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도행 열차 미래아이문고 8
홍종의 지음, 이우창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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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스레 눈물이 났어요. 그것도 아이들 책을 보면서 말이에요.  

아빠의 사업이 망해 반지하 단칸방에서 생활하게 된 다애와 다훈이, 그리고 엄마... 

친구들에게 부자라고 말하진 않았지만, 공부잘하고 부자인 아이들 그룹에서 차마 우리집은 가난하다고 말하지 못한 다애... 

개교기념일... 친구들끼리 놀이동산으로 놀러 가기로 했어요. 용돈 5만원을 준비해서 말이에요. 엄마가 식당에 나가 왠종일 설겆이를 해도 일당 5만원을 벌까말까한 다애네 집 사정으론 5만원은 너무나 큰 돈이지요. 하지만 다애는 친구들에게 돈이 없어 못 간다는 말을 하지 못하고, 그렇다고 안간다는 핑계를 대기도 힘들어서 고민 끝에 (나중에 다훈이 가방을 사주기 위해 모으고 있는) 저금통을 깨게 되지요. 

다애는 친구들과 대학로에서 만나 오이도행 전철을 탔어요. 전철안에 사람이 많다느니, 잡상인이 있다느니 하면서 투덜거리는 친구 새미가 보기 싫어 일부러 잡상인 아저씨의 모자도 사기도 하지요. 그런데 그 틈에서 부채를 팔고 있는 집나간 아빠를 보았어요. 인사도 못하고 아빠와 헤어진 전철의 꼬리에는 '오이도'라는 글씨가 하얗게 빛나고 있었어요. 

친구들과 노느라 동생 다훈이가 있는 어린이집에 2시간이나 늦게 도착했어요. 하지만 동생은 아파서 먼저 집에 가게 되었고, 일당제 설겆이를 하지 않아도 된다며 기뻐하던 엄마의 첫 출근을 망쳐버린 셈이 되고 말았죠. 

누나가 엄마에게 혼날까봐 집에 가지 않겠다고 했다던 다훈이를 생각하며 다애는 집으로 뛰어가지만, 엄마는 다애의 뺨을 때렸어요.   

"오늘이 어떤 날인지 알아? 첫 출근 날이라고 했잖아. 네 엄마가 구정물 통에서 손을 빼내는 게 그렇게 못마땅 했니? 네 엄마가 혼자 잘 먹고 잘 살자고 이 짓을 하는 거야?"라며 엄마는 다애에게 무섭게 쏟아내지요.  

그러나 결국 다애도 엄마의 마지막 한마디 "네가 거지야?"라는 말에 꾹 다문 입을 터뜨리고 말아요. "나도 이런 게 싫어! 거지가 아니고 뭐야? 내 나이에 누가 동생을 데리러 가? 누가 밥을 하고 상을 차려? 누가 손으로 빨래를 해? 누가 돈 걱정을 하며 맘을 조려?"라구요.  

순간 다애 엄마처럼 내 목구멍도 뜨거워 지면서 눈물이 나기 시작했어요. 어릴 적 집안이 어려워 매일 밤늦게까지 일하고 들어오던 엄마, 그래서 몸이 힘들어 이것저것 살갑게 정을 주지도 못한채 삶이 힘들어 모든 걸 귀찮게 여기셨던 우리 엄마... 그리고 항상 학교 다녀오면 텅 빈 집에 있던, 준비물이 비쌀까 혼자 맘조렸던 내 모습... 그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눈물이 나더라구요.  

하지만, 다애는 그 옛날 어릴적 나와는 참 달랐어요. "친구들에게 말할 거야. 나는 부자가 아니라고. 부자는 부자끼리 친하라고 하고, 나는 나와 비슷한 친구를 찾으면 돼. 회장도 안 하면 돼."라며 야무지게 말을 하네요.  

어린이날... 엄마는 일하러 가시고, 다애는 다훈이를 데리고 전철을 탑니다. 아빠를 만날지도 모르는 그 '오이도'행 열차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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