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매스 - 수학, 인류를 구할 영웅인가? 파멸로 이끌 악당인가?
애나 웰트만 지음, 장영재 옮김 / 비아북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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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책을 가장한 사회과학책. 수학의 매직을 기대했다면 실망이 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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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매스 - 수학, 인류를 구할 영웅인가? 파멸로 이끌 악당인가?
애나 웰트만 지음, 장영재 옮김 / 비아북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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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컨셉은 DC코믹스의 슈퍼맨을 차용했다. 그래서 제목이나 표지의 디자인도 슈퍼맨과 비슷한다. "수학, 인류를 구할 영웅인가? 파멸로 이끌 악당인가?" 라는 부제와 같이 지구를 구한 영웅 슈퍼맨처럼 수학이라는 학문도 그럴 수 있을지에 대한 담론이라고 할 수 있다.



누구라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것처럼 이 책은 수학에 관한 책이고 각종 서점의 카테고리는 자연과학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사실 이 책은 사회과학에 가깝다. 첫장을 펼치기 전 나의 기대는 우리가 잘 아는, 혹은 잘 몰랐던 수학의 신기한 공식들과 역사적 사실들이 마치 마술과도 같은 형태로 어떤 식으로든 인류에게 영향을 가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으리라는 것이었다. 책의 초반에는 그래도 좀 그랬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수학은 없고 사회학만 남아있다.


순수 수학책을 생각했다면 실망스러운 책이다. 그리고 수학이라는 학문이 좋아서 이 책을 선택했다면 완전 틀렸다. 평소 우리 사회의 문제점과 개선방법을 고민하는 것을 좋아했다면 이 책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물론 책에서 언급되는 사회는 수학이라는 테두리 안에 한정돼 있지만 말이다.



1장에서 우리가 외계의 생명체에 메시지를 보내려는 역사적인 노력을 언급하면서, 그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통적인 수단으로 수학을 언급했다. 인류가 가진 언어와 문자는 전우주적인 보편성을 가진다고 보기 어렵지만 하나 둘 셋 숫자를 세는 것과 같은 낮은 수준의 수학부터 생각한다면 이것이야말로 가장 보편적인 언어가 될 수 있을 거라 추론할 수 있다.



이어지는 바빌로니아 점토판 문서와 잉카의 키푸를 통해서는 우리가 해석하려는 그들의 메시지는 문자와 의미의 나열이 아닌, 문화와 시대를 완벽히 이해해야 하는 일임을 저자는 주장한다. 이 책이 사회과학의 냄새를 풍기는 것은 바로 이런 식의 접근법이 끝까지 유지되기 때문이다.


2장에서는 죄수의 딜레마와 같은 게임이론을 통해 수학이론과 실제 사회현상 간의 차이를 설명하고, 인간의 행동은 단지 수학이론만으로 설명될 수 없음을 수학자들도 알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책은 뒤로 가면서 수학과 공정성의 문제, 사회적 기회의 문제, 예술의 문제와 같이 언뜻 쉽게 머리속에 그려지지 않는 주제들을 솔직히 말하면 점점 더 따분한 내용으로 채워가고 있다. 수학의 예술성에 관한 마지막 5장에는 쌍곡포물면과 5각형 타일의 얘기가 나오는데, 이름도 생소한 개념이면서 친절한 그림도 사실상 없어서 수학자가 아닌 일반인이라면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는 내용이다. 책에 수차례 언급되고 있으며 저자도 존경한다고 밝힌 수학자 '마틴 가드너'의 <이야기 파라독스>와 같은 마법으로서의 수학을 기대했다면 완전한 착각이다.



그러나 물론 이 책이 의미가 없지는 않다. 수학을 소재로 사회의 편견과 불합리성을 고발한 점은 나와는 기대치가 다를 누군가에게는 매우 유용한 인생책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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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퐁고를 만난다면 어깨동무문고 7
짜잔 지음 / 넷마블문화재단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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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퐁고는 졸업여행을 떠난다. 마을을 벗어나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을 혼자 헤엄쳐 간다. 그렇기에 설레기도 하지만 두려움도 따른다.



