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에 만나는 자연친구 - 땅을 살펴볼까요?

지난번에 봄을 준비하는 겨울눈에 대해 잠깐 얘기를 했었습니다. 완연한 봄이 오기 전까진 봄을 준비하는 자연에 대한 얘기를 해보려고 해요.
자연에 대해 그래도 다른 사람들보단 조금은 더 관심이 많아서일까요? 아직은 바람찬 날씨에도 속속 눈에 들어오는 것들이 있더군요. 자, 그래서 오늘은 땅을 한번 살펴보기로 해요.
제가 환경교육센터에서 자원활동을 한지도 어느새 한 달이 되어 가는데요, 그동안 건물 마당에 심어져 있는 나무며, 야생화 꽃밭 등을 가만가만 살펴봤던 날들도 어느새 한 달이 된 것이지요.
아직은 겨울이라고 하지만, 절기상으론 입춘도 지나고, 그래서 더 유심히 땅을 살펴보지 않았겠어요? 그. 런. 데!!!
사실 땅을 살핀다고 살폈어도 눈 녹아 질퍽거리는 맨땅만 휙~둘러볼 뿐이었지 실상은 자세히 들여다보질 않았나봐요. 아 글쎄, 야생화가 만발했었을 그 꽃밭의 땅을 보니 겨우내 누렇게 바싹 말라있던 잎과 줄기 사이로 땅바닥에 냉이 붙은 것 마냥 납작하게 잎을 엎드리고 봄을 준비하고 있는 게 아니겠어요? 처음엔 마른 잎 인줄 알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살짝 잎을 만져봤지요. 근데 잎에 통통히는 아니어도 살짜쿵 물기를 머금고 다시 활짝 필 준비를 하고 있는 진짜 잎이더란 말씀이에요. 하하!
그런 잎을 보니 갑자기 대견해지기 시작하더군요. 그러면서 땅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생명을 준비하는 그 야생화들의 움직임도 기특하지만, 추운 겨우내 그 야생화들을 감싸안고 새로운 생명을 낼 수 있도록 조용히 품어주고 있던 그 땅을 말이죠.
그래서 이젠 눈이 녹아 질퍽거리던, 민둥하게 아무 것도 없어 보이던 맨땅들도 다시 살펴보았습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무언가 새 기운이 땅위에서 폴폴 올라오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었어요. 물론 맨땅은 맨땅일 뿐이었지만요, 사랑의 눈으로 바라본 땅이 요술을 부리는 것만 같네요.

(2003. 2. 환경교육센터 초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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