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읽은 소설... 책읽기 편식이 심한 나... 우연히 읽게 된 황석영의 소설... 무협지같은 느낌... 주인공 바리를 보면서 왠지 그동안 잊고 있던, 아니 인식하지 않고 있던 분단의 현실, 같은 민족의 슬픔을 어렴풋이나마 다시 생각할 수 있었다. 바리공주의 신화를 바탕으로 지었다는 바리데기... 모든 어려운 상황을 무속의 힘, 초현실적인 비 정상적인 상황으로 극복하지만 그 상황이 전혀 생경하다거나 이질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것은 작가의 힘이라고 해야할까? 어떤 이는 이 책을 읽고 다시는 황석영의 책을 읽지 않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조금은 무협지 처럼 허무맹랑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난 그런 허무맹랑함이 좋았다. 몽환적으로 이루어진 바리의 현실 극복이 결코 허무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런 장치가 있었으니 그 현실을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이런저런 이유로, 결혼 5년차인 내게 요즘은 방황의 시기이다. 할머니의 도움으로 생명수를 얻게 되는 바리처럼... 바리야, 바리야 내게도 생명수를 구해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