가면서 만나는 물고기들에게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한다.

하지만 물고기들은 퐁고의 인사를 받고도 모른 체 그냥 지나친다.

어떤 물고기는 너무 빨리 다가와서 부딪힐 뻔 하자 퐁고에게 느리다고 나무란다.

또 어떤 물고기들은 몸에 풍선을 달고 높은 곳에서 떠간다. 아래 쪽에 있는 퐁고의 목소리를 듣지도 못한 채.

퐁고는 자신이 너무 커서 미처 빠져나가지 못하는 터널을 만나기도 한다.

어떤 마을에는 자리가 꽉 찬 것도 아니면서 퐁고를 들어오게 하지도 못하는 식당도 있다.

하지만 또 어떤 곳에서는 오히려 퐁고와 같이 파란 색 물고기만 무료로 들여 보내주는 곳도 있었다.

마지막에 만난 조개들은 퐁고에게 반갑게 인사해 주었다. 마치 앞으로 만날 물고기들도 모두 그럴 것처럼.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퐁고의 여행은 계속된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기 전에 먼저 아빠가 읽어 보았다. 첨에 내가 했던 혼자말은, "어, 무슨 내용이지? 아이들 책 맞나?" 였다. 시간을 두고 다시 한 번 읽었을 때, 책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었다.


물고기 퐁고는 우리 사회의 다양성을 상징하며, 또는 장애인, 다문화가정, 이주노동자 등 우리 주변의 사회적 약자를 대표한다고도 볼 수 있다.

인사를 받아주지 않는 물고기들은 우리가 아닌 그들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를 뜻한다.

퐁고가 들어갈 수 없었던 터널은 사회적 약자들에게는 너무도 불편한 이 사회의 갖가지 제도와 정책, 시설들이다.

배고파도 들여보내 주지 않던 식당은 나와 다른 그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차별일 것이다.

그리고 몸에 풍선을 달고 높은 곳을 지나가며 저 아래 보이는 퐁고를 깔보는 물고기 무리를 통해서는, 흙수저로 대표되는 평범한 약자들이 가질 수밖에 없는 현실의 벽, 더이상 높이 올라갈 수 없는 한계를 떠올렸다.

파란색 물고기만 무료로 들어갈 수 있는 곳에서 퐁고는 오히려 미안함을 느꼈다. 장애인이나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무료 또는 할인 정책에 대해 당사자들이 느낄 솔직한 감정을 보여준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고 책 속에 담긴 뜻을 설명해 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아직 아이가 받아들이기에는 분명 어려운 주제이다. 심각한 아빠의 설명에도 아이는 "방구 뿡~" 하면서 이내 장난 시작이다. 하지만 아이가 다름과 틀림을 이해할 수 있는 날이 올 때까지 아빠는 <물고기 퐁고를 만단다면>을 아이의 책장에 잘 꽂아 둘 것이다. 그리고 한 번씩 같이 읽어볼 것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물고기가 아닌 조개들이 퐁고의 인사를 반갑게 받아주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완전히 다른" 조개와 물고기가 서로 인사하는 것에서 앞으로의 희망적인 모습을 기대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현실 속에는 많은 차별과 한계가 분명 있지만 우리 아이들이 펼쳐갈 미래에는 서로 다름을 존중하고 사회적 약자를 보듬어줄 수 있는 그런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래본다.


** 책에는 스티커가 있어서 아이가 아주 좋아했다.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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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무기가 되는 논리 수업 - 세상의 교묘한 말들로부터 나를 지키는 61가지 논리 도구들
마이클 위디 지음, 한지영 옮김, 헨리 장 추천 / 반니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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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란, 타당한 추론을 이끌어가는 원리와 규칙이다.

