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에 이르는 계단, 은방울꽃
한번 보기만 하면 그 앙증맞고 귀여운 모습에 저절로 환호성을 지르게 만드는 꽃. 혹시 숲에서 만나신 적 있으신가요?
나무에 생기가 돋는 봄이 올 때면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는 숲 속 한켠에서 예쁜 꽃을 만날 수 있습니다. 비비추 잎마냥 양쪽으로 벌어진 넓적한 잎 사이로 가녀린 꽃대에 순백의 은종들이 층층의 계단을 만들며 피는 꽃. 바로 은방울꽃이지요.
은방울꽃은 너무나 잘 알려진 꽃이기에 사진에서든, 책에서든, 혹은 온실에서든 쉽게 접할 수 있는 꽃입니다. 그러나 정작 숲에서 만나는 게 쉬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도 지리산에서야 자생으로 자라는 은방울꽃을 처음 봤을 정도니까요. 이 꽃을 처음 숲에서 만났을 때 전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습니다. “아, 네가 은방울꽃이구나! 어쩜 이렇게 예쁠까?”라고... 저와 함께 꽃을 보신 분들도 하나같이 “어머나~!"를 연발하신 건 물론이구요. 그만큼 은방울꽃은 정말 예쁩니다.
은방울꽃의 속명 콘발라리아(Convallaria)는 ‘골짜기’란 뜻의 라틴어 콘발리스(Convallis)와 ‘백합’이란 뜻의 그리스어 레이리온(leirion)의 합성어입니다. 아마도 넓은 잎 사이(골짜기)의 백색꽃(백합)을 연상해서 만든 속명이 아닐까 싶은데요, 어쨌든 이 은방울꽃은 5월쯤 핀다하여 오월화, 향기가 좋아 향수란이라고도 부릅니다. 또 일본에서는 ‘방울처럼 생긴 난초’라는 뜻으로 사스랑이라 부르며, 정원 같은 곳에 군락으로 많이 심어놓고 축제를 열어 즐기기도 한답니다. 그뿐 아니라 유럽 사람들도 이 은방울꽃을 무척이나 좋아하여 영국에서는 ‘계곡의 백합’이라 하고, 독일에서는 ‘5월의 작은 종’, 프랑스에서는 ‘천국에 이르는 계단’이라는 아주 멋진 별명을 붙여 주었답니다. 은방울꽃의 꽃말이 ‘행복’인 것을 생각하면, 생긴 모양만으로도 여러 사람들에게 기쁨을 선사하니 너무나 잘 어울리는 꽃말을 가진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예쁜 것에는 모두 독이 있다고 했던가요? 여린 순을 나물로 먹기도 하지만 독성이 있으니 주의해야한다고 하는군요. 잘못 먹으면 심부전증을 일으켜 죽음에까지 이를 수 있는 극독의 식물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은방울꽃은 관상용이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5월의 숲! 식장산도 좋고, 장태산도 좋고, 또 어디가 좋을까요? 대전 숲사랑지도를 펼쳐들고 5월에는 은방울꽃을 만나러 숲으로 나가보시지요.
(참고 - '한국의 야생화' 이유미 저)
-대전충남생명의숲 소식지 5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