 이야기 속엔, 그녀가 온전히 말을 꺼내고 있는데, 고민 상담 처음에 등장하는 그녀의 얼굴부터 그렇다. 그녀의 얼굴은 고민마다 귀엽게도, 엉뚱하게도, 단호하게도 변한다. 그녀는 표정으로도 말하는 사람이다.

 

내가 베티의 답변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느낀 것으로는, 그녀는 경험이 참 많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연애 경험은 물론, 여행지 추천, 책 추천 등 다양하게 베티는 언제나 말할 준비가 되어 있는 듯 했다. 경험과 자신만의 주관으로 똘똘 뭉친 사람이었다. 그러니깐 이러한 것이 꿈을 이룬 사람의 모습인지도 모르겠다. 확고한 자신의 주관에 따라, 정말 '똑똑한 카운슬링 북'이란 말이 딱맞게 재치있게 상대의 말을 들어준다. 단순한 Q&A의 구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카운슬링을 해주고 있다. 여기서 더 놀라운 것은, 그녀의 세대를 넘나드는 젊은 감각이다. 사실 서평을 쓰기 직전에서야 그녀의 나이를 알게 되었는데, 정말 기껏해봐야 네다섯살 언니처럼 보이던 그녀의 동안 페이스는 나를 깜빡 속이고 있었다. 69년생. 어떻게 그녀가 이렇게 멋지고도 젊은 감각을 지니고 있는건지! 이제 막 사회생활에 접어든 나보다도 그녀는, 더 젊고 꿈에 대한 열망이 가득했다.

 

그래서 조금 부끄러워졌다. 중간중간에 어떤 질문에는 베티가 살짝 화를 내기도 했는데, 그러한 질문들은 내가 평소에 궁금하기도 했던 것을 이어서 나도 베티에게 같은 꾸중을 받았다. 그런데, 베티의 꾸중은 오히려 고마웠고, 단지 생각을 바꿔볼 수 있는 기회를 제시해 주는 것 같았다. 나도 이 책을 읽으면서 참으로 다양한 카운슬링을 받았다. 중간중간에 엇비슷한 질문도 꽤 보였지만, 배티는 그 때마다 최대한 개인의 사정에 맞는 적절한 답변을 제시해 주곤했다. 그런 세세한 부분에 나는 더욱 공감을 얻었는지도 모르겠다. 이번 책을 통해 가장 고마운 것은, 이토록 매력적인 사람을 또 한 명 알게 된 것이다. 베티는 그녀 스스로 무던한 노력으로 꿈을 이루었고, 노력하고 있었고, 나아가고 있었다. 이는 분명 다른 이의 꿈이 될 수 있는 지름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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