논증이란, 전제와 결론으로 구성된 명제들의 집합으로 추론과정의 언어적 표현이다. 우리가 어떤 주장을 할 때, a라는 논리를 가지고 b의 논증으로 주장한다고 보면 된다.


<일상의 무기가 되는 논리 수업>의 제가 <Logical Fallacies>로서, 해석하면 ‘논리적 오류’가 되므로 이 책은 정확히는 논리학을 가르치는 책은 아니고 일상생활에서 겪게 되는 다양한 논리적 오류와 이에 대한 대처법을 설명한다고 보면 된다.



최근 논리와 관련된 <세계의 리더들이 논리학을 배우는 이유>라는 책을 포스팅 한 적이 있다. 그러다 당시 본문에도 밝혔지만 내가 원했던 것은 논리에 대한 철학적인 접근이 아닌 실전에서 써 먹을 수 있는 여러가지 기법과 이론이었다. 그때 이 책은 마치 <장자>의 가르침을 듣는 느낌이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일상의 무기가 되는 논리 수업>>는 이론이 아닌 실전에서 써먹을 수 있는 논리 도구 사용법이라 할 수 있다.


논리라고 하면 어렵고 따분하고 딱딱하다는 우리의 선입견이 있기 때문에 책 또한 두껍고 깨알 같은 글자일 것 같으나 실제로 이 책은 생각보다 매우 얇고 사이즈도 작다.


이 작은 책에 논증의 61가지 기법을 담았으니 군더더기 없이 매우 알차게 쓰여졌다고 할 수 있겠다.


또한 각 논리기법에 대해 실전에서 어떻게 써 먹고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잘 기술되어 있다. 물론 나와 같이 논리에 문외한인 사람에게는 용어나 설명이 좀 어려울 수 있다.


특히 61가지나 되는 논증방법 중 확연하게 구분되는 것도 있지만, 그게 그거 같고 둘이 동일한 것 같은데 굳이 구분이 필요한가 하는 것들도 있다. 하지만 이 중에서 접근하기 쉬운 몇 가지 논증만 확실하게 알고 있어도 상대방과의 대화에서 꽤나 논리적인 사람으로 통할 수 있을 것이다.

책에는 61가지 논증이 총 8개의 카테고리로 나뉘어져 있다. 8개 카테고리와 여기에 속하는 주요 논증에 대한 예시는 다음과 같다.


◆ 그게 논점이 아니잖아요

주장을 하는 사람이 도덕적인 흠결이 있다거나 주장과 관계된 일의 이권에 개입돼 있는 경우 등 논증과 관계없이 인신공격을 하는 경우가 포함된다.

피장파장 오류로 알려져 있는 “너도 그랬는데 왜 나한테만 그러냐” 역시 이 범주에 속한다.

논리적인 관점에서만 보면 현재의 논증에만 국한하여 판단해야 되지만 현실적으로는 그게 쉽지 않은 건 사실이다.



◆ 그럴싸한 거짓 근거들

“기침을 하는 걸 보니 큰 병에 걸렸군요”

이런 말은 진짜 그럴싸하지만 큰 병에 걸리면 기침을 한다는 것은 맞을 수 있으나 기침을 했다고 하여 모두 큰 병에 걸리는 것은 아니므로 논리적 허점이 있다.

또한 어떤 전문적인 지식을 동원하여 난해한 말을 쭉 늘어놓아 상대를 정신없게 만든 후 전혀 관련없는 결론을 말하는 경우도 조심해야 할 오류이다.

“귀신이 없다면 증거를 대 보라”는 것처럼 무언가를 증명할 수 없다는 것을 근거로 그것이 참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동일한 오류이다. 입증에 대한 책임은 반박하는 쪽이 아니라 주장하는 쪽이 져야 하는 것이다.



◆ 말 속에 함정이 있다

“이제는 아내를 안 때립니까?” 처럼 말 속에 이미 두 가지 이상의 사실이 전제되어 있는 경우는 단순하게 예/아니요 로 답하기가 어렵다.

