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무기가 되는 논리 수업 - 세상의 교묘한 말들로부터 나를 지키는 61가지 논리 도구들
마이클 위디 지음, 한지영 옮김, 헨리 장 추천 / 반니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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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란, 타당한 추론을 이끌어가는 원리와 규칙이다.

논증이란, 전제와 결론으로 구성된 명제들의 집합으로 추론과정의 언어적 표현이다. 우리가 어떤 주장을 할 때, a라는 논리를 가지고 b의 논증으로 주장한다고 보면 된다.


<일상의 무기가 되는 논리 수업>의 제가 <Logical Fallacies>로서, 해석하면 ‘논리적 오류’가 되므로 이 책은 정확히는 논리학을 가르치는 책은 아니고 일상생활에서 겪게 되는 다양한 논리적 오류와 이에 대한 대처법을 설명한다고 보면 된다.



최근 논리와 관련된 <세계의 리더들이 논리학을 배우는 이유>라는 책을 포스팅 한 적이 있다. 그러다 당시 본문에도 밝혔지만 내가 원했던 것은 논리에 대한 철학적인 접근이 아닌 실전에서 써 먹을 수 있는 여러가지 기법과 이론이었다. 그때 이 책은 마치 <장자>의 가르침을 듣는 느낌이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일상의 무기가 되는 논리 수업>>는 이론이 아닌 실전에서 써먹을 수 있는 논리 도구 사용법이라 할 수 있다.


논리라고 하면 어렵고 따분하고 딱딱하다는 우리의 선입견이 있기 때문에 책 또한 두껍고 깨알 같은 글자일 것 같으나 실제로 이 책은 생각보다 매우 얇고 사이즈도 작다.


이 작은 책에 논증의 61가지 기법을 담았으니 군더더기 없이 매우 알차게 쓰여졌다고 할 수 있겠다.


또한 각 논리기법에 대해 실전에서 어떻게 써 먹고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잘 기술되어 있다. 물론 나와 같이 논리에 문외한인 사람에게는 용어나 설명이 좀 어려울 수 있다.


특히 61가지나 되는 논증방법 중 확연하게 구분되는 것도 있지만, 그게 그거 같고 둘이 동일한 것 같은데 굳이 구분이 필요한가 하는 것들도 있다. 하지만 이 중에서 접근하기 쉬운 몇 가지 논증만 확실하게 알고 있어도 상대방과의 대화에서 꽤나 논리적인 사람으로 통할 수 있을 것이다.

책에는 61가지 논증이 총 8개의 카테고리로 나뉘어져 있다. 8개 카테고리와 여기에 속하는 주요 논증에 대한 예시는 다음과 같다.


◆ 그게 논점이 아니잖아요

주장을 하는 사람이 도덕적인 흠결이 있다거나 주장과 관계된 일의 이권에 개입돼 있는 경우 등 논증과 관계없이 인신공격을 하는 경우가 포함된다.

피장파장 오류로 알려져 있는 “너도 그랬는데 왜 나한테만 그러냐” 역시 이 범주에 속한다.

논리적인 관점에서만 보면 현재의 논증에만 국한하여 판단해야 되지만 현실적으로는 그게 쉽지 않은 건 사실이다.



◆ 그럴싸한 거짓 근거들

“기침을 하는 걸 보니 큰 병에 걸렸군요”

이런 말은 진짜 그럴싸하지만 큰 병에 걸리면 기침을 한다는 것은 맞을 수 있으나 기침을 했다고 하여 모두 큰 병에 걸리는 것은 아니므로 논리적 허점이 있다.

또한 어떤 전문적인 지식을 동원하여 난해한 말을 쭉 늘어놓아 상대를 정신없게 만든 후 전혀 관련없는 결론을 말하는 경우도 조심해야 할 오류이다.

“귀신이 없다면 증거를 대 보라”는 것처럼 무언가를 증명할 수 없다는 것을 근거로 그것이 참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동일한 오류이다. 입증에 대한 책임은 반박하는 쪽이 아니라 주장하는 쪽이 져야 하는 것이다.



◆ 말 속에 함정이 있다

“이제는 아내를 안 때립니까?” 처럼 말 속에 이미 두 가지 이상의 사실이 전제되어 있는 경우는 단순하게 예/아니요 로 답하기가 어렵다.

