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날 아기는 어떤 색깔일까? 미래그림책 82
아들린 이작 지음, 안느 크라에 그림, 박창호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내가 사는 완도에는 국제결혼한 필리핀 여성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언젠가 우리 딸래미 보낼 어린이집을 알아보던 차에 필리핀에서 온 결혼 9년차 아줌마를 만날 기회가 있었다. 아들의 어린이집을 바꿔볼까해서 길을 나섰다는 그 아줌마는 6살짜리 잘생긴 사내아이와 함께였다. 아직도 한국말은 서툴지만 여느 한국아줌마들처럼 교육열의는 대단하신 듯 했다. 필리핀 혼혈이라고 말을 하지 않는다면 그 아이는 한국아이들과 피부색이며 말이며 다를 게 하나 없어 보였다.

이 책을 읽으며 다시 그 아줌마와 그 아들이 생각났다.

엄청나게 큰 바오밥 나무와 조그맣고 목이 긴 기린, 꾀 많은 자칼이 사는 아프리카에서 온 까만 얼굴과 몸의 이모부. 푸른 하늘은 닮은 눈과 예쁜 갈색머리를 가진 하얀 얼굴과 하얀 몸의 이모.

이 책의 주인공인 두 자매는 이모와 이모부를 보며 크리스마스 무렵에 태어날 사촌동생의 피부색이 몹시도 궁금하다.

얼룩말처럼 검은 줄무늬와 하얀줄무늬가 있을지, 두 색이 섞인 코끼리와 같은 회색일지, 아니면 몸의 반은 까맣고 나머지는 하얄지, 그것도 아니면 하얀 몸에 까만 점이 박혀 있을지 등등 나름의 상상의 나래를 잔뜩 펼쳐본다. 확실히 아이 다운 상상...

두 자매의 고민에 이모와 이모부는 명쾌한 결론을 내려주신다.

"이모는 예쁜 혼혈 아기를 낳게 될거야." ... "이모부와 나의 아기는 사랑의 색깔을 갖고 태어날 거야." 라고...

피부색이 무엇이 문제가 될까? 오히려 사랑의 색깔을 가지고 태어난 혼혈아이들은 여러 문화를 이해하는 다양성의 눈을 더 갖지 않을까?

피부색이라는 편견으로 사람을 바라보는 어른들의 시선이 아이들에게까지 번지지 않길 바라며, 이 책은 어른들에게도 읽혀야 겠다. 특히나 두 자매의 그 유쾌한 상상부분은 더욱더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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