키 작은 농구선수라는 말에서 그 사람은 키가 작다고 단정하는 것 역시 이러한 오류이다. 키가 180이라면 농구선수 치고는 작지만 절대적인 기준으로 작은 사람은 아니기 때문이다.

실생활에서 이런 류의 논증을 하는 경우 우리는 보통 말장난하지 말라면서 짜증을 내게 된다.




◆ 논리를 가장한 교묘한 속임수

많이 알려진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가 이 부류에 속한다. 표본이 크면 추론이 단단해 지지만 너무 적은 사례에 기초한 이와 같은 추론은 오류에 빠지기 쉽다.

“일어서면 경기가 잘 보이니 모두 일어서자” “건초더미가 무거우니 건초 한 가닥도 무거울 것이다”는 각각 결합의 오류, 분해의 오류이다.

전체 또는 부분이 그렇다 하여 부분, 전체도 그걸 것이라고 섣불리 판단하는 오류인 것이다.

◆ 무논리에 대처하는 법

이것은 사실상 논리가 아니라 애초 반박할 수 없는 주장이거나 그냥 떼쓰기에 불과하다.

“엄마가 하라면 그냥 해!” 나 “모두 군대에 가야 합니다. 우리 아들만 빼고요” 또는 “채식주의는 안 된다. 히틀러가 채식주의자였기 때문에” 와 같이 주장의 근거가 아무 연관성이 없기 때문이다.

논리는 없고 그냥 무대뽀일 뿐이다. 이런 경우가 사실 가장 난감하다.



◆ 감정에 휘둘리지 마세요

이 역시 우리가 실생활에서 많이 겪게 되는 방법이다.

“그러고도 당신이 사람입니까?”

감정이나 동정심에 호소하거나 청중으로부터 분노나 공포를 유발하는 방법 등이 있다. 논리적으로는 아무 연관성이 없으나 사람의 감정을 교묘히 이용하기 때문에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논리적으로만 보면 맞지 않지만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러한 감정적인 부분이 어떤 결정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는 건 사실인 것 같다.

현실에서는 오히려 논리만 고집하다가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이 되기 십상이다.


◆ 좋은 게 좋은 건 아니다

“다들 좋다는데 왜 너만 그래?” 이 말은 다수가 좋아하는 것이 마치 정상이거나 참이라는 전제를 가지고 있지만 꼭 그렇지는 않으므로 논리적 오류가 있는 것이다.

약육강식이 자연의 섭리라 할지라도 이러한 ‘자연스러움’이 항상 참이거나 옳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

또한 인간의 활동에 비추어 볼 때 어느 것이 자연스럽고 어느 것이 부자연스러운 것인지 명확히 구분할 수도 없다.

동물도 동성애를 하므로 동성애가 부자연스럽다고 논증하기는 어렵다.

전통적으로 여자가 집안살림을 하였으므로 여자는 모두 그래야 한다고 전통에 기대는 것 역시 전통으로 인한 폐단을 지적함으로써 반박할 수 있다.



◆ 맹목적 믿음에 응수하기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하게 되는 오류인데, 관련없는 분야의 권위자 또는 유명인을 들먹이거나 종교적 믿음에 기대어 주장을 하는 경우이다.

유명인이 광고한다는 이유만으로 그 제품이 좋다고 한다거나 혹은 신의 계시를 받고 은행을 털었노라고 말하는 은행털이범의 주장이 이에 해당한다.

코페르니쿠스 시절 모든 사람이 태양이 지구를 돈다고 알고 있다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참인 것은 아니다.


61가지 논증이 각 범주로 나뉘어 있지만 여러 가지 범주의 특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나와 같은 일반인들이 이 책을 볼 때 어떤 게 어느 형태의 논증인지 나누거나 굳이 외우려고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렇게 하려고 하면 너무 헷갈리고 어렵기만 하다.