키 작은 농구선수라는 말에서 그 사람은 키가 작다고 단정하는 것 역시 이러한 오류이다. 키가 180이라면 농구선수 치고는 작지만 절대적인 기준으로 작은 사람은 아니기 때문이다.

실생활에서 이런 류의 논증을 하는 경우 우리는 보통 말장난하지 말라면서 짜증을 내게 된다.




◆ 논리를 가장한 교묘한 속임수

많이 알려진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가 이 부류에 속한다. 표본이 크면 추론이 단단해 지지만 너무 적은 사례에 기초한 이와 같은 추론은 오류에 빠지기 쉽다.

“일어서면 경기가 잘 보이니 모두 일어서자” “건초더미가 무거우니 건초 한 가닥도 무거울 것이다”는 각각 결합의 오류, 분해의 오류이다.

전체 또는 부분이 그렇다 하여 부분, 전체도 그걸 것이라고 섣불리 판단하는 오류인 것이다.

◆ 무논리에 대처하는 법

이것은 사실상 논리가 아니라 애초 반박할 수 없는 주장이거나 그냥 떼쓰기에 불과하다.

“엄마가 하라면 그냥 해!” 나 “모두 군대에 가야 합니다. 우리 아들만 빼고요” 또는 “채식주의는 안 된다. 히틀러가 채식주의자였기 때문에” 와 같이 주장의 근거가 아무 연관성이 없기 때문이다.

논리는 없고 그냥 무대뽀일 뿐이다. 이런 경우가 사실 가장 난감하다.



◆ 감정에 휘둘리지 마세요

이 역시 우리가 실생활에서 많이 겪게 되는 방법이다.

“그러고도 당신이 사람입니까?”

감정이나 동정심에 호소하거나 청중으로부터 분노나 공포를 유발하는 방법 등이 있다. 논리적으로는 아무 연관성이 없으나 사람의 감정을 교묘히 이용하기 때문에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논리적으로만 보면 맞지 않지만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러한 감정적인 부분이 어떤 결정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는 건 사실인 것 같다.

현실에서는 오히려 논리만 고집하다가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이 되기 십상이다.


◆ 좋은 게 좋은 건 아니다

“다들 좋다는데 왜 너만 그래?” 이 말은 다수가 좋아하는 것이 마치 정상이거나 참이라는 전제를 가지고 있지만 꼭 그렇지는 않으므로 논리적 오류가 있는 것이다.

약육강식이 자연의 섭리라 할지라도 이러한 ‘자연스러움’이 항상 참이거나 옳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

또한 인간의 활동에 비추어 볼 때 어느 것이 자연스럽고 어느 것이 부자연스러운 것인지 명확히 구분할 수도 없다.

동물도 동성애를 하므로 동성애가 부자연스럽다고 논증하기는 어렵다.

전통적으로 여자가 집안살림을 하였으므로 여자는 모두 그래야 한다고 전통에 기대는 것 역시 전통으로 인한 폐단을 지적함으로써 반박할 수 있다.



◆ 맹목적 믿음에 응수하기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하게 되는 오류인데, 관련없는 분야의 권위자 또는 유명인을 들먹이거나 종교적 믿음에 기대어 주장을 하는 경우이다.

유명인이 광고한다는 이유만으로 그 제품이 좋다고 한다거나 혹은 신의 계시를 받고 은행을 털었노라고 말하는 은행털이범의 주장이 이에 해당한다.

코페르니쿠스 시절 모든 사람이 태양이 지구를 돈다고 알고 있다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참인 것은 아니다.


61가지 논증이 각 범주로 나뉘어 있지만 여러 가지 범주의 특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나와 같은 일반인들이 이 책을 볼 때 어떤 게 어느 형태의 논증인지 나누거나 굳이 외우려고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렇게 하려고 하면 너무 헷갈리고 어렵기만 하다.


단지 실생활 중 다양한 형태의 토론 상황에서 상대가 어떤 논리적 오류를 범하고 있는지 캐치하고 나 역시 상대에게 허점을 보이지 않으려면 어느 부분을 조심하면 되는지를 미리 알고 있으면 되겠다.


이를 위한 훈련이 책 한 권으로 가능한 것은 아니겠지만 시작을 <일상의 무기가 되는 논리 수업>으로 해 보는 것은 괜찮은 선택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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