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나는 여우, 스튜어디스의 해피플라이트
이향정 지음 / 열음사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처음 본 순간부터, 난 큰 실수를 했다. 잔뜩 읽어보고 싶다는 이유를 늘어놓으면서도 스튜어디스를 '스튜디어스'로 자꾸 발음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름에 대해서도 정확히 모르면서, 스튜어디스에 대한 막연한 선망은 가지고 있었지만 그 선망은 '꿈'에도 다다르지 못한 채, 그저 멋진 직업으로 생각이 그친 데 틀림없다. 직설적으로 말하면, 사실 난 스튜어디스에 전혀 관심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스튜어디스에 대한 얼마의 편견도 가지고 있었다. 키가 어느정도 크고, 얼굴이 이쁜 여성들만이 할 수 있는 먼세계의 직업이라고 생각했다. 고2때 수학여행을 가면서 처음 비행기를 타 보았는데, 그 곳에서 보았던 스튜어디스들은 하나같이 이쁘고 친절했다. 내미는 손길도 부드러웠고, 말투 하나하나가 조심스러웠다. 나는 그 때 원래 그런 여성들만, 스튜어디스가 되는구나, 하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부끄럽지만 얼마전까지도 그랬다.
 
이 책을 읽고 나는 내가 얼마나 스튜어디스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이 적고, 지독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생각하면서 아쉬운 점이 많았다. 그녀들은 사실 인정받아 마땅한 엄청난 노력꾼들이었던 것이다. 스튜어디스는 정말 '멋진' 여성들이었다. 그들을 대표하는 저자인 이향정씨 또한 그랬다. 물론, 직업 상 주어지는 자유 시간에 외국을 수시로 드나들 수 있고, 자신만의 추억도 남길 수 있으며, 페이도 자신의 노력 여하에 다르지만 여성의 직업으로 남부럽지 않게 받을 수 있다는 점만 보아도 스튜어디스는 한참 매력적인 직업이다. 하지만, 나는 그러한 직업상의 매력보다 스튜어디스에게 인간적인 매력을 느끼고 반하고 말았다.
 
스튜어디스가 되는 길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이향정씨는 스튜어디스를 준연예인이라고도 말하는데, 사실 비행기 내에서 그녀들은 노출된 상품이나 다름없다. 스튜어디스의 역할에 따라 비행사의 이미지도 많이 좌우될뿐더러, 장시간을 있어야 하는 비행기내에서 손님들의 편의를 봐줄 수 있는 건 스튜어디스밖에 없다. 그녀들의 그동안 언제나 완벽한 모습을 내보여야 했다. 구김이 없어야 되는 유니폼부터 깔끔해 보여야하는 머리에서 항상 밝고 생기 있게 보여야 하는 메이크업까지. 끊임없이 자신의 모습을 유지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이렇게 자기 관리는 물론이고, 밤이건 낮이건 항상 승객들보다 먼저와서 비행기 내의 서비스 준비를 깔끔하게 해야했다. 각 나라마다의 시차적응도 그녀들의 과제였다.
 
더 놀랐던 건 이렇게 스튜어디스가 되기까지의 과정이다. 스튜어디스는 기본 신체적 상황뿐만 아니라, 외국어 능력이나 체력 또한 어느 정도의 수준을 유지해야 했다. 수영도 잘해야하며, 치아와 덧니 등의 세세한 부분까지. 세상에 쉬운 직업이 없다고 하더니, 스튜어디스는 정말 엄청난 노력의 결과였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스튜어디스에겐 센스가 필요했다. 이는 세계의 각국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돌방상황이 많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스튜어디스가 되려면, 각 나라마다의 문화나 주의해야 할 상황을 잘 알아 놓는 건 필수다. 이향정씨는 이 책을 통해 노련한 그녀의 경험으로 다양한 대처방법에 대해서도 잘 소개해 놓았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일반인이라도 정확히 알만큼 스튜어디스에 대해 정확히 소개한 부분을 바탕으로 스튜어디스를 꿈꾸는 지망생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차근차근 잘 담아놓은 것이다. 예를 들어, 처음 비행을 하게 된 스튜어디스의 이야기라던가, 스튜어디스의 업무량, 스튜어디스에 걸맞는 신체 조건, 그들만의 헤어스타일과 메이크업 비법, 심지어는 항공사 면접에 대한 팁까지 고스란히 담고 있다. 또한 그녀만의 다양한 에피소드가 함께 하여 읽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었다. 정말 내가 만약 스튜어디스가 되고 싶어, 한참 그에 대한 꿈을 꾸고 있었다면 이 책이 정말 반짝반짝 빛나는 천사처럼 보이지 않을까. 이 책은 스튜어디스 지망생에게 엄청난 참고서가 될 것 같다. 일반인에게도 멋진 스튜어디스 체험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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