단지 실생활 중 다양한 형태의 토론 상황에서 상대가 어떤 논리적 오류를 범하고 있는지 캐치하고 나 역시 상대에게 허점을 보이지 않으려면 어느 부분을 조심하면 되는지를 미리 알고 있으면 되겠다.


이를 위한 훈련이 책 한 권으로 가능한 것은 아니겠지만 시작을 <일상의 무기가 되는 논리 수업>으로 해 보는 것은 괜찮은 선택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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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네기 인간관계론
데일 카네기 지음, 안영준.엄인정 옮김 / 생각뿔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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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나와 비슷할 거라 생각하는데, 나는 <인간관계론>의 작가 카네기가 철강왕이라 불리는 앤드류 카네기로 알고 있었다. 당연히 그랬다. 그는 사업을 통해 전세계적으로 유래없을 정도로 많은 돈을 벌었고 이 돈을 사회에 환원했다. 그가 큰 돈을 벌면서 겪은 사업수완과 처세를 책으로 쓴 것이 바로 이 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에 <인간관계론> 표지에 있는 카네기의 사진을 생각없이 보다가 문득, 우리가 알고 있는 카네기의 모습이 아닌 것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 알려진 철강왕 카네기의 모습은 수염이 덥수룩한 나이 든 중년의 얼굴인데 책에는 수염이 없이 말끔한 그의 얼굴이 있었다. 그 순간 혹시 내가 잘못 알고 있던 게 아닌가 하여 인터넷 검색을 하게 됐고 그 결과 내가 그동안 크게 잘못 알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철강왕 카네기의 이름은 잘 알다시피 앤드류 카네기가 맞다. 그리고 <인간관계론>을 쓴 카네기는 바로 데일 카네기이다. 같은 사람이 아니었다. 데일 카네기의 원래 성은 Carnagey 이고, 앤드류 카네기는 Carnegie 이다. 데일은 앤드류의 기부 모습에 감탄하여 그의 성으로 철자를 바꿨다. 당연히 앤드류 카네기의 명성을 활용할 생각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최고의 마케팅으로 이어졌다.


앤드류 카네기


인간관계론 서적의 고전인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은 개인적인 생각으로 딱 한 가지 결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이 책이 출간된지 80년이 넘었다는 것이다. 물론 책이 출간된 1936년 당시의 미국이나 21세기가 이미 20년을 지나온 현재 시점이 인간관계론의 관점에서는 크게 차이가 없을 것이며 그것이 이 책이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데일 카네기


하지만 책의 마지막 파트인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7가지 방법'을 보면 가정에서 부부간에 서로 명심해야 할 것들을 말하는데 이것이 21세기를 사는 현대인의 모습과는 차이가 커서 상당한 거부감이 드는 게 사실이다. 남자는 사회생활을 하고 여자는 집에서 양육과 살림, 내조를 하는 구시대적 사고를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다. 그래서 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첫 번째 방법이 "잔소리하지 말라."이다. 여기서 잔소리를 하는 사람은 여자이다. 여자만 잔소리를 조심하면 가정이 평온할 거라는 논리이다. 당시의 시대적인 모습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 물론 이해는 된다. 또한 이것이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전체의 위대함을 희석시키지는 않는다.


개인적으로 자기계발이나 처세 부류의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유는 책에서 하는 말이 사실 뻔한 얘기이고 너무도 당연한 말들이며 이론적으로 보면 다 맞지만 현실적으로 실천할 수 있을까 싶은 것들이기 때문이다. 인간관계론의 고전인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역시 처음에는 그런 시각으로 접근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 책은 카네기가 20년 넘은 시간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인터뷰하면서 확신을 갖게 된 것들을 정리한 것으로 책에는 실제로 어마어마한 실 사례들이 나와있다. 단순히 이론적으로 이것은 이렇다고만 하는 것과 모든 주장에 실제 사례들을 하나하나 들어가며 말하는 것은 커다란 차이가 있다. 그동안 봐왔던 어떤 책들도 데일 카네기만큼 충분한 사례를 들면서 신뢰를 준 것은 없었다. 어찌보면 여전히 똑같은 하나의 처세서적일 뿐이며 책에서 말하는 것도 사실 새로운 것은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 많은 실제 사례와 경험들이 이 책의 전문성과 권위를 느끼게 해 준다.



