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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로 배우는 주식투자 - ‘300억 비밀 주식과외’편
윤재수 지음 / 길벗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스펜서 존슨의 '선물'이 떠올랐다. 호아킴 대 포사다, 엘런 싱어의 '마시멜로 이야기'가 떠올랐다. 이처럼 '소설로 배우는 주식투자' 또한 중요한 이야기를 소설로 너무 재밌게 다루고 있었다. 위의 두 책처럼 훌훌, 소설치곤 가벼운 이야기가 재빠르게 다가왔다. 한없이 가벼운 이야기가 묵직한 단어를 쉽게 휙휙 넘겨버리는 게 아주 인상에 깊었다. 내가 '주식'을 이렇게 쉽게 읽어버리다니. 뭐, 정확한 '주식', 그 자체는 아니지만 말이다. 풋옵션, 콜옵션, ETE, 동시호가, 삐라, 데일리 등 알 수 없는 단어들이 순식간에 알고 있는 단어가 되어 머리에 콕 박혔다.
주식이 위아래를 마구잡이로 오르내리는 알 수 없는 그래프를 보이는 것 처럼 주인공 강준혁 또한 그렇게 다이나믹한 삶을 보내고 있었다. 다만, 상승 곡선을 기막히게 타고 하강 곡선이 90도를 넘어섰다는 점을 제외하고 말이다. 어디에서나 너무 지나쳐 좋을 건 없다. 없다. 정말 그의 삶은 온전한 주식세계만 반짝 남겨주곤 사라져버렸다. 그 때 내가 기억해야 할 것은 그가 알려준 수많은 주식 시장의 상황과 그에 대한 지식이었다. 박진감 넘치는 주식 시장은 책에서도 그대로 묘사되고 있었다.
일단 책에서 가장 먼저 눈이 갔던건 일러두기의 한 구절이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주가는 저자가 2015년도 예상치를 상정한 것이다.' 난 왠지 모르게 저자의 능력이 놀라웠다. 그래, 난 전문가의 글을 읽고 있었던 것이다. 그제서야 소설에 좀 더 눈이 갔다. 이는 그냥 강준혁의 대박 스토리가 아니고, 흥미진진하고도 실제와 같은 바쁘디 바쁜 주식 시장의 일부였다. 나는 강준혁이 대기발령을 받은 그 순간부터 강준혁과 함께 주식에 대해 배워나가기 시작했다. 실적 지상주의인 태양증권에서 이용만 당했던 강준혁의 주식으로 행한 통쾌한 복수극(?)이 이 이야기의 주된 흐름이다.
사실 이 소설의 내용의 흐름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이런 재미난 이야기를 통해 책을 덮고, 내가 얼마나 주식에 친숙해졌나 이다. 주위에 주식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버지를 비롯한 어머니, 심지어는 친구까지 간단한 제태크를 하고 있었다. 내겐 그저 별세계나 다름 없던 주식이었는데, 그런 주식을 하는 부모님과 친구는 그저 대단해 보였다. 그저 다른 세계에서도 쌩쌩 숨쉬며 살고 있는 것에 대한 은연 중의 호기심이었는지도 모른다.
이젠 나도 주식이 무엇인지, 주식 시장은 어떻게 돌아가는지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고, 주식을 할 때 필요한 신중함과 가득 필요한 분석력이 어떤 것인지 소설에서 여실히 느꼈다. 그러니깐 단숨에 '300억 비밀 주식과외'를 들은 것이다. 감히 말할 수 있는 건 주식에 대한 인상은 엄청 좋아졌다는 점이다. 주식시장은 딱딱하고 복잡한 숫자들만 나올나올 떠다니는 그런 시끄러운 세계가 아니었다. 쾌감과 불쾌감이 사뭇 오갈 수 있는 날카롭지만 신속한 번뜩이는 재치의 공간이었다. 이 공간에서, 행복한 투자를 하라는 작가의 바람이 따뜻하게 들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