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냄새 폴폴~ 오이풀!

  하루에도 몇 차례씩 소나기가 내리더니 오늘은 가마솥 더위가 기승을 부립니다. 이렇게 더운 날엔 식사를 준비하는 것도 또 더운 음식을 먹는 것도 곤욕스러워 자꾸만 시원한 것을 찾게 되지요. 그래서 요즘 제가 즐겨하는, 즐겨먹는 음식이 바로 오이입니다. 가늘게 채를 썬 오이를 미역과 함께 얼음을 띄워 넣은 냉국을 해먹기도 하구요, 여러 가지 과일과 함께 오이샐러드를 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오이요리를 준비할 때면 그 풋풋하고 시원한 냄새에 또 한번 더위가 가시는 듯 하거든요.

  숲에서도 이처럼 시원하고 풋풋한 오이냄새가 나는 풀이 있습니다. 냄새도 우리가 즐겨먹는 오이냄새와 똑같아 이름도 오이풀이라고 하지요. 야생화나 나무를 공부하다보면 오이풀처럼 그 냄새 때문에 이름 붙여진 것들이 제법 있습니다. 생강냄새가 난다하여 생강나무, 누린내가 난다하여 누리장나무, 오줌냄새가 나서 노루오줌 등 재미난 이름이 붙은 것들이 많이 있지요. 가끔 나무 이름, 풀 이름에 대해 너무 어렵게만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알고 보면 식물의 이름은 냄새면 냄새, 모양이면 모양, 쓰임새면 쓰임새 등 그 식물의 특성에 맞게 이름 지어진 것이므로 특성만 잘 관찰해도 이름을 알아맞히기는 식은 죽 먹기랍니다. 자, 다시 오이풀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오이풀은 산과 들의 풀밭에서 자라는 장미과의 여러해살이풀입니다. 오이냄새가 나는 잎은 어긋나며 7~9월이 되면 가지 끝마다 길죽한 원기둥모양으로 검붉은색의 꽃 이삭이 달립니다. 특이한 점은 대개의 꽃들이 아래서부터 위로 피어 올라가지만 오이풀은 반대로 위에서부터 피는 것이 특징입니다. 
 

 오이풀도 우리가 먹는 오이처럼 먹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잎에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무기질이 고루 들어있으며, 칼슘, 철, 구리, 아연 등의 미량 원소도 많이 들어있어 봄철 새로 돋아난 부드러운 잎을 나물로 무쳐 먹거나 생즙을 내어 먹습니다. 또한 화상과 설사, 지혈에도 효능이 있다고 합니다. 오이풀의 잎이나 뿌리줄기를 짓찧어 화상 입은 곳에 붙이면 신통하다 싶을 만큼 잘 낫고, 지난달 만났던 짚신나물처럼 지혈작용이 강하여 갖가지 출혈에 피를 멎게 하는데도 많이 쓰인다고 합니다.

  지금 지리산 노고단에는 오이풀의 형제인 산오이풀이 한창이라고 합니다. 오이풀처럼 오이냄새가 나지만, 높은 산의 중턱이상에서 자라기 때문에 ‘산’이 붙어 산오이풀이지요. 자, 이번달은 풋풋하고 시원한 오이풀의 향기를 찾아 숲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그렇다고 냄새를 맡겠다고 잎을 전부 뜯으시는 건  곤란하시구요!

 -대전충남생명의숲 소식지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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