제목만을 언급하는 것은 큰 효과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위대한 책의 다르침을 요약하여 정리하면 이렇다.


1. 사람들을 비판하고 비난하고 불평하지 말라

2. 솔직하고 진실한 마음으로 칭찬하라

3. 상대방에게 열렬한 욕구를 불러일으켜라


4. 상대방에게 진정한 관심을 가져라

5. 미소를 지어라

6. 상대방에게는 자신의 이름이 가장 달콤하면서도 중요한 말임을 기억하라

7.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라

8. 상대방의 관심사에 관해 이야기하라

9. 상대방이 인정을 받는다고 생각하도록 하고 진심으로 인정하라


10. 논쟁에서 가장 좋은 유일한 방법은 논쟁을 피하는 것뿐이다

11.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라. 상대방이 잘못한 점을 지적하지 말라

12. 잘못을 저질렀다면, 신속하고 분명하게 잘못을 인정하라

13. 친근한 방법으로 시작하라

14. 상대방이 "네, 네" 라고 대답할 수 있도록 해라

15. 상대방이 더 많은 이야기를 하도록 만들어라

16. 상대방이 그 생각을 스스로 해냈다고 느끼게 하라

17. 상대방의 관점에서 사물을 보기 위해 진심으로 노력하라

18. 상대방의 생각과 욕구에 동조하라

19. 상대방의 고상한 동기에 호소하라

20. 당신의 생각을 극적인 형태로 보여 주라

21. 도전하도록 하라



22. 칭찬과 정직한 감사의 말로 시작하라

23. 상대방의 잘못을 간접적으로 지적하라

24. 상대방을 비판하기 전에 자신의 실수를 먼저 말하라

25. 직접 명령하는 대신 질문하라

26. 상대방의 체면을 세워 주어라

27. 사소한 개선이라도 칭찬하고, 모든 진전을 칭찬하라. "진심을 다해 인정하고 칭찬을 아끼지 말라."

28. 상대방에게 훌륭한 평판을 주어라

29. 상대방을 격려해 주어라. 상대방이 고치기를 바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이 고치기 쉬운 것으로 보이도록 만들어라. 상대방이 하고자 하는 일은 하기 쉬운 것으로 보이게 만들어라

30. 당신이 제안한 것을 상대방이 기꺼이 할 수 있도록 해라


31. 잔소리하지 말라

32. 상대방을 억지로 바꾸려고 하지 말라

33. 비난하지 말라

34. 진심을 담아 칭친하라

35. 작은 관심을 보여라

36. 예의를 갖추어서 정중하게 행동하라

37. 결혼 생활의 성적인 부분을 다룬 좋은 책들을 읽어라


31~37은 행복한 가정을 만드든 방법이라서 앞의 30번까지와 겹치는 부분도 있고, 실제 사례는 앞서 이야기했던 작가의 구시대적 사고가 묻어있긴 하나 원론적인 7가지 방법은 주옥같은 진리들이라 할 수 있다.


내가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나는 자기계발 류의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은 사회생활을 하는 모든 이들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카네기는 비즈니스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이 책을 썼지만, 나는 책을 보면서 내 아이에게도 꼭 읽히고 싶은 부분을 많이 느꼈다. 그만큼 이 책은 비즈니스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남녀노소 모든 이들이 인생을 살아가는 데에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을 알려준다.


수많은 관련 서적들 중 어느 것을 봐야 할지 모르겠다면, 단 하나의 책.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을 볼 것을 감히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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