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중동 수업 - 세계 변화의 중심, 이슬람 세계의 모든 것
장지향 지음 / 시공사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이 뉴스를 도배하면서 중동에 대한 사회적 그리고 개인적 관심이 커져가는 중에 제대로 중동을 이해해 보기 위해 이 책을 펼쳤다.



그동안 우리는, 그리고 나는 중동에 대한 아주 강한 선입견에 사로잡혀 있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어렸을 때 들었던, 중동과 이스라엘의 전쟁에 중동 사람들은 모두 전쟁을 피해 해외로 도망간 반면 이스라엘 국민들은 너도나도 전쟁 참여를 위해 국내로 들어오려고 했다는 것이나 중동 사람들은 더운 날씨 탓에 게으르다는 말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터번과 히잡을 쓴 그들의 외모 역시 아랍인들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키웠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통해 아랍인들도 우리와 다르지 않으며, 오히려 지금 그들은 막강한 오일머니를 통해 크고 빠르게 도약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매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2020년 아랍에미리트가 화성 탐사선을 발사함으로써 우주 강국으로 떠올랐다는 사실은 우리가 놀랄만 한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그들은 2117년에 화성에 도시를 건설한다는 장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하니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은 제목인 <최소한의 중동 수업>과는 조금 다르게 매우 많은 것을 다루고 있다. 아니 어쩌면 전문가인 저자가 보기에 이 정도가 정말로 최소한일 수 있지만, 중동의 문외한인 내가 느끼기에는 이것도 과하다.


거의 대부분의 중동 국가들에 대한 현대사를 시간 순으로 세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는데, 일반인들이 이 모두를 얼마나 잘 소화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조금 더 정리된 느낌으로 정보가 제공되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다.


하지만, 이 책의 초반에 중동 국가를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놓은 표와 그림은 책 전체를 이해하는 데 계속해서 필수적인 참고 요소가 되어 주었다. 이것만으로 중동을 이해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

법 집행력과 사회 화답력 수준에 따라 중동 국가를 네 유형으로 분류하면 이렇다.


1. 제한적 민주주의 국가

이스라엘, 튀니지


2. 위압적 권위주의 국가

이집트,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 이라크, 알제리, 레바논, 튀르키예, 이란


3. 개방적 왕정 국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오만, 요르단, 모로코


4. 취약한 독재 국가

시리아, 리비아, 예멘




개방정 왕정 국가는 대부분 걸프만의 산유국들인데, 특히 사우디라아비아와 아랍에미리트는 거대한 오일머니를 통해 국민들의 복지를 강화하고 국제적인 연합 전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한편, 첨단산업의 육성, 여성 인재 등용 등으로 탈석유 시대를 이끌고 있다. 카타르 역시 중동의 스위스를 표방하며 오랜 고립 외교 노선에서 벗어나 이란이나 튀르키예 등 과거 적대국과도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다.




최근 국제적인 핫이슈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 대해 책을 보고 정리해 보면 대략 다음과 같다.


1948년 이스라엘이 건국을 하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을 둘러싸고 네 차례의 중동전쟁과 숱한 국지전이 있었다. 평화협정이 체결되기도 했지만 다른 형태의 폭력이 이어졌다.


이스라엘 내 두 개 지역인 가자지구와 서안지역에 팔레스타인 영토가 있는데, 이는 1993년 오슬로 평화협정에서 '평화와 영토의 맞교환' 약속을 생겨난 것이다.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정치조직은 하마스이고, 서안지역는 파타흐가 통치한다. 최근 이스라엘을 공격한 조직은 바로 가자지구의 하마스인데, 이 조직은 이슬람 급진주의 무장 조직이라 할 수 있다. 반면 서안지역의 파타흐는 서구식 국가 건설과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정을 주장하지만, 파타흐와 하마스 모두 권위주의적이고 비민주적이라는 점에서는 크게 차이가 없다.


