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후에 오는 것들 - 공지영 사랑 후에 오는 것들
공지영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어느 누군가는 사랑의 베이스에는 측은함이 깔려 있다고 했다. 그래서 서로가 만나기 전의 삶에 대해 측은지심을 갖게 되는 순간 아, 이것이 사랑이구나 알았다고 한다.

또 어느 누군가는 말했다. 사랑은 그 사랑이 지나고 나야 그게 사랑이었구나 하고 아는 것이라고.

나는 말한다... 사랑? 그거 단기간의 착각일뿐이라고... 하지만, 난 지금도 착각 속에 산다. 근 5년을...

소설책을 잘 읽지 않는다. 왜냐구? 그냥 싫다. 소설은... 특히나 공지영씨 소설은 더욱더. 그냥 그녀의 여성스럽고 섬세한 필체가 싫다. 항상 내용이 우울하고, 항상 여성은 힘든 것만 같아서 싫다.

근데 내가 공지영씨의 소설을 읽었다.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일본의 유명한 소설가 츠지 히토나리와 함께 작업한 소설이라고 하는데...

어찌됐든 오랜만에 소설을 읽어서인지 아니면 공지영씨의 글이 가을을 맞이하는 나의 마음을 살짜쿵 건드렸는지는 모르겠다. 그냥 읽을 만 했다. 아니 읽으면서 점차 빠져들었다. 한번 잡은 책은 쉽게 놓을 수 없었다. 그래서 한자리에서 끝장을 보고야 말았다.

이 책의 주인공 최홍... 어린나이에 일본이란 나라에서 사랑에 빠지고 만다. 마치 그냥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시절 풋사랑같은 달콤하고도 행복한 사랑을... 그러나 삼류소설에나 등장하는 것처럼 부모의 반대로(사실은 자기가 사랑에서 도망친것이지만) 헤어지게 된다. 그때부터 7년을, 뭐든지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22살에서 선택의 폭이 대폭 줄어 주어진 밥상이나 잘 먹으면 다행이게 되는 29살 노처녀가 되어버린다. 그 누구도 맘에 담지 못한채... 그녀의 마음이 누군가 다가오면 스위치를 닫아버리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그녀에겐 사랑 후에 아픔이 왔고, 어둠이 왔다.

그런 그녀에게 옛 사랑(앞으로 다시 현재 진행형이 될 지 모르는 사랑)이 나타난다. 성공한 작가가 되어.... 출판사에서 일하는 그녀앞에 다시 나타난 그 남자 준고...

그 사람 또한 7년 이란 시간동안 그녀를 이해하기 위해, 떠나버린 그녀를 떠나고 나서야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왜? 왜? 그녀처럼 그에게도 사랑 후엔 아픔이 왔기 때문일까?

오랜만에 읽은 소설, 특히나 공지영씨의 소설은 사랑 후에 오는 그 애잔하고도 쓰린 감정을 아주 섬세하게 잘 묘사했다. 그리고 이 책에서 만큼은 그녀의 문체가 너무도 맘에 든다.

츠지 히토나리가 쓴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아마도 일본인 준고의 입장에서 쓰여진 책이리라. 이 가을... 그 책도 몹시도 읽고 싶구나...

가을바람 살랑 거릴때 함 읽어들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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