최대의 피해자는 팔레스타인 주민인데, 2021년 서안지구와 가자지구 성인 설문에 따르면, 이들에게 당면한 과제는 이스라엘과의 대결 문제보다는 부패, 빈곤과 실업, 서안지역과 가자지구의 분열 쪽이 더 크다. 그들은 그들의 지도부에 더 큰 책임이 있다고 볼 뿐만 아니라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의 걸림돌을 팔레스타인 지도층이라고 보는 것이다.


계속 반복되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력 충돌은 거의 매년 비슷한 스토리로 전개된다.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주민을 위한 인도주의적인 의도로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다. 정치적 계산에 따라 로켓을 쏘고 그들이 존재감을 부각하기 위해 행동한다. 파타흐 역시 15년 만에 열리는 팔레스타인 총선을 정치적 계산에 따라 연기하며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기대를 저버렸다.


이스라엘은 오슬로 협정을 통해 팔레스타인에 그들의 지역을 내 주고 평화를 얻고자 했지만, 실상 자신들을 점령자로 생각하지 않는 이스라엘 국민들은 오히려 겨우 찾은 권리를 빼앗겼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욱 안보를 튼튼히 다지고자 지독하게 애쓰는 것이다. 이로인해 이스라엘은 빠르게 보수화되고 유대인 불법 정착촌을 확대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1993년 오슬로 평화협정은 역사적으로 볼 때 옳은 결정이 아닌 아주 크나큰 실수가 아니었다 싶다.




뉴스에 많이 언급되지만 뭐가뭔지 혼란스러웠던 용어들을 책을 보면서 나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가자지구 - 이스라엘의 서쪽 지역으로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

서안지역 - 이스라엘 동쪽 요르단 인접의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가자는 지구, 서안은 지역으로 적은 이유는 모르겠다)

하마스 -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통치 세력

파타흐 - 팔레스타인 서안지역의 통치 세력



수니파 - 이슬람 종파로 사우디아라비아가 중심국

수아파 - 이슬람 종파로 이란이 중심국

헤즈볼라 - 레바논 무장 정파

알 카에다 -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빈 라덴이 창시한 무장 세력. 9.11 테러를 일으켰다.

탈레반 - 아프가니스탄의 이슬람 급진주의 무장 조직



ISISI -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단체로 과거의 단체들과 다르게 글로벌하게 SNS 등으로 움직이며, 중앙 통제가 아닌 말단 조직들의 자체 활동 및 충성으로 유지되도 있다



미국 매파 - 원래 비둘기파의 반대에서 나온 경제 용어로 미국 정치에서는 보수적인고 강경한 세력을 뜻함

카다피 - 리비아의 독재 정권

네타냐후 - 이스라엘 초리

에르도안 - 튀르키예 대통령

무바라크 - 이집트의 대통령. 2011년 아랍의 봄 민주화 혁명 끌어내려졌다.

무함마드 빈 살만 - 사우디라아비아의 왕자

후티 반군 - 예멘의 반군 세력

솔레이마니 - 이란 군부의 최고 실세였던 인물로 2020년 트럼프의 지시로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에서 폭사하였다




이 책은 나 같은 중동의 문외한이 보기에 쉽지 않은 책이지만, 중동과 아랍을 이해하기에 더없이 좋은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한국이 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고 어떤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지 판단해 볼 수 있는 혜안을 제시한다.


경제나 외교 관점에서 중동은 우리와 과거에 비해 많이 밀접한 관계가 되었지만, 국민들의 정서적으로는 아직도 멀기만 해 보인다. 하지만 하루가 멀다하고 뉴스에 그들의 소식이 나오는 요즘같은 때에 <최소한의 중동 수업>은 그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지침서가 되어줄 수 있을 것 같다.



#서평

#리뷰어스클럽

#중동

#이슬람

#최소한의중동수업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ISIS

#탈레반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하마스

#가자지구

#장지